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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재능 돋보이던 1, 2순위…, 현재의 결과는?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

by 멍뭉큐라덕션 2023. 10. 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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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재능 돋보이던 1, 2순위…, 현재의 결과는?

기사입력 2023.09.26. 오전 11:28 최종수정 2023.09.26. 오전 11:28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20)] 2016년 드래프트

2007년 NBA 신인드래프트는 역대 최고의 스윙맨중 한명인 케빈 듀란트(2순위)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하지만 아쉬운 쪽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고 있으니 다름아닌 전체 1순위 그렉 오든 때문이다. 오든이 어떤 선수인지는 듀란트를 제치고 1순위에 지명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어지간한 드래프트 같았으면 듀란트는 넉넉하게 1순위에 지명되었을 재목이다. 신장 208cm에 윙스팬이 무려 225cm에 달하는 장신 스윙맨이다. 빅맨급 사이즈에 운동신경도 빼어나며 무엇보다 어지간한 슈터 못지않은 정교한 슈팅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4대 센터의 뒤를 이을만한 대형 센터 유망주로 꼽히던 오든보다 순위가 앞서지는 못했다. 정상급 클라스로 성장이 기대되는 빅맨의 가치는 그 어떤 포지션보다도 앞서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후의 결과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그대로다.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2016년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다.

당시 연세대 최준용(29‧200.2cm)은 장신 가드 혹은 스윙맨으로 기대가 높았다. NBA 듀란트가 그랬듯 최준용 또한 그간 KBL에서 보기 힘든 아주 유니크한 플레이어였기 때문이다. 빅맨급 신장에도 불구하고 스윙맨에 어울리는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갖췄으며 포인트가드까지 어느 정도 가능한 시야와 볼핸들링 그리고 패싱능력을 대학교 1학년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줬다.

이러한 선수가 2순위로 밀려난 것은 고려대 이종현(29‧203cm) 때문이었다. 그는 대학 시절 이미 국가대표팀의 중심에서 활약할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장은 센터로서 큰 편은 아니었지만 윙스팬이 무려 223cm로 신장대비 리치만 본다면 가히 NBA에서도 상위권에 속할 수치였다.

거기에 기동성, 탄력을 두루 갖췄던지라 한창 좋았던 시절에는 큰 몸으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실전에서 앨리웁 덩크까지 성공시켰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뽐냈다. 최준용에 더해 스트레치 4번으로 이름을 날린 강상재(29‧200cm)까지 있었지만 이미 드래프트 전부터 ‘1순위는 무조건 이종현이다’는 말이 정설처럼 돌았다.

최준용도 훌륭하고 강상재도 좋았다. 최준용까지 갈 것도 없이 강상재 또한 어지간한 해였다면 1순위로 뽑혀도 이상하지 않을 자원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드래프트는 ‘이종현 드래프트’로 불렸고 실제로 다들 인정했다.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있던 현대모비스 유재학 전 감독이 당시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하자 만세를 불렀을 정도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높은 기대치가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대 이상도 있지만 기대 이하도 존재한다. 물론 이종현 정도의 재능을 가진 선수가 건강하기만 했다면 토종 최고 빅맨 자리를 차지하거나 그 정도 레벨에서 경쟁했을 것이 분명하다. 기대치만큼은 아니더라도 한팀의 주전 센터 역할은 무조건 가능할 듯 보였다. 아쉽게도 여기에 부상이라는 변수가 찾아들었고 불청객은 프로 생활 내내 이종현의 커리어를 휘감고 만다.

 

 

▶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1라운드

1순위 이종현(고려대 센터‧모비스 지명) / 2순위 최준용(연세대 포워드‧SK 지명)

3순위 강상재(고려대 포워드‧전자랜드 지명) / 4순위 천기범(연세대 가드‧삼성 지명)

5순위 박인태(연세대 센터‧LG지명) / 6순위 박지훈(중앙대 가드‧KT지명)

7순위 최성모(고려대 가드‧동부 지명) / 8순위 김철욱(경희대 센터‧KGC지명)

9순위 한준영(한양대 센터‧KCC지명) / 10순위 김진유(건국대 가드‧오리온 지명)

▶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2라운드

11순위 장문호(건국대 포워드‧오리온 지명) / 12순위 최승욱(경희대 포워드‧KCC 지명)

13순위 박재한(중앙대 가드‧KGC 지명) / 14순위 맹상훈(경희대 가드‧동부 지명)

15순위 정희원(고려대 포워드‧KT) 지명 / 16순위 정인덕(중앙대 포워드‧LG 지명)

17순위 성기빈(연세대 가드‧삼성 지명) / 18순위 이현(성균관대 포워드‧전자랜드 지명)

19순위 김준성(명지대 가드‧SK 지명) / 20순위 오종균(후지대 가드‧모비스 지명))

▶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3라운드

21순위 김광철(동국대 가드‧모비스 지명) / 23순위 김승준(동국대 포워드‧전자랜드 지명)

26순위 안정훈(상명대 센터‧KT 지명) / 30순위 이승규(조선대가드‧ 오리온 지명)

*기타 팀은 지명포기

▶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4라운드

31순위 조의태(중앙대 포워드‧오리온 지명) / 40순위 주긴완(명지대 포워드‧ 모비스 지명)

*기타 팀은 지명포기

고려대의 약진, 40순위 주긴완의 눈물

2016년 드래프트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강세가 눈에 띄였다. 그간 드래프트에서 두 학교는 명성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많지 않았다. 중앙대는 물론 경희대 등 다크호스에게 밀리는 경우도 잦았다. 더불어 한 학교가 존재감을 보인다 싶으면 다른 쪽에서 확 밀려버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른바 연고대가 한 드래프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나란히 상위픽을 쓸어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해 드래프트에서는 1~5순위까지가 모두 연고대 출신인 것을 비롯 1라운드에서 6명(고려대 3명, 연세대 3명), 2라운드에서 2명(고려대 1명, 연세대 1명)으로 총 4명씩 지명받으며 그야말로 황금 밸런스를 보여줬다.

물론 냉정히 말하자면 전체 1순위를 배출한 고려대의 판정승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로터리픽에서의 2명씩을 비롯 지명 숫자까지 양교가 딱 들어맞는 경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4라운드까지 지명이 이어진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뽑히고도 남다른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주긴완(33‧192cm)이었다.

홍콩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고향은 서울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태어난지 3개월 만에 홍콩으로 이주했고 어린 시절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홍콩에서 학업과 농구를 병행하던 그는 어머니의 나라이자 자신이 태어난 한국에서 프로농구 선수가 되는 꿈을 꿨고 국적을 바꾼 것을 비롯 명지대학교에도 입학해 본격적으로 엘리트 농구를 배우기 시작한다.

대학생 3학년이었던 2015년에 얼리 엔트리로 드래프트에 신청했지만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016년 드래프트에 다시 도전한다. 3라운드가 지나도록 이름이 불리지 않아 드래프트 재수마저 실패로 끝나나 싶었으나 마지막 40번째에 극적으로 이름이 불리게 된다. 본인 역시 감격했는지 지명소감을 말하는 순간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해당 장면은 국내는 물론 그가 살았던 홍콩 현지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

그를 지도했던 감독, 코치 등에 의하면 누구보다도 농구에 대한 간절함이 컸으며 그런만큼 매우 성실하게 농구에 임했다고 한다. 하지만 치고 나갈만 하면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결국 3년 동안 1군 무대에서 데뷔전조차 치러보지 못하고 은퇴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인생이 농구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오직 농구밖에 몰랐던 그는 3X3리그에 출전해 4WIN, 한솔레미콘 등에서 활약한다, 홍콩리그에서 선수로 뛰기도 했다.

 

 

부상이 앗아간 초대형 센터 이종현

‘그렇게 대단한 선수였다고?’ 최근에 농구에 입문한 이들 중에는 이종현의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있다. 때문에 국가대표 빅맨 계보를 이을 기둥감이었다고 말하면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이종현은 여러 팀을 오가며 백업 센터로 코트에 간간이 나서는게 고작인 상황이다.

그마저도 핵심 벤치 자원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잠깐씩 살아나는 듯 하다가도 다시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거나 재활군으로가기 일쑤다. 이종현 개인에게도 안타까운 일이고 국내 농구계로서도 아쉽기 그지없다. 이종현이 건강하게만 뛰었어도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은 또 달랐을 가능성이 높다.

이종현은 고교 시절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서장훈, 김주성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팀 기둥으로 주목 받았다. 경복고등학교 시절 최준용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으며 3학년 시절에는 동학번 센터 랭킹 2위로 꼽히던 계성고 박인태를 상대로 리바운드를 42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뿜어냈다. 이러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런던올림픽 남자농구 최종예선 성인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되면서 최진수 이후 6년만에 고교생 국가대표라는 훈장까지 달았다.

고려대 시절은 그야말로 이종현의 시대였다. ‘두목호랑이’로 불리던 이승현과 더블포스트를 이루었는데 중앙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기범-김유택, 송영진-김주성을 잇는 역대급 트윈타워로 평가받았다. 이를 입증하듯 MBC배 대학농구, 한국대학농구리그,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까지 각종 대회를 휩쓸며 고려대 천하를 만들어냈다. 신인왕 및 다수의 MVP까지 많은 타이틀도 뒤따라왔다.

인천 아시안 게임에도 참가하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12년 만에 아시안 게임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까지 받았던지라 이종현의 농구 인생에 거칠 것은 없어보였다. 차세대 국가대표 기둥센터로 꼽히던 이종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하던 그는 프로에 오면서 급격히 몸이 무너져내렸다.

발등 피로 골절을 비롯해 아킬레스건 파열, 슬개골 파열, 십자인대 파열, 어깨부상 등 부상 악재가 끊이질 않았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몸 상태가 나빠졌다. 결국 자신감까지 잃게 되었고 현재는 백업센터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체계적이지 못했던 재활과정, 무리한 증량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이유로 분석되고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종현 입장에서는 최대한 스스로 몸상태를 체크해가며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프로 초창기 시절 그나마 몸 상태가 괜찮았던 이종현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두시즌간 두자릿수 득점, 평균 7개 이상의 리바운드, 1.5개 이상의 블록슛을 책임졌다. 포스트 인근에서 공을 잡았다하면 부드러운 피벗 동작으로 쉽게 골밑득점을 올렸으며 조금 거리가 떨어졌다 싶은 순간에는 정확도 높은 미들슛을 적중시켰다.

손끝 감각이 좋아 비거리도 상당했다. 미들슛을 쏘는 척하다가 달려들어가 스핀무브후 올려놓는 페이스업 공격 또한 상대 수비진을 어렵게하는 무기중 하나였다. 이종현이 골밑 인근에서 버티고 있으면 동료들도 슛을 쏘거나 드라이브인을 들어가기가 상대적으로 편했다. 긴 윙스팬을 앞세워 리바운드를 뒤에서 걷어내는 것을 비롯 미스된 슛을 다시 잡아넣거나 탭슛으로 연결시키는 플레이가 빼어났기 때문이다.

타이밍만 맞다싶으면 지체없이 꽂아넣는 덩크슛도 위력적이었다. 포스트 부근에서는 투핸드 덩크, 거리를 두고 뛰어오는 상황에서는 원핸드 덩크를 주로 구사했다. 큰 덩치와 달리 발도 느린 편이 아닌지라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받아먹는 득점도 곧잘 올렸다. 스틸후 원맨속공으로 치고들어가 덩크슛으로 마무리가 가능할 정도였다.

오펜스는 물론 디펜스 시에도 존재감이 높았다. 3점 라인 부근까지 올라와 수비를 펼칠 정도로 커버 반경이 넓은 편이었는데 무엇보다 블록슛 능력이 좋아 외국인선수들도 힘겨워했다. 외국인 빅맨과는 포스트에서 몸싸움을 벌이면서 블록슛을 노렸고, 돌파력이 좋은 외국인 스윙맨을 상대로는 쫓아들어가 뒤나 옆에서 쳐냈다. 김주성 이후 이정도로 블록슛을 잘했던 토종 빅맨은 찾아보기 쉽지않다.

베테랑 함지훈이 버티고있는 상황에서 이종현까지 준 외국인빅맨급 활약을 해줌에 따라 당시 소속팀 현대모비스는 외국인선수중 한명을 스윙맨 스타일로 뽑아 좀 더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게 가능했다. 하지만 초반 두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종현은 3번째 시즌을 기점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2019~2021 시즌간에는 완전히 망가졌다시피 무너져 내리고 만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출전 시간 자체에서 반토막이 났을 정도로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 부상으로 인해 신체 능력이 떨어진 이유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종현은 울산 현대모비스, 고양 오리온-캐롯, 전주 KCC를 거쳐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로 둥지를 옮긴 상태다.

새로운 팀으로 갈 때마다 '혹시나'하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역시나'로 실망을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그간 이종현이 거쳐갔던 팀들은 하나같이 맹장 스타일의 감독이 사령탑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 같은 경우 맹장과는 거리가 있는 유형인지라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의견도 많다.

◆ 이종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9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6.4득점, 4.1리바운드, 1.4어시스트, 0.6스틸, 1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7년 12월 23일 전주 KCC전 = 26득점 / 어시스트 ☞ 2017년 2월 5일 고양 오리온전 = 6개 / 리바운드 ☞ 2017년 1월 27일 창원 LG전 = 18개 / 스틸 ☞ 2017년 11월 11일 서울 삼성전 = 5개​ / 블록슛 ☞ 2017년 12월 3일 안양 KGC전 = 7개

 

스페셜 테크니션 최준용과 스트레치 포워드 강상재

이종현의 존재로 인해 2순위로 밀리기는 했지만 최준용은 넘버2가 어색한 선수중 한명이다.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는 것이 아쉬울 뿐 코트 위에서 그가 보여준 임팩트는 역대 쟁쟁한 1순위 출신 플레이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이종현이 건강하게 성장했다 해도 대등한 라이벌 관계가 가능했을 것이다’는 평가가 당연스레 나올 정도다.

국내 기준 건강한 최준용은 역대 가장 완벽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뛰고 잘 달리는 운동능력 좋은 장신 스윙맨이라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닐 것인데 거기에 더해 내외곽을 모두 겸비한 전천후 테크니션이다. 워낙 BQ가 좋아 경기 흐름을 잘 읽는데, 상황에 맞는 슈팅과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다양한 방식을 통해 폭격한다.

보통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은 수비를 등한시하거나 공격에 비해 수비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최준용은 다르다. 일단 공격수의 움직임을 잘 읽고 공이 흐르는 방향 예측능력이 좋다. 상대의 동선을 따라서 압박과 주며 플레이를 거북하게 만들며 뚫렸다 싶은 순간에도 기가막힌 타이밍에서 블록슛이 터진다.

낙구지점을 잘 따라가는지라 리바운드도 잘잡는다. 어디 그뿐인가. SK와 국가대표 시절 3-2 드롭존 수비에서 순발력을 요구하는 탑 자리를 맡았을 정도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모두 최상급이다. 거기에 더해 그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리딩, 패싱능력이다. 단순히 보조리딩에 능한 수준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 역할도 맡을 정도로 시야, 패스, 상황 판단력이 고르게 빼어나다. 속공상황에서 핸들러, 피니셔, 트레일러, 링커 등 어떤 역할을 맡겨도 척척이다. 공격수, 수비수, 패서가 모두 되는지라 감독 입장에서는 활용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많은 팬들이 해외 진출을 원하는 선수 중 한명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보여준 다재다능함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최준용이 못하는게 없는 만능 플레이어라면 강상재는 자신만의 확실한 특기를 경쟁력으로 가져가는 강점 특화형이다. 대학 시절부터 슈팅력이 좋은 빅맨으로 호평받았는데 프로에 와서도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유투 라인 인근에서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는 적중률이 상당히 높으며 가드의 패스를 받아먹는 플레이도 능하다.

거기에 슈팅 거리가 상당히 긴지라 외곽에서 스팟업슈터 역할을 할 때도 있으며 롱2 역시 즐겨 구사한다. 다만 슈팅을 앞세운 득점 외에 스크린, 피딩 등 다른 능력치는 주전급 중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빅맨이면서도 빅맨같지않은 이유다. 현재 DB의 선수 구성상 3번으로 전향하려는 시도도 종종 있어왔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이는지라 다소 어정쩡한 상태에 놓여있는 입장이다.

◆ 최준용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55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0.9득점, 6.1리바운드, 3.1어시스트, 0.8스틸, 1.1블록슛

◆ 최준용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11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3.8득점, 5.5리바운드, 3.4어시스트, 1.1스틸, 1.1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1월 16일 서울 삼성전 = 32득점 / 3점슛 성공 ☞ 2018년 1월 16일 서울 삼성전 = 6개 / 어시스트 ☞ 2022년 12월 6일 서울 삼성전 = 10개 / 리바운드 ☞ 2022년 2월 6일 수원 KT전 = 15개 / 스틸 ☞ 2021년 12월 19일 전주 KCC전 = 5개​ / 블록슛 ☞ 2019년 2월 15일 안양 KGC전 = 6개

◆ 강상재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7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9.6득점, 5.4리바운드, 1.6어시스트, 0.7스틸, 0.4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11월 9일 원주 DB전 = 25득점 / 3점슛 성공 ☞ 2018년 11월 9일 원주 DB전 = 5개 / 어시스트 ☞ 2023년 3월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 6개 / 리바운드 ☞ 2020년 1월 25일 안양 KGC전 = 16개 / 스틸 ☞ 2019년 2월 5일 안양 KGC전 = 4개​ / 블록슛 ☞ 2021년 12월 7일 서울 삼성전 = 3개

 

농구웹툰 ‘가비지 타임’의 실제 모델, 나란히 일본으로

천기범(29‧188cm)은 부산중앙고 시절부터 천재 가드로 불렸다. 그의 이름이 높아지게 된 것은 제 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대회다. 당시 중앙고는 농구부 전체 멤버가 6명이었고 교체 멤버 1명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겨우 5명의 선수만으로 무수한 강팀을 뚫고 결승까지 올라갔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기는 했지만 결승행만으로도 만화같은 스토리가 아닐 수 없었다.

실제로 당시 이야기는 웹툰 <가비지타임>과 이를 원작으로한 장항준 감독의 농구영화 <리바운드>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천기범은 작품 내에서도 핵심 주인공이었다. 박세진(30‧201cm)도 주목할만하다. 웹툰 내에서 장도고등학교 센터 임승대는 그를 모델로 했다. 2m가 넘는 큰키에 엄청난 파워와 준수한 운동능력이 닮아있다.

당사자인 박세진 또한 "포탈사이트에서 정식연재가 들어가기 전부터 봤다. 웹툰은 많지만 농구를 소재로 한 것은 드문지라 호기심이 생겼고 실제로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임승대 캐릭터가 저인 줄은 몰랐는데 아내가 알려줘서 알게됐다. 유명한 작품의 모델이 된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천기범과 박세진은 각각 다른 이유로 국내에서 뛰기 힘들었고 일본행을 선택한다. 서울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중 한명으로 꼽혔던 천기범은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KBL 커리어를 마감할 수 밖에 없었다.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지 않았던 천기범은 B.2리그의 후쿠시마 파이어본즈에 입단했으나 공백기간이 길어서인지 기대만큼의 활약상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팀과 결별했으며 새로운 팀을 알아보고 있는 중으로 알려져 있다.

박세진은 이번 비시즌간 FA시장에서 소속팀 KCC를 비롯 불러주는 팀이 한 곳도 없었다. 은퇴 위기까지 몰렸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 일본리그를 알아봤고 얼마전 B3.리그 가나자와 사무라이즈에 입단했다. 제99회 천황배 컵대회에 출전해 12분 37초 동안 13득점, 4리바운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주 KCC 시절 포함 상무 제대 후 첫 공식경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 천기범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96경기 출전 평균 4.1득점, 1.8리바운드, 3어시스트, 0.7스틸, 0.2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12월 25일 서울 SK전 = 17득점 / 3점슛 성공 ☞ 2020년 1월 3일 고양 오리온전 = 3개 / 어시스트 ☞ 2020년 2월 28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 16개 / 리바운드 ☞ 2020년 2월 8일 안양 KGC전 = 7개 / 스틸 ☞ 2020년 2월 13일 원주 DB전 = 4개​ / 블록슛 ☞ 2019년 2월 3일 인천 전자랜드전 = 4개

◆ 박세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35경기 출전, 평균 2.6득점, 1.9리바운드, 0.2어시스트, 0.2스틸, 0.1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12월 22일 창원 LG전 = 11득점 / 어시스트 ☞ 2017년 2월 23일 안양 KGC전 = 2개 / 리바운드 ☞ 2017년 3월 10일 울산 모비스전 = 7개 / 스틸 ☞ 2018년 11월 14일 인천 전자랜드전 = 2개​ / 블록슛 ☞ 2017년 3월 7일 부산 KT전 = 3개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KBL제공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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