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3점슛 경쟁, 최고 저격수는 누구?
기사입력 2024.03.15. 오전 08:31 최종수정 2024.03.15. 오전 10:53
득점, 리바운드 등 굵직한 주요 기록을 외국인선수들이 장악하고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토종선수들이 분전하고있는 분야는 어시스트와 3점슛이다. 특히 3점슛은 국내 선수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다. 27시즌동안 외국인선수가 1위를 차지한 적은 공동 1위 포함 6차례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국내파가 정상에 섰다.
프로 원년 3점슛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은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와 '이동미사일' 김상식이었다. 당시 둘이 3점슛 1위를 놓고 다투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저 선수들이 저렇게 잘했나?'며 의아한 분위기까지 생겨났던 것도 사실이다. 정인교는 한국산업은행, 김상식은 기업은행 출신이었다.
실력은 확실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금융팀에 소속되어있던 탓에 기아,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실업팀은 물론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대학세에 완전히 가려 이름을 제대로알리지 못했다. 둘다 실업시절 금융팀 소속이 아니었다면 진작부터 더 높은 관심을 받았을 공산이 크다. 정인교가 전형적인 스팟업 슈터라면 김상식은 돌파와 미드레인지까지 갖춘 전천후 득점원이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원년 3점슛왕 타이틀은 정인교가 가져갔다.
역대 3점슛 1위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선수(공동 1위 포함)는 문경은이다. 원년부터 2005~06시즌까지 10시즌동안 무려 6차례나 1위에 올랐다. 왜 문경은이 당대 최고 3점슈터로 명성을 떨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기간동안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로도 맹위를 떨쳤다. 실업시절을 경험해본 케이스인 만큼 프로농구가 좀 더 빨리 시작되었다면 문경은의 1위 횟수는 더 늘어났을 가능성도 높다. 여전히 역대 최고의 슈터중 한명으로 잊혀지지않고 있지만 2003~04시즌 당시 우지원과 더불어 3점슛 1위 밀어주기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20여년간 기록시상을 폐지되게 만든 귀책은 두고두고 흑역사로 남아있다.
조성원은 최고의 클러치 슈터였다. 프로 초창기 최고의 강팀으로 군림했던 현대가 무서웠던 배경에는 최고 포인트가드 이상민과 언더사이즈 빅맨 조니 맥도웰 콤비도 있었지만 외곽에서 끊임없이 상대 빈틈을 노리던 킬러 조성원의 존재도 컸다.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조성원의 크레이지 3점슛이 터졌다.
역대 정규시즌 MVP중 전형적인 슈터는 단 3명(조성원, 김병철, 문태종)이다. 챔피언결정전 MVP로 시선을 돌려보면 2명(조성원, 데이비드잭슨)이 있다.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수상한 슈터는 조성원이 유일하다. 그는 단신(179㎝) 포워드였다. 사이즈에서 오는 수비에서의 약점이 뚜렷했고 패싱능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토종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통해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3점슛 1위를 차지한 외국인선수로는 찰스 민랜드를 시작으로 마퀸 챈들러, 리오 라이온스, 마리오 리틀, 테리코 화이트, 마커스 포스터 등이 있다. 오래된 농구팬이라면 의문점이 하나 들수도 있다. '데이비드 잭슨은?' 잭슨은 원주의 첫 우승에 크게 공헌한 외국인선수로 폭발적인 3점슛을 주무기로하는 전형적인 슈터였다.
때문에 외국인선수 3점슛 1위에 이름이 없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팬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실제로 잭슨은 2002~03시즌 경기당 2.9개의 3점슛을 꽂으며(성공률 45.9%) 김주성-장신 외국인선수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잘해냈다. 역대 3점슛 1위 외국인선수중 가장 많은 평균 갯수를 기록했던 화이트와 동률의 성적이다.
보통의 시즌이었다면 잭슨은 무난하게 3점슛 1위를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당 시즌에는 문경은이 있었다. 문경은은 경기당 3.5개를 넣으며 경쟁자들을 제쳤다. 시즌별 1위라는게 그렇다. 조상현, 허일영, 라이온스같이 1점대 성적으로 1위에 이름을 올리는가하면 잭슨처럼 3점대에 육박하는 기록을 내고도 더 높은 선수에 밀려나기도 한다.
올시즌 역시 3점슛 경쟁이 치열하다. 3년 연속 3점슛 1위 전성현이 1위(2.74개)에 올라있는 가운데 이정현(2.71개)과 허웅(2.70개)이 간발의 차로 뒤를 쫓고 있다. 최종적으로 셋중 누가 1위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격차다. 전성현은 현재까지 27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경기수가 너무 적은것 아니냐'고 할수도 있겠으나 이미 3점슛 성공 기준인 50개를 넘긴 상태인지라 향후 출전여부에 관계없이 순위에 포함된다. 20년만에 부활한 3점슛 시상에서 최고의 저격수 타이틀을 가져가게되는 슈터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KBL 역대 3점슛 1위
1997시즌 정인교(나래) 4.3개 / 1997-98시즌 문경은(삼성) 3.8개 / 1998~99시즌 문경은(삼성 ) 3.3개 / 1999~2000시즌 조성원(현대) 3개 / 2000~01시즌 조성원(LG) 3.8개 / 2001~02시즌 양경민(삼보) 3.4개 / 2002~03시즌 문경은(빅스) 3.5개 / 2003~04시즌 우지원(모비스), 문경은(전자랜드) 3.6개 / 2004~05시즌 문경은(전자랜드) 3.2개 / 2005~06시즌 문경은(SK), 양경민(동부) 3개 / 2006~07시즌 방성윤(SK), 찰스 민렌드(LG) 2.7개 / 2007~08시즌 방성윤(SK) 3.4개 / 2008~09시즌 마퀸 챈들러(KT&G) 2.3개 / 2009~10시즌 조상현(LG) 1.9개 / 2010~11시즌 김효범(SK) 2개 / 2011~12 시즌 김효범(SK) 2.1개 / 2012~13 시즌 김영환(LG ) 2개 / 2013~14 시즌 변기훈(SK) 2.2개 / 2014~15 시즌 허일영, 리오 라이온스(오리온스) 1.8개 / 2015~16 시즌 마리오 리틀(KGC) 2.3개 / 2016~17시즌 테리코 화이트(SK) 2.9개 / 2017~18시즌 두경민(DB) 2.7개 / 2018~19시즌 마커스 포스터(DB) 2.7개 / 2019~20시즌 이대성(KCC) 2.4개 / 2020~21시즌 전성현(KGC) 2.6개 / 2021~22시즌 전성현(KGC) 3.3개 / 2022~23시즌 전성현(캐롯) 3.4개 / 2023~24시즌 ?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문복주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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