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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드와 하든, 서로에게 맞지않는 조합?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7. 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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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드와 하든, 서로에게 맞지않는 조합?

기사입력 2023.07.20.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7.20. 오전 08:01

농구는 단체 스포츠다. 아무리 압도적으로 뛰어난 선수라해도 함께 손발을 맞춰서 승리를 향해 나아갈 동료가 없다면 금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북치고 장구치면서 혼자 일당백 기세를 뽐내면 기록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종료버저가 울린후 웃으면서 자축하는 쪽은 상대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표적 케이스가 ‘고대 괴수’로 불리는 윌트 체임벌린과 빌 러셀이다. 체임벌린은 개인 능력만큼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라 할수 있는 신체조건(신장 216cm‧윙스팬 234cm)에 운동신경까지도 최상급이었다.

농구를 잘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풀 장착하고 있던 남자였다. 정규시즌 MVP 4회, 파이널 MVP 1회, 올스타 13회, 신인왕, 득점왕 7회, 리바운드왕 11회, 어시스트왕 1회 등 쟁쟁한 커리어를 자랑하는데 당시 농구를 봤던 팬들은 외려 ‘실력에 비해 수상실적이 적다’고 까지 말할 정도다.

한경기 100득점, 한경기 55리바운드, 65경기 연속 30득점 이상, 50득점 이상 경기 118회, 한 시즌 최다 평균 출전 시간 48.5분 등 그의 기록을 나열하다보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까지 받는다. 한창 체임벌린이 활약하던 시절에는 블록슛이 집계되지 않았는데 만약 지금처럼 블록슛 기록이 제대로 체크되었다면 그쪽에서도 괴물같은 스탯이 쌓인 것을 비롯 트리블 더블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라이벌 러셀은 그런 체임벌린이 부럽지 않았다. 체임벌린은 개인 기록만 놓고보면 대적할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파이널 우승은 2회에 불과하다. 반면 러셀은 보스턴 셀틱스 한팀에서만 뛰며 통산 11회 우승(8연패 포함)을 만들어내며 그야말로 반지의 제왕으로서 한시대를 풍미했다.

체임벌린과 비교했을때 신체조건, 운동능력 등에서 밀리는 편이었지만 높은 BQ를 바탕으로 팀과 함께하는 농구를 펼치며 무수한 승리를 쓸어담았다. 거기에 공격 이상으로 수비에 진심인 선수였다. 많은 농구인들은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잊지않았는데 이를 입증하듯 사후 그의 등번호 6번은 전구단 영구결번으로 처리되었다.

러셀 외에도 우승과 개인기록을 모두 잡은 한시대의 지배자들은 모두 팀플레이에 소홀하지않았으며 자신과 잘맞는 좋은 동료가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매직 존슨과 제임스 워시, 카림 압둘 자바, 래리 버드와 케빈 맥헤일, 로버트 패리쉬, 아이재이아 토마스와 조 듀마스, 빌 레임비어,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호레이스 그랜트),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과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등이 그랬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현시대 최고 명가가 된 배경에는 스테판 커리라는 천재 슈터를 발굴해 키운 이유가 가장 크지만 함께 빅3를 이루어 서로를 푸시해준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의 공로도 결코 작지않다. 오랜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이제 한사람이 언급되면 나머지 2인까지 따라서 이야기가 이어질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올시즌 NBA 우승팀 덴버 너게츠 또한 비슷하다. 니콜라 요키치는 역대 가장 유니크한 센터 혹은 플레이어로 불릴 만큼 플레이오프 내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빅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정통 포인트가드같이 패스하고 슈터같이 슛을 쏘는 덩치 큰 센터는 상대팀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아무리 요키치가 대단하다해도 자말 머레이, 애런 고든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했을지는 미지수다. 머레이는 공격형 듀얼가드로서 컨트롤타워 요키치와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고 고든 또한 특유의 운동능력을 앞세워 포스트 인근에서 무법자의 포스를 뽐냈다. 완벽에 가까운 센터로 불리는 요키치에게 그나마 부족한게 활동량과 운동능력인데 그런 쪽에 특화된 파트너들이 함께 해주니 더더욱 시너지 효과가 빛났다는 평가다.

그런 점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원투펀치 제임스 하든(34‧196cm)과 조엘 엠비드(29‧ 213cm)는 이래저래 아쉬운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는 분위기다. 정규시즌 MVP 1회, 득점왕 3회, 어시스트왕 2회의 하든과 정규시즌 MVP 1회, 득점왕 2회의 엠비드 조합은 이름값만 놓고봤을 때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MVP와 득점왕을 모두 차지한바있는 가드와 센터 구성은 일부러 맞추려고해도 어렵다. 그런 두 선수가 만났으니 구단은 물론 팬들의 기대치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개인 성적은 둘 다 잘나왔다. 당장 올시즌만 봐도 엠비드는 득점왕, 하든은 어시스트왕을 차지했다. 득점왕 센터와 어시스트왕 가드가 함께 뛰는 것 자체로 타팀 팬들은 부러움을 표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팀성적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정규시즌에서는 탄탄하지만 플레이오프만 나가면 제대로 힘을 쓰지못하고 있다. 엠비드의 필라델피아는 여섯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아직까지 컨퍼런스 파이널 조차 올라보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만 5번의 패배를 허용했는데 이는 하든이 합류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하든과 엠비드 모두 책임감 없는 언행을 내뱉으며 팀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고있는 모습이다. 둘은 모두 우승을 간절하게 바란다. 하든은 리그내 대표적 무관의 제왕중 한명이며 엠비드 또한 추후 그런 평가를 받기전 전성기 시절에 파이널 우승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훗날 선수 커리어에서 우승 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든은 서운하다. 자신의 공격 본능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필라델피아 1인자 엠비드에게 맞춰주는 플레이를 한 것을 비롯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양보를 했지만 팀은 그만큼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까지 요청한 상태다. 엠비드 또한 팀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우승을 하고 싶다. 필라델피아든 어디든 상관없다"는 발언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둘의 행보와 발언을 정리해보면 하든과 엠비드 또한 필라델피아에서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지않는 모습이다. 하든같은 경우 아무리 서운한게 있더라도 자신의 숙원인 우승에 가깝게 다가갔다고 판단했다면 특정팀(LA 클리퍼스)까지 거론하며 트레이드를 요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엠비드는 본인이 팀의 에이스라면 좀 더 성숙했어야 맞다. 하든이 상당 부분 양보를 한 것은 사실인지라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달래주며 동기부여를 일으켜줄 필요가 있었다. 외려 소속팀 팬들이 듣기에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뱉어내며 멘탈적으로 완성되지못한 선수라는 비난만 받게됐다.

필라델피아는 엠비드가 건재할 때 우승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하든 트레이드에 있어서도 그만한 대가가 따르지않으면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필라델피아가 원투펀치를 잘 수습해 돌아오는 시즌 다시 한번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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