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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형은 나의 영웅, 앞으로 승리만 할 것"

파워인터뷰

by 멍뭉큐라덕션 2024. 8. 1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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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형은 나의 영웅, 앞으로 승리만 할 것"

입력2024.08.09. 오후 2:16 기사원문

[파워 인터뷰(26)] 모로코 출신 UFC 파이터 유세프 잘랄

유세프 잘랄(사진 오른쪽)은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즐긴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 페더급에서 활약하는 유세프 잘랄(28·모로코)은 1996년 9월 4일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났다. 그는 호전적인 성격으로 어린 시절 길거리 싸움을 자주 벌였다. 어머니는 그를 킥복싱에 입문시켰고 그렇게 잘랄은 일찍부터 격투기 세계에 발을 들였다.

초등학교 또래 친구들이 방과 후 여기저기 놀러 다닐 때 잘랄은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치며 땀을 뻘뻘 흘렸다. 그러다 13세 때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파이터의 길을 걸었다. 가난한 살림이었기에 가족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매일 형과 손을 맞잡으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의지하던 형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그는 큰 실의에 빠졌다. 좌절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지난 2020년 파이터들의 꿈의 무대인 UFC에 입성한다. 3연승으로 기세 좋게 시작했지만, 이후 3연패에 빠지며 위기가 온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보려 한 경기에서마저 무승부를 기록하며 결국 방출된다.

달라질 건 없었다. 잘랄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뛸 수 있는 무대를 찾아다녔고 경험을 쌓아갔다. 3연속 1라운드 승리했고, 이후 UFC에서 갑작스런 제안이 들어왔다. 잘랄은 해당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다시 옥타곤에 안착한다.

잘랄은 스스로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자평했다. 기량보다는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생존에 목적을 두었다면 이제는 챔피언을 꿈꾼다. 아직은 랭킹, 명성 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잘랄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8일 잘랄과 영상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죽은 형은 나의 영웅, 형의 몫까지 이뤄낼 것"

 
유세프 잘랄(사진 오른쪽)은 빌리 콰란틸로와의 경기를 통해 UFC에 복귀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끓어오르는 피를 식히려 킥복싱을 배웠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운동을 한 후 성격도 조금 달라졌을 것 같다.

"엄마가 사고 좀 그만치라고 10살 때 킥복싱 체육관에 보냈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킥복싱 체육관으로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 사고 칠 만한 시간 자체가 없었다.(웃음) 엄마가 사실상 나를 강제로 격투기의 길로 보낸 셈이다. 아이러니한 건 정작 (엄마는) 내 경기를 보는 걸 싫어한다. 경기 후에만 내게 전화한다."

- 모로코 카사블랑카 출신이다. 당신이 태어나고 자란 카사블랑카는 어떤 곳인가.

"거대한 도시다. 아마 모로코에서 가장 큰 도시일 거다. 그곳에서 자라는 건 미국에서 자라는 것과 굉장히 다른 경험이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멋진 곳에서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다. 친구들도, 지인들도 모두가 한 가족 같다. 친근하고 정겨운 가족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성장한 건 멋진 일이었다."

- 지금은 콜로라도주 덴버에 산다고 들었다.

"오래됐다. 미국에 살고 있는 아빠를 보러 갔는데, 엄마가 미국에 머물라고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냥 알았다고 했다. 그때가 13살이었다."

- 미국에 함께 지내던 형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평소 당신의 영웅이라고 밝혔는데, 충격이 컸을 거 같다.

"형은 내 영웅이었다. 그는 항상 내 삶의 동기부여가 되어줬다. 형과 함께 인생을 바꾸고, 우리 가족의 인생까지 바꾸려 미국에 왔다. 그게 우리의 목적이었다. 안타깝게도 형은 지금은 천국에 있다. 그는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렇기에 나는 가족을 위해서 꿈을 이뤄야 한다. 형이 못다 한 꿈까지 이뤄낼 거다."

- 모로칸 데빌(The Moroccan Devil)이라는 링네임은 어떻게 지은 것인가.

"첫 코치인 알렉스 허들스턴이 붙여줬다. 모로코 출신의 전설적 킥복서 바다 하리의 별명인 '데빌 프린스 오브 모로코'를 따라서 '모로칸 데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게 마음에 들었다. 바다 하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인데, 처럼 세계 여러 곳에서 인기를 얻고 싶다."

- 킥복싱에서 MMA로 주 종목을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미국으로 이민온 후 체육관에서 킥복싱을 하다가 주짓수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게 뭔지도 몰랐다. 첫 주짓수 대회에서 크게 졌다. 그러고 2년 있다가 MMA를 시작하고, 첫 경기를 뛰었다. 여기에는 엄마의 역할이 컸다."

"충격적인 방출 후 복귀, 나는 더욱 더 단단해졌다"

 
연패의 시작은 일리아 토푸리아(사진 오른쪽)와의 경기부터였다. 토푸리아는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현재는 페더급 챔피언에 올라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UFC 입성 후 3연승으로 잘나가다가 3연패했다. 단순한 컨디션 문제였나, 아니면 상대의 수준이 더 높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인가.

"내가 침착하지 못해서 그렇다. 성숙하지도 않았고. 당시 나는 너무 서두르기만 했다. 싸워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 한국의 최승우 선수에서 패했는데, 그는 어떤 선수였나.

"레슬링 방어가 좋은 선수다. 힘이 강해서 정말 놀랐다. 겉모습만 보았을 때는 그리 힘이 강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선수끼리는 직접 붙어봐야 확실히 안다. 또 그는 강력한 타격가였다. 그가 정말 잘 싸우기에 깊이 존중한다. 스트라이커답지 않은 힘과 레슬링 방어도 굉장히 좋은 선수다."

-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경기력이 좋지 않자 방출당했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을 거 같다.

"물론이다. 3패 1무였다. 뛰던 무대를 떠난다는 것은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지금의 내가 된 거라고 본다. 심적으로도 더 강해졌다. 결과적으로 그 일(방출)이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방출된 이후 킥복싱, 복싱 무대에서 뛰었다. 생계를 위해서였나, 아니면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한 경험 쌓기였나.

"UFC 밖에서 뛸 경기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가능한 무대를 찾아다녔는데 복싱, 킥복싱, MMA를 다 해야했다. 하룻밤에 세 경기를 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래서 안 될 게 뭐 있겠나,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는 않다."

- 그러던 중 UFC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힘이 났다. 지난 1년 반 동안 경험한 모든 일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 2022년부터 패배가 없다. 기량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간단하다. 비결은 경험이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 올린 많은 경험의 덕을 많이 봤다. 그리고 이제 예전보다 경기를 즐긴다. 모든 경기에 목적의식이 있다. 격투기를 즐기는 게 목표다. 물론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어 더 기쁘다."

- UFC on ESPN 61대회서 야르노 에렌스와 맞붙는다. 그는 어떤 파이터라고 생각하며, 어떤 경기를 예상하나.

"굉장히 강력한 타격감이 있는 선수다. 그는 굉장히 뜨겁게 싸운다. 그래서 이 경기가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그의 공략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의 핵심이 될 것이다."

- 서브미션과 타격중 어떤 것으로 상대를 제압할 때 더 짜릿함을 느끼나.

"타격이다. 난 타격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해서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이기는 횟수가 늘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 (웃음) "

- (UFC)로 어렵게 돌아왔고 그 기회를 살렸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하다.

"이곳(UFC)이 그리웠다. 정말 집중해서 싸울 것이고, 앞으로도 지고 싶지 않다. 다음 상대는 에드손 바르보자나 조쉬 에멧을 원한다. 목표는 (UFC) 챔피언이다. 무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나를 믿는다."

-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당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인사해 달라.

"안녕하세요. 한국은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한국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는 유세프 잘랄이다. 한국은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음식은 좋아한다. 이렇게 인터뷰까지 해줘서 정말 고맙고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유세프 잘랄과의 인터뷰는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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