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선 멋지게 싸우고 악수... 존중하는 법 배우며 격투기"
입력2024.10.13. 오후 2:12
[파워 인터뷰 29] 하와이 한국 이주민의 후예 브래드 타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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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타바레스(사진 왼쪽)는 영리하면서도 터프한 파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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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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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명료한 남자, 하와이 한국 이주민의 후예 브래드 타바레스(36·미국)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그는 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로이발 vs 타이라' 대회 코메인 이벤트에서 '아이언 터틀' 박준용(33·코리안탑팀)과의 미들급(83.9kg) 매치를 앞두고 있다. 본래 지난 7월 시합이 치를 예정이었으나 박준용이 미국 측의 메디컬 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경기가 취소되었고 이번에 다시 경기가 잡혔다.
타바레스는 전성기가 꺾여가는 나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난적임은 분명하다. UFC에서 15년을 활약한 베테랑답게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미들급 최다 출전 1위(24회), 최다 판정승 1위(13회)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리한 운영을 통해 이기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더불어 여전히 온몸으로 터프함을 표출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준용과의 한판 승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타바레스와의 인터뷰는 지난 9일(한국시각) 영상통화로 진행했다. 다음은 타바레스와 한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한국, 잘 알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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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미들급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에게 하이킥을 날리는 브래드 타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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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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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가 재미교포 3세로 알고 있다. 한국이 낯설지 않을 거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고조할아버지이기에 평소 내 한국 혈통을 아주 밀접하게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한국 조상들은 만나보고 싶다. 난 분명 한국에 친척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들을 찾아서 만나볼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 한국인 파이터와 맞붙는 게 두 번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상대가 어디 출신이든 관계없다. 그들이 미국인이든 브라질인이든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그렇다. 난 전 세계 선수들과 싸워왔다."
-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영화 < 300 >의 실제 모델이었던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 1세를 언급했다. 이유는.
"영화가 나온 시기가 내가 격투기를 시작한 때였다. 레오니다스는 전사로 태어나고 길러진 사람이다. 그는 궁지에 몰렸다. 나라 전체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300명의 전사로만 사상 최대의 군대와 맞서 싸우러 나갔다. 그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까지 맞서 싸웠다. 이게 내게 큰 영감을 줬다. 레오니다스와 그의 군대가 용기란 걸 보여준 거다. 이게 내게 큰 영감을 줬다."
- 레오니다스 1세가 당신이 현재 UFC까지 오도록 만든 사람인가.
"당시에 이미 완전히 MMA 커리어를 시작한 뒤였다. 그렇기 때문에 꼭 그게 내 커리어를 시작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래도 내게 영감을 준 여러 가지 중 하나였고, 격투기를 더 사랑하게 만든 영감이 되어 줬다. 나는 하와이 출신이고, 싸우는 건 그냥 우리 본성이다.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격투기를 시작했냐고 묻는다. 어릴 때 복싱, 킥복싱, 주짓수 이런 것들을 전혀 하지 않았고, 그냥 싸웠다. 하와이 친구들은 자라면서 그냥 싸운다. 그게 하와이에서 성장하는 멋진 점이다. 싸우고, 끝나고 악수하는 거다. 사실 가장 친한 친구 중 몇몇은 싸움을 통해 친구가 됐다. 우린 서로를 전혀 몰랐는데 싸우고 나서 서로 존중하게 되고, 유대를 쌓아나갔다."
- 어린 시절에는 무술을 배우지 않았던 건가.
"맞다. 나는 어떤 전통 무술 경험도 없었다. 처음으로 싸우기 전까지 어떤 격투기도 훈련해 본 적도 없다. 처음 파이터로서 싸워본 후 '이거 재밌네, 나 이거 좀 잘하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계속 갔다. 많은 선수들이 골든 글러브 복서였고, 킥복서였고, 주짓수를 했고, 평생 레슬링을 했고 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봤을 거다. 나는 전혀 그런 걸 해본 적이 없다. 난 미식축구, 야구, 카누 같은 것만 해봤다. 무술은 전혀 배워보지 않았다."
- 학교 졸업 후 항공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공사에서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 때 수하물 관리자 일을 했다. 교통안정국(TSA) 직원으로부터 가방을 받아서 카트와 컨테이너에 넣은 뒤 이를 비행기에 싣는 일을 했다.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하고 난 다음에는 같은 회사에서 고객 서비스 일을 했다. 티켓 카운터에서 고객들에게 '안녕하세요. 오늘 어디로 비행하시나요? 신분증 좀 볼 수 있을까요?' 이런 말들을 하는 일이었다. 그 일을 조금 하다가 UFC에 들어간 이후로는 온전히 격투기에만 전념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그때부터 격투기에만 집중했다."
"박준용, 터프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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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미들급 챔피언 드리퀴스 뒤 플레시(사진 왼쪽)와 브래드 타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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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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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용 선수와 경기가 한번 취소됐다 재성사됐다.
"박준용은 굉장히 터프한 선수다. 투쟁심이 넘치고 맷집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전진하는 그런 파이터고, 난 거기에 대한 준비가 됐다. 어떻게 나오든지 다 대처할 수 있다. 난 내가 더 뛰어난 타격가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박준용이 결국 그걸 느끼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그라운드로 날 데려가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압박해서 날 케이지 구석에 몰아넣으려 할 거다. 그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나와 킥복싱 대결을 벌이고 싶어 한다면 다 받아주겠다."
- K-1레전드 중 한 명인 레이 세포에게 타격을 배우고 있다고 들었다.
"그에게 배우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너무나 많다. 레이 세포가 없었더라면 난 지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그는 내게 코치 이상의 멘토였고, 형과 같은 존재, 아버지 같은 존재다. 난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 그에게 무엇을 배웠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로부터 배우지 않은 것이 뭐냐고 묻는 게 더 빠를 듯싶다."
- 오랜 시간 파이터로 활약하고 있는데, MMA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하와이에서 자랐기 때문에 싸우는 게 우리 유산이고 문화였다. 우리에게는 싸움 정신이 있다. 항상 우리 삶에 있는 그런 거다. 어렸을 때 파이터들이 정말 최고로 멋진 남자들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당시 격투기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미식축구였다. 하지만 우리는 학창시절에 미식축구 선수들이 가장 멋진 남자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린 싸우는 사람들이 가장 멋진 남자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한 거다. 그냥 내 안에 그렇게 주입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MMA를 하고, UFC에 와서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상대인 박준용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기가 취소된 후 이제 실제로 싸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한번 화끈하게 붙어보자고 하고 싶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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