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에서 보스턴 셀틱스의 기세가 무섭다. 보스턴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서 있었던 2023~24 NBA 파이널 2차전에서 댈러스를 105-98로 제압했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가져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 이에 일각에서는 보스턴 우승을 확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않다.
2승 0패로 시리즈 전적을 앞서가는 것은 물론 경기 내용에서조차 일방적으로 우세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스윕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보스턴 팬들은 역대 공동 파이널 최다우승(17회)팀인 LA 레이커스를 제치고 다시 역대 선두로 치고나갈 수 있는 기회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으나 양팀의 현격한 전력차를 보면 그럴 수도 있어보일 정도로 무게추가 기울어져있다.
현재 보스턴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어보인다. 구단 역대 최다인 플레이오프 9연승에 더해 댈러스와는 정규시즌 포함 맞대결 6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인 상대 전적에 더해 5점차이내 접전승부까지 허용하지않고 있는 모습이다. 체급이 다르다는 말이 과언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최근 10년간 플레이오프에서 10연승 이상을 거둔 경우는 단 3번이다.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1회)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2회)가 거기에 해당되는데 모두 파이널 우승에 성공했다. 만약 보스턴이 10연승까지 가게된다면 3-0까지 격차가 벌어지며 댈러스로서는 반격의 기회가 사실상 사라질 수도 있다.
보스턴의 무서운 점은 매경기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는 부분이다. 제이슨 테이텀(26‧203cm), 제일런 브라운(28‧196.2cm),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샘 하우저(27‧201cm), 알 호포드(38‧206cm),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 등 누가 그날 경기의 히어로로 떠오른다해도 이상하지않다.
1차전에서는 브라운(22득점, 6리바운드, 3스틸, 3블록슛)과 포르징기스(20득점, 6리바운드, 2블록슛)가 빛났다. 거기에 더해 테이텀이 16득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뒤를 받쳤다. 댈러스는 이름값만큼 해준 선수는 30득점, 10리바운드를 올린 루카 돈치치(25‧201cm) 혼자였다. 그마저도 어시스트는 개수는 1개에 그치며 개인 플레이오프 역대 최소기록에 울고말았다.
팀의 키맨 돈치치의 어시스트가 그 정도로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팀 플레이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반면 보스턴은 2차전에서 홀리데이(26득점, 11리바운드)가 펄펄 날았다. 잘알려져있다시피 홀리데이는 리그 최고의 앞선 수비수중 한명이다. 특유의 근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상대를 따라다니며 숨막힐 정도로 압박하는 자물쇠 수비는 트레이드마크중 하나다.
보스턴 역시 이러한 부분을 높이사서 그를 영입했다. 하지만 다소 기복이 있어서 그렇지 공격에서도 종종 폭발하며 씬스틸러로 등장하기 일쑤다. 이날도 내외곽을 오가며 효율적인 공격으로 댈러스 수비진에 균열을 냈다. 여기에 브라운(21득점, 7어시스트), 테이텀(18득점, 12어시스트, 9리바운드), 화이트(18득점, 5리바운드)가 함께 활약해줬다.
댈러스에서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돈치치가 이를 악물었다. 32득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팀 보스턴을 이길 수 없었다. NBA 파이널 1, 2차전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에 30점 이상 득점하면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웃지못했다.
외로운 싸움의 흔적을 보여주듯 실책도 8개나 범했다. 혼자서 이것저것 다하려다보니 나오게된 상흔이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내내 돈치치와 함께 환상의 원투펀치를 이룬 카이리 어빙(32‧187.2cm)의 부진이 아쉽다. 1차전에서 13득점, 2스틸에 머문 것을 비롯 2차전에서도 야투 18개를 던져 7개를 성공(16득점, 6어시스트)하는데 그쳤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보스턴 팬들의 야유에 멘탈이 흔들리고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댈러스 입장에서는 3차전에 총력전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3차전까지 내주게되면 3-0까지 벌어지는지라 설사 뒤늦게 전력이 올라온다해도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않아진다. 그만큼 보스턴의 전력은 꾸준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댈러스는 부상투혼중인 돈치치를 더이상 외롭게 놓아둬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함께 팀을 이끈 어빙이 부활해야만이 데릭 라이블리 2세(20‧216cm), P.J. 워싱턴(26‧201cm), 데릭 존스 주니어(27‧198cm), 대니엘 개퍼드(26‧208cm) 등 롤플레이어들까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는 분석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올 3차전의 댈러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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