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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영, 과소평가와 과대평가 사이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4. 5. 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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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영, 과소평가와 과대평가 사이

입력2024.02.12. 오전 8:31 수정2024.02.13. 오후 3:24 기사원문

애틀랜타 호크스 돌격대장 ‘아이스 트레이’ 트레이 영(26‧185cm)은 최근 들어 위상이 많이 꺾였다. 지난해 각종 매체는 물론 선수단 설문조사 등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중 한명으로 꼽히는가 하면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3 FIBA 월드컵에 대비한 미국 대표팀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진 바 있다.

특히 월드컵 대표같은 경우 20대 초중반의 영건 위주로 팀이 꾸려졌고 영 본인 또한 합류를 강력하게 원했음에도 외면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는 후문이다. 불명예스런 쪽에 언급이 되고 명예로운 부분에서는 인정을 못 받는 모양새다. 현재 그는 2024 파리올림픽 미국 예비 41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기는 했다.

하지만 동 포지션에 워낙 쟁쟁한 신구 강자들이 많아 최종명단까지 살아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올스타 탈락이다. 국가대표같은 경우 스타들의 이름값, 포지션별 배분 등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어 잘하고도 떨어질 수 있다. 특히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미국 대표팀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올스타는 다소 억울하게까지 느껴진다. 현재 영은 48경기에서 평균 27.1득점(9위), 10.8어시스트(2위), 2.8리바운드, 1.5스틸(7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런 성적을 거두고도 올스타에서 고배를 마셨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리그 역사상 평균 25득점, 10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하고도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한 것은 단 3차례에 불과하다.

마이클 아담스가 처음이었고 두번째가 지난 시즌의 영이다. 거기에 더해 올 시즌까지 그런 결과가 나왔으나 영 입장에서는 한숨이 터져나올 노릇이다. 지난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과대평가'라는 말보다는 '너무 과소평가받는게 아닌가'라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물론 최종적으로 영은 이번 올스타전에 나선다. 올스타에 뽑혔지만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와 줄리우스 랜들(뉴욕)을 대신해 토론토 랩터스의 스카티 반스와 함께 대체선수로 선발됐다. 그러나 사전 선발과 대체는 엄연히 다르기에 영 입장에서는 마냥 기분 좋지는 않을 것이다.

1번 포지션으로 봐도 단신에 속하는 사이즈와 수비에서의 아쉬움이 저평가의 원인으로 짐작되고 있다. 확실히 해당 부분에서의 약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는 비단 영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대로 따져봐도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단점을 커버한 스타 플레이어도 적지 않다. 현재 성적이 말해주듯 영 또한 공격 생산성 만큼은 리그 정상급에 가까운 선수다.

영은 오클라호마 대학교 시절부터 ‘제2의 커리’로 명성을 날렸다. 빠른 슛 타이밍을 무기로 거리 불문하고 3점슛을 꽂아 넣었기 때문으로 상대 팀에서는 영의 슛이 무섭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실상 프로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은 커리보다는 스티브 내쉬와 더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점슛이 무섭다는 것에서는 커리와 궤를 같이하지만 그 외의 플레이에서는 차별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영은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를 쏟아내는데도 능하다. 공격력이 출중한 대부분 포인트가드가 득점에 치중하고 어시스트는 옵션으로 따라다니는 것과 달리 영은 둘다에서 강점을 보여준다.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현재 20득점 이상 선수 중 두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선수는 타이리스 할리버튼 (인디애나)과 영이 유이하다.

3점슛이 좋은 포인트가드로 알려져서 그렇지 외곽슛 이상의 재능을 보이고있는 영역이 또 있다. 안정된 볼 핸들링에 순간 스피드가 좋은지라 그러한 장기를 살려 돌파에도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플로터 슛에 있어서는 리그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미들라인에서 시도한 플로터가 성공되는 장면을 보고있노라면 카림 압둘자바의 스카이 훅슛이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다.

거리와 타이밍을 가리지 않고 자주 시도하는데 성공률이 매우 높다. ‘영의 진짜 특기는 3점슛이 아닌 플로터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거기에 더해 앨리웁 패스에도 능한지라 플루터와 섞어 쓰게 되면 상대는 슛인지 패스인지 판단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띄우고, 띄우고, 또 띄우고…, 영의 경기에서 유독 볼을 띄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신장은 작지만 공중전에 누구보다도 강한 가드다.

또한 영은 클러치 상황에서 주눅 들지 않는 이른바 강심장 플레이어다. 아쉽게 시리즈를 내주기는 했지만 지난해 4월 26일 우승 후보 보스턴 셀틱스와의 1라운드 시리즈 당시 엄청난 빅샷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당시 애틀랜타는 보스턴에 1승 3패로 밀리고 있었다. 해당 경기마저 내주게 되면 그대로 탈락인 상황이었는데 경기 종료 2.8초 전까지 점수에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은 중요한 순간에서도 좀처럼 냉정을 잃지 않는다. 하프라인을 넘어서기 무섭게 딥쓰리를 시도했고 그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림을 갈랐다. ​자신의 마크맨이 백스탭을 밟으며 거리가 벌어졌다 싶은 순간 지체없이 3점슛을 던진 것이다. 영은 별다를 것 없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특유의 '추워하는' 세레머니를 펼쳐보이며 보스턴 홈팬들을 침묵시켜버렸다.

영은 신인시절부터 차근차근 성장하며 동나이대 최고 선수 중 한명으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과대평가라는 혹평 속에 외려 과소평가되는 모습이지만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꾸준한 경기력을 감안했을 때 이런 정도로 흔들리거나 슬럼프를 겪을 것 같지는 않다. 냉정하고 강한 애틀랜타의 에이스가 지금보다도 더 단단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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