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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2인자’ 엠비드, ‘제2의 올라주원’ 가능할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1. 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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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2인자’ 엠비드, ‘제2의 올라주원’ 가능할까?

기사입력 2023.01.04. 오전 07:31 최종수정 2023.01.04. 오전 07:31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주전 센터 ‘더 프로세스(The Process)’ 조엘 엠비드(28‧213cm)는 현 NBA최고의 선수중 한명이다. 카메룬, 프랑스,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최근 수 시즌간 꾸준하게 특급 빅맨의 상징인 더블 더블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득점왕 레이스에서도 경쟁중이다. 소속팀 필라델피아 또한 플레이오프는 기본으로 진출하는 팀이 됐다.

엠비드는 좋은 신체조건과 더불어 기술까지 출중하다. 단순히 빅맨치고 좋은 편이 아닌 전 포지션을 통틀어서도 특급 테크니션 중 한명으로 불릴만하다. 빼어난 슈팅력과 더불어 골밑에서 간결한 스텝과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속이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을 능숙하게 쓴다. 때문에 같은 아프리카 출신이자 90년대 레전드 센터로 명성을 떨친바있는 하킴 올라주원(59‧213cm)과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실제로 기량적인 측면에서 올라주원에 근접했다는 의견도 많다. 리바운드, 블록슛 등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따라잡기 쉽지않지만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하나만큼은 그에 못지않다는 평가다. 올라주원도 당시 기준으로 슛이 좋은 선수였지만 엠비드의 슈팅력은 역대 센터중에서도 손꼽힐만한 수준이다.

미드레인지 점퍼와 3점슛을 다양한 페이크와 섞어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스탭백 슛, 페이드 어웨이 슛 등을 날리는 모습은 빅맨이 아닌 스윙맨을 연상시키기도한다. 물론 운동능력도 엄청난 선수인지라 파워, 기동성을 활용한 림어택과 다양한 포스트업 무브 역시 강력하다. 한창때 올라주원이 들었던 평가처럼 ‘센터의 사이즈를 갖춘 스몰포워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엠비드가 올라주원을 따라잡기는 쉽지않을지도 모른다. 후대에서 해당 선수를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 중 하나는 커리어다. 여러 가지 기록이나 각종 타이틀이 포함된 개인 성적, 팀 공헌도, 우승횟수, 당시에 남긴 임팩트 등이 모두 계산이 된다. 특히 수상기록은 시대구분없이 객관적으로 선수를 인정하는 큰 지표로 작용한다.

올라주원은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NBA 정규리그 MVP, 퍼스트팀 6회, 올스타 12회, 올해의 수비수상 2회, 리바운드왕 2회, 블록슛왕 3회 등 쟁쟁하기 이를데없다. 특히 마이클 조던이 야구 외도 등으로 지배자 라인에서 잠시 빠져있던 2시즌간 우승과 파이널 MVP을 독식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함께 4대 센터로 활약했던 페트릭 유잉, 데이비드 로빈슨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엠비드는 기량 대비 커리어가 많이 아쉬운 상태다. 득점왕 1회, 세컨드 팀 4회, 올 디펜시브 세컨드 팀 3회 정도가 고작이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퍼스트팀에 한번도 뽑히지 않았다. 2018년도부터 꾸준하게 들어간 올스타(총 5회) 정도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여기에는 동포지션에 니콜라 요키치(27‧211cm)라는 또 다른 괴물이 버티고 있는 영향이 크다.

요키치는 엠비드와 비슷한 또래이면서도 2년연속 정규리그 MVP, 퍼스트팀 3회 등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다. 선수간 기량차이는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록적인 부분에서는 넘기 쉽지않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요키치가 없었다면 정규리그 MVP, 퍼스트팀의 상당 부분이 엠비드 몫이 되었을 공산도 높다. 엠비드 입장에서는 ‘왜 나랑 같은 시대에 요키치가 있을까…’라고 탄식할만다.

올 시즌 또한 엠비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8경기에서 평균 33.5득점(전체 2위), 4.6어시스트, 9.8리바운드, 1.2스틸, 1.7블록슛을 기록중인데 어지간한 시즌같았으면 정규리그 MVP도 가능한 성적이다. 소속팀 역시 선두와 4게임차 동부 컨퍼런스 5위를 유지중이다. 아쉽게도 여기서 더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한 올 시즌도 MVP는 쉽지않아 보인다. 댈러스 에이스 루카 돈치치가 평균 34.3득점(전체 1위), 8.9어시스트, 8.8리바운드, 1.7스틸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가운데 야니스 아데토쿤보 또한 엠비드 못지않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엠비드의 숙적 요키치는 올 시즌에도 핫하다. 34경기에서 평균 25.6득점, 9.5어시스트, 10.8리바운드, 1.4스틸로 괴물같은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만약 요키치가 시즌 트리블더블에 성공한다면 엠비드는 지난 시즌에 그랬던 것처럼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MVP경쟁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실 공산이 유력하다. 팀 성적 또한 요키치의 덴버가 더 높다. 엠비드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할 당시 올라주원은 파워형 센터 샤킬 오닐을 상대로 스피드와 활동 범위의 우위를 앞세워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요키치는 엠비드가 그런 식으로 요리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운동능력, 기동성, 탄력 등에서는 앞서지만 요키치는 자신보다 빠르고 움직임이 많은 적수를 특유의 BQ와 패싱센스로 잡아먹어버린다.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팀 기동성 대결에서는 밀리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엠비드 입장에서는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커리어에서 엄청난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 나이대도 비슷하거니와 내구성까지 좋은 요키치와는 계속해서 동시대에서 활약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엠비드는 여전히 젊다. 현재는 2인자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요키지 그늘에 가리지만은 않을수도 있다. 선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우승인만큼 엠비드가 에이스로서 소속팀을 파이널 챔피언으로 이끈다면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떼어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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