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정규리그 MVP 배출 0명... LG 흑역사, 언제 끝날까

야구

by 멍뭉큐라덕션 2024. 12. 2. 20:04

본문

정규리그 MVP 배출 0명... LG 흑역사, 언제 끝날까

입력2024.12.02. 오후 2:35 기사원문

LG, 10개팀중 유일하게 MVP 수상자 없어... 팬들 숙원 중 하나

한국야구위원회(KBO) MVP는 해당 연도 KBO리그 정규 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선수 개인에게 최고의 영예일 뿐 아니라 이를 배출한 구단으로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 시즌에 단 한 명만 뽑는 것이니 만큼 MVP의 벽은 넓고도 높다. 최고의 활약에 더해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

지난 11월 26일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의 MVP는 3년 차 '슈퍼스타' 김도영(KIA)에게 돌아갔다.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라는 굵직한 기록을 남긴 김도영의 수상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사실 다른 시즌 수상에는 여러 변수도 있다. 양준혁 선수처럼 오랜 시간 좋은 커리어를 이어간 선수조차 단 한 번도 못 받았을 정도다. 반면 통산 커리어에는 다소 아쉽더라도 그해 성적, 팀 공헌도, 임팩트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조건이 맞아 떨어져 MVP 역사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있다.

누가누가 받았나

LG시절 만년 유망주로 꼽히던 김상현은 KIA로 트레이드되기 무섭게 홈런을 펑펑 쳐내며 MVP에 올랐다.
ⓒ LG 트윈스
 

구단별 MVP 배출 현황을 보면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 KIA가 10회로 가장 많다. 김성한(2회), 선동열(3회), 이종범, 김상현, 윤석민, 양현종, 김도영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하다. 투수, 타자가 각 5명씩 이다.

그 뒤를 잇는 건 삼성(9회)과 두산(8회)이다. 삼성은 이승엽(5회)이 역대 최다 MVP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만수, 장효조, 김성래 등 타자 일색인 점이 눈에 띈다. 배영수가 삼성 소속 투수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두산도 만만치 않다. 원년 최고 선발 박철순을 필두로 김상호, 타이론 우즈, 다니엘 리오스, 더스틴 니퍼트, 김재환, 조쉬 린드블럼, 아리엘 미란다 등 고른 수상이 돋보인다. KIA나 삼성과 달리 무려 5명이 외국인 선수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를 잘 뽑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다음은 한화와 키움의 4회다. 지금이야 한화라고 하면 약체 이미지가 강하지만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 빙그레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단골에 한국시리즈도 여러 차례 진출했다. 번번이 KIA(당시 해태)에 막히지 않았더라면 왕조 구축도 가능했을 것이다. 팀 역사상 가장 강한 시기에 하필이면 더 강한 팀이 존재했다는 것이 불운할 뿐이다.

빙그레 전성기 시절 이정훈, 이강돈, 강정길, 강석천, 황대연, 전대영, 김상국, 이중화 등 어느 곳 하나 피해갈 틈 없던 강타선은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 중심에서 팀 타선을 이끈 선수가 바로 장종훈이다. 1991년, 1992년 2년 연속으로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호령했다.

당시 장종훈은 홈런, 타점, 장타율의 지배자였다. 이승엽이 등장하기 전까지 홈런왕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한화로 팀명이 바뀐 후 구대성, 류현진이라는 역대급 좌투수들이 각 한 번의 MVP를 수상했다. 해외 진출만 아니었다면 둘의 국내리그 커리어는 더 높아졌을 것이 분명하다.

여러 야수를 메이저리그로 진출시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키움은 '야수 사관학교'로 불린다. 이를 입증하듯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4번이나 야수 MVP를 배출해 냈다. 특히 2012, 2013, 2014년에 홈런왕 박병호(2년 연속), 최초 200안타 서건창을 앞세워 3년 연속으로 MVP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LG, MVP 후보 올렸지만 수상 실적은 0

 
'미스터 LG' 박용택은 누구보다도 꾸준한 타자였지만 MVP와는 거리가 있었다.
ⓒ LG 트윈스

정통의 명가 롯데는 3회다. 1984년 최동원이 51경기에서 무려 284⅔이닝을 소화한 끝에 27승 13패, 6세이브로 롯데 첫 MVP에 올랐다.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에이스 손민한이 2005년 수상했으며 2010년 이대호가 타율, 최다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등 타자 7관왕에 오르며 부산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제 9구단 NC는 2회 모두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했다. 2015년 에릭 테임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외국인 타자다.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무이한 40-40 달성자다. 타율 0.381, 47홈런(3위) 40도루(5위) 140타점(2위) 130득점으로 무시무시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시즌에는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에 오르며 MVP에 등극했다.

SSG는 의외로 MVP를 1번밖에 배출하지 못했다. SK 왕조 시절 리그를 지배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쌍방울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숫자는 추가되지 않는다. 2008년 김광현이 유일하다. 최정, 조웅천, 박경완, 서진용 등 후보는 많이 냈으나 번번이 타팀 선수들과의 경합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역사가 길지 않은 막내 구단 kt 또한 1명이 나왔다. 2020년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을 휩쓸며 팀 MVP 역사의 첫 페이지를 썼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전통의 명가, 최고의 인기팀 LG(전신 MBC 청룡 포함)출신 MVP가 없다는 점이다. 이상훈, 김용수, 이병규, 박용택, 김상훈, 이광은, 김건우, 김태원, 신윤호, 양준혁, 홍창기 등 후보는 많이 냈지만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다.

LG팬들 입장에서 더욱 속상한 건 이후 LG를 떠나 시즌 MVP를 받은 선수가 4명(김상호, 김상현, 박병호, 서건창)이나 된다는 점이다. LG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MVP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김종수

Copyright ⓒ 오마이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