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상 최고액, 1조원 계약 시대 연 '뉴욕 메츠'의 전략
입력2024.12.11. 오후 3:06 기사원문
'후안 소토' 메츠행... 구단주 스티브 코헨, 머니 파워로 선수 영입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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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소토는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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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소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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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의 메이저리그가 뜨겁다. 뉴욕 메츠 덕분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서재응(2002~2005)이 데뷔하고 활약한 팀으로 유명한 메츠는 1962년 창단해 올해로 62년째를 맞는다. 뉴욕이라는 대도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지만 '메츠가 뉴욕을 대표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라는 답이 더 많을 것이다. 같은 연고지에 양키스라는 최고 명문팀이 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메츠보다 60년가량 먼저 창단했고, 우승 횟수도 25번이나 더 많다. 커리어, 인지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메츠가 가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뉴욕 현지에도 메츠의 열성적인 골수팬들이 상당해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포스트시즌에서 대형사고를 종종 쳤던지라 '어메이징 메츠'라는 애칭이 따라붙고 있는데 이는 메츠 팬들의 자부심으로 통한다.
올 시즌에도 메츠는 뉴욕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분패하며 2024시즌을 마감한 반면 양키스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며 대조를 이뤘다. 여전히 양키스에게 여러 가지 부분에서 밀리는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메츠의 골수팬이었던 미국의 유명 투자자 스티브 코헨(68)이 2020년 구단주로 들어오면서 엄청난 머니 파워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의 달인으로 명성이 높은 인물답게 메츠의 구단 가치를 양키스만큼 올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입증하듯 트레이드로 데려온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10년 3억 4100만 달러짜리 연장 계약을 했고, FA가 된 맥스 슈어저와 3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023년에는 전년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저스틴 벌랜더를 2년 8600만 달러에 데려왔다. 돈을 쓴 것에 비해 결과는 아쉽지만, 코휀은 꿋꿋하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였던 후안 소토(26·도미니카 공화국) 영입 레이스에도 끼어들었는데 다른 팀 오퍼보다 무조건 5000만 달러를 더 얹어주겠다고 말했다.
결국 소토를 15년 7억 6500(약 1조 980억원)만 달러로 영입하며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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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계약을 체결한 소토의 향후 성적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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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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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의 미래
그간 축구, 농구 등 수많은 인기 프로 스포츠에서 엄청난 계약이 오고 갔지만 1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액수도 상상을 초월하지만 향후 스포츠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벽이 한번 깨지게 되면 이후에는 따라가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소토의 블록버스터급 계약이 상징적인 의미가 큰 이유다.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10일 블리처리포트를 통해 "소토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메츠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었다"고 했다. 머니 게임에서는 어떤 팀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던 양키스마저 두 손을 들었을 정도로 메츠의 이번 계약은 파격 그 이상이었다.
계약금이 과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장타와 출루 능력을 겸비한 소토는 아직 커리어가 한참 남은 20대 중반의 젊은 외야수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하지만 MVP 수상 경력 한 번도 없는 그가 현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인 오타니 쇼헤이(30·일본)보다도 더 높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이들도 있다.
더욱이 오타니처럼 연봉의 상당 부분을 지불유예(디퍼렌셜 계약) 형식으로 받는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면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 소토와 비슷하게 25세 시즌을 마치고 시장에 나온 브라이스 하퍼(32·미국)는 2019년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13년 3억 3000만 달러(4722억 원) 계약을 맺었다.
타자로서의 위력만 놓고 보면 오타니보다도 높다고 평가받는 애런 저지(32·미국) 또한 62홈런을 기록한 뒤 시장에 나와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약 5152억 원)에 계약했다. 하퍼(내셔널리그 MVP 1회)와 저지(아메리칸리그 MVP 1회)는 시장에 나왔을 당시 MVP 수상 경력이 있었음에도 현재의 소토와는 계약 규모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물론 소토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아직 MVP 수상 경력은 없지만 7시즌 동안 5차례 MVP 투표 상위 9위 안에 들어갔으며 데뷔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높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을 기록했다. 한창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30대 중반 가까이 꾸준히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을 비롯해 팀 우승까지 이끌 수 있다면 메츠 입장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소토의 연평균 수입을 출전 경기 수로 나누면 한 경기당 31만 4815달러(4억 5000만원) 가량이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다. 메츠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기세다. 코너 외야수와 선발투수를 추가 보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야말로 어메이징 그 자체의 비시즌 행보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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