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격투 천재, 몰도바 불곰잡고 타이틀전 직행할까?
기사입력 2023.09.01. 오전 10:38 최종수정 2023.09.01. 오전 10:38
오는 3일, '간 vs 스피박' 헤비급 매치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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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안 파이터 타이 투이바사에게 펀치를 날리는 시릴 간(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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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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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이자 현 헤비급 랭킹 2위 '굿 키드' 시릴 간(33·프랑스)이 정상을 향해 다시 뛴다. 오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 아레나에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간 vs 스피박' 메인 이벤트 헤비급(120.2kg) 매치가 그 무대로 상대는 '폴라베어' 세르게이 스피박(28·몰도바), 현 랭킹 7위의 강자로 타격과 서브미션 능력을 고르게 갖춘 전천후 파이터다.
헤비급(195cm·112kg) 육체를 가지고 엄청난 스피드와 테크닉을 뽐내며 마치 경량급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간은 상당수 관계자들 사이에서 '타격 천재'로 불린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엄청난 성장 속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16년에 무에타이 커리어를 시작한 후 13연승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여줬는데 그중에는 WBC 무에타이 챔피언까지 포함되어 있다.
어디 그뿐인가. 2018년에 종합격투기 데뷔를 하고 단 3년 만에 UFC 잠정 챔피언에 등극한다. 5라운드 내내 풋워크를 쉬지 않고 밟으며 치고 빠지는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체력이 좋으며 빠른 발과 긴 리치를 살려 자신은 잘 맞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쉴새없이 정타를 찔러넣는 기술자형 스트라이커다.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선수답게 다양한 킥에 능한데 로우킥, 미들킥, 하이킥은 물론 프런트킥, 스피닝 힐 킥, 스피닝 백 킥 등 레퍼토리가 다양하다. 순발력과 이후 대처가 좋은지라 궤적이 큰 킥을 빠르고 능숙하게 차면서도 좀처럼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긴 리치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잽으로 경기 내내 상대를 괴롭히면서 여러가지 킥을 섞어서 구사하고 스탠스까지 자유자재로 바꿔주는 플레이는 상대의 머릿 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타격 회피능력이 빼어나고 가드도 탄탄해서 위험한 공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데 설사 한 번씩 얻어맞았다 싶은 순간에도 금세 충격에서 회복하고 다음 플레이에 들어갈 정도로 맷집까지 좋다. 빠르고 기술 좋은 타격가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거리를 좁혀야 한다.
하지만 간을 상대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무에타이식 빰 클린치로 단련되어 있는지라 클린치 싸움이나 스탠딩 레슬링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외려 본인이 먼저 잡고 흔들어 상대의 중심을 빼앗아버리는 것은 물론 그 와중에서 터져나오는 팔꿈치 공격은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이러한 능력을 앞세워 주니어 도스 산토스, 알렉산더 볼코프, 데릭 루이스 등 쟁쟁한 강호들을 꺾었다.
간은 강자가 즐비한 헤비급에서 데뷔 후 10연승을 기록하며 UFC 헤비급 타이틀전까지 직행한다. 통산 성적은 11승 2패로 11승 중 녹아웃 승리가 5회(45%), 서브미션 승리가 3회(27%), 판정승이 3회(27%)다. 밸런스가 좋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많이 때리는 횟수에 비해 녹아웃 파워가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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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게이 스피박(사진 오른쪽)은 스탠딩, 그라운드에서의 다양한 압박이 주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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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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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UFC 타이틀전에서 두 차례 벽을 맛봤다. 지난해에는 '포식자' 프란시스 은가누(36·카메룬/프랑스)에게, 올해 3월에는 존 '본스' 존스(36·미국)에게 그래플링에서 밀려 정상 문턱에서 무너졌다. 특히 경기 시작 2분 4초 만에 길로틴 초크에 항복한 존스전 패배는 뼈아팠다. 통산 2패를 타이틀전에서만 허용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안정성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큰 경기에 약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간은 존스전 패배 이후 오랜만에 훈련에 집중하며 약점 보완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2018년 프로 데뷔 후 4년 7개월 동안 13차례나 싸웠다. 4.2개월에 한 번씩 싸우는 강행군을 치르며 경기 준비만 하느라 스스로를 발전시킬 시간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때문에 이번에는 6개월의 시간을 두고 유도와 주짓수 전문 스파링 파트너들과 함께 그래플링 보강에 노력을 기울였다.
상대인 스피박은 몰도바 출신의 그래플러로 불곰과 같은 거대한 덩치(191cm·116kg)를 앞세워 상대를 짓누르고 압박하는 게 특기다. 최근 3연속 피니시승을 기록하며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산 16승 3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장기인 서브미션으로 7승(44%)을 가져간 것을 비롯 타격에 의한 녹아웃 승리도 7번(44%)이나 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타격 실력도 겸비했다.
자신의 강점인 그래플링이 간의 약점이지만 스피박은 방심하지 않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그는 "나는 항상 내 앞에 서 있는 선수가 최고의 파이터라고 상정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상대방의 약점을 분석하지 않는다. 모든 걸 훌륭하게 준비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헤비급 랭킹 4위 톰 아스피날(30·영국)이 찾아와 맨 앞줄에서 둘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지난 7월 복귀전에서 11위 마르친 티부라(37·폴란드)에게 승리를 거둔 그는 이번 경기 승자와 차기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을 벌이고 싶어한다. 하지만 간의 생각은 다르다. 아스피날을 건너뛰고 바로 타이틀전으로 갈 생각이다.
간은 "이번 주말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나는 여전히 건재하며, 다시 벨트를 원한다고 말이다. 이 방법이 더 빨리 타이틀샷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통해 챔피언과 상대할 선수는 나밖에 없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키겠다. 더 강해진 나를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전 UFC 여성 스트로급(52.2kg) 챔피언 로즈 나마유나스(31·미국)가 플라이급(56.7kg)으로 체급을 올려 랭킹 3위 마농 피오로(33·프랑스)와 격돌한다. 시합의 승자는 플라이급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태권도(나마유나스) 대 가라테(피오로)의 대결로도 흥미를 끌고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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