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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도약 SK, 전력의 근간은 2순위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7. 1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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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도약 SK, 전력의 근간은 2순위

기사입력 2023.07.12. 오후 07:37 최종수정 2023.07.12. 오후 07:37

최근 KBL을 대표하는 강팀을 꼽으라면 단연 서울 SK를 첫 손에 들 수 있다. 지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룬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최준용, 안영준 등 핵심멤버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바 있다. 전력차가 클 것이다는 예상과 달리 정규리그 우승팀 KGC와 7차전 접전 승부를 벌였다.

다음 시즌에도 SK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김선형(34‧187cm)과 자밀 워니(29‧199cm)의 원투펀치를 주축으로 허일영(38‧195cm), 최부경(33‧200cm) 등 기존멤버가 건재한 가운데 SK 전성기 주역 안영준(28‧194.1cm)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라이벌팀 안양 KGC 간판스타 오세근(36‧199.8cm)까지 가세한다.

비시즌간 최준용(29‧200.2cm)을 영입한 것을 비롯 군 복무중인 송교창(27‧201.3cm)까지 돌아오는 전주 KCC, 양홍석(26‧195cm)이 새로운 전력으로 추가되며 더욱 선수층이 두터워진 LG, 허훈(28‧180cm)과 문성곤(30‧195.6cm)의 가세로 화룡점정을 이루게 될 수원 KT 등 만만치않은 상대들이 우승을 놓고 다툴 예정이지만 포지션별 밸런스, 경험, 조직력 등에서 SK가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많다.

오래전부터 SK를 응원했던 팬들이라면 현재 팀의 모습이 ‘감개무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창단하지 얼마되지않아 서장훈을 앞세워 첫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만 해도 신흥명가가 탄생하는 듯 싶었으나 이후 오랜시간 암흑기가 이어지며 적지않은 마음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잘 나가는 팀은 없다.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와 부상 이탈 및 이적 등은 피할 수 없는 난제인지라 리그를 호령하던 강팀이 어느 순간 약체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시기가 오래가면 암흑기라는 표현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SK같은 경우 다른 팀의 암흑기와는 살짝 달랐다.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등 매시즌 상위권 도약 혹은 우승 도전을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다. ‘이름 값만 높고 성적은 나오지않는 모래알 팀이다’는 혹평이 끊이질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타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지도자들까지 줄줄이 SK에서 실패를 거두고 만다. 그로인해 비슷한 입장에 처한 프로야구의 모팀과 묶여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SK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SK를 바꿔놓은 요소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인들을 잘 뽑아서 잘 키운 부분이 크다. 한팀이 꾸준한 강팀으로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신인드래프트에서의 성공이 중요하다. 샐러리캡이라는 제도가 있는 이상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선수에도 한계가 있고, 설사 어렵사리 끌어왔다해도 이른바 돈값을 해주느냐는 또다른 문제다.

‘전 소속팀에서는 잘해놓고 우리팀에서는 왜 그래’와 같은 상황을 SK 또한 많이 겪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을 꾸준히 확보했고 이는 SK가 탄탄한 전력을 다지는데 주춧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사실 SK는 리그내 어떤 팀보다도 상위 지명권을 많이 받은 팀중 하나다.

초대 드래프트에서 현주엽을 뽑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명의 1순위 대어를 뽑은 바 있다. 현주엽, 김태술, 장재석(KT 지명권 양도)이 그들이다. 3순위도 3장(황성인, 임효성, 한상웅)을 행사했다. 물론 1순위와 3순위만보면 나쁘지는 않지만 타팀에 비해 크게 돋보이지는 않아보인다.

SK의 행운의 순위는 따로있다. 다름아닌 2순위다. 임재현을 시작으로 노경석, 김민수, 김선형, 최부경, 최준용 등을 배출하며 강호 SK의 근간을 만들어냈다. 김선형은 명실상부한 SK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최부경, 최준용 또한 통합 우승 당시의 주역이다. 김민수가 그랬듯 최부경 또한 원클럽맨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SK=2순위’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노경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지간한 1순위 못지않은 선수로 활약했고 활약중이다.

최준용이 KCC로 떠난 상태지만 여전히 SK 전력의 중심에는 2순위 출신들이 버티고 있다. 김선형, 최부경이 건재한데이어 타팀에서 넘어와 자리잡은 베테랑 허일영 역시 2009년 2순위(당시 대구 오리온스)출신이다. 여기에 2017년 4순위 안영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며 김선형보다 앞서 1순위로 지명됐던 오세근까지 힘을 보탠다. 타팀 팬들에게 2순위는 살짝 아쉬운 픽으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SK 팬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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