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규시즌 전체 승률 1위는 달랐다. 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있었던 2023~24시즌 NBA 파이널 1차전에서 동부 컨퍼런스 우승팀 보스턴 셀틱스가 서부 컨퍼런스 우승팀 댈러스 매버릭스를 107-89로 이겼다. 동부 1번시드 보스턴의 검증된 전력이냐. 서부 5번시드 댈러스의 돌풍이냐로 주목된 대결에서는 일단 보스턴이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댈러스는 루카 돈치치(25‧201cm), 카이리 어빙(32‧187.2cm)의 원투펀치를 앞세워 파이널까지 진출한 플레이오프 최고 다크호스다. 그간 돈치치의 원맨팀 성격이 강했으나 어빙이 강력한 2옵션으로서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거기에 더해 데릭 라이블리 2세(20‧216cm), P.J. 워싱턴(26‧201cm), 데릭 존스 주니어(27‧198cm), 대니엘 개퍼드(26‧208cm) 등이 궂은일, 수비, 받아먹기 등에서 높은 에너지레벨을 보여주면서 강팀으로의 밸런스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LA 클리퍼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하나같이 우승을 노릴만한 강팀으로 꼽혔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손발이 잘맞아가는 댈러스의 질주를 막아내지 못했다. 돈치치는 매경기 슈퍼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뽐냈고 어빙 또한 최강 2옵션이라는 명성에 맞는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널 우승의 향방에 대해서는 보스턴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훨씬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돈치치, 어빙 듀오가 제이슨 테이텀(26‧203cm), 제일런 브라운(28‧196.2cm) 양날개보다 여러 가지면에서 더 위력적이고 완성도가 높지만 나머지 멤버의 차이가 큰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샘 하우저(27‧201cm), 알 호포드(38‧206cm) 등 보스턴의 핵심선수 대부분은 하나같이 매경기 주인공으로 떠오를 능력을 가지고있는데 무엇보다 공수겸장이라는 부분이 가장 무섭다. 이런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합을 맞추니 공격과 수비가 물샐틈없이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보스턴에 운이 따랐다. 댈러스는 17경기를 치렀지만 보스턴은 단 14경기를 소화하며 파이널에 올랐다. 특히 맞붙는 팀마다 지미 버틀러(마이애미 히트), 도노반 미첼(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페이서스) 등 상대팀 에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행운(보스턴 입장에서)까지 이어졌다.
파이널에서는 또 다른 지원군까지 돌아왔다. 부상으로 쉬고있던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가 그 주인공으로, 다시 코트로 복귀하기 무섭게 20득점, 6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펄펄날며 전 친정팀 댈러스에 비수를 꽂았다. 슈팅과 다양한 패턴의 수비 조직력만으로 강팀의 반열에 오른 보스턴에 높이까지 대거 보강된 것이다.
댈러스는 돈치치가 30득점, 10리바운드로 제몫을 했을뿐 어빙이 12득점, 3리바운드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파이널을 앞두고 어빙과 보스턴의 악연이 재조명하면서 어빙은 적지않은 부담감을 느끼고있는 모습이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마저 뜻대로 안풀리게되면 가뜩이나 멘탈이 좋지않은 어빙으로서는 플레이오프 내내 다잡아왔던 마인드셋이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
보스턴 양날개중 한축인 브라운은 컨퍼런스 파이널부터 이어온 쾌조의 컨디션이 파이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중이다. 22득점, 6리바운드, 3스틸, 3블록슛으로 공수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반면 간판스타 테이텀은 16득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그치며 1옵션으로서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테이텀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중 한명인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26세의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퍼스트팀 3회, 올스타 5회의 성적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니콜라 요키치, 루카 돈치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등 리그 간판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강팀 보스턴의 프리미엄을 받은 올스타급 선수가 딱 적당하다’, ‘해외파가 리그를 지배하다보니 미국 스타가 필요한 실정이고 그런가운데 리그에서 밀어주고있는 대표적 선수다’는 등 혹평일색이다. 거기에 더해 ‘보스턴이 강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재미가 없다. 그 중심에 테이텀이 있다’는 재미론(?), 임팩트 얘기까지 더해지고있는 분위기다.
물론 ‘보스턴이 너무 강하다보니 돋보이지 않을 뿐 돈치치 등보다 못할게 무엇이냐. 테이텀은 너무 과소평가받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않다. 테이텀이 과대평가를 받는 선수인지 과소평가를 받고있는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제 전성기로 접어든 젊은 선수인지라 향후 커리어가 어떻게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를 봐도 일찍부터 슈퍼스타로 인기몰이를 한 선수가 있는반면 대기만성형 스타 플레이어도 있지않았는가. 확실한 것은 테이텀은 플레이오프 들어 성숙된 플레이를 보이고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테이텀같은 경우 그냘 슛감이 안좋거나 기록이 나쁠 경우 급한 마음에 난사를 하는 경향도 종종 있었다.
이는 팀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쳤고 패배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테이텀은 다르다. 이번 파이널 1차전에서도 그랬듯 득점에서 잘 안풀릴 경우 패싱게임이나 수비에 더 신경을 쓰며 팀 플레이에 집중한다. 만화 슬램덩크의 채치수가 그렇듯 '꼭 내가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는 마인드인 것이다. 팀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욕심없는 아니 욕심을 버릴줄아는 1옵션 테이텀이 보스턴을 우승까지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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