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NBA에서 재능대비 가장 아쉬운 선수를 꼽으라면 브루클린 네츠의 벤 시몬스(28‧208cm)가 빠질 수 없다. 좋은 사이즈(맨발 신장 208cm‧윙스팬 214cm)에 더해 운동능력, 다양한 스킬을 고르게 갖춘 덕에 차세대 리그를 대표할 슈퍼스타 재목으로 꼽혔으나 현재까지도 포텐이 터지지않고 있다. 아니 꽉 막혀있다는 점에서 향후 미래도 밝지않은 편이다.
시몬스는 드래프트 워크아웃 당시 엄청난 신체조건에 더해 사이즈대비 운동능력으로 큰 주목을 받은바 있다. 271.8cm의 스탠딩 리치를 가진 선수가 3/4 코트를 3.05초만에 뛰는 것을 비롯 레인 어질리티를 10.61초로 돌파해버리며 지켜보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빅맨급 사이즈로 가드의 스피드를 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운동능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블레이크 그리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등 짐승급 빅맨들을 웃돈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다양한 테크닉을 겸비했던지라 많은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6년도 NBA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당연하다는 듯 시몬스를 뽑았다.
이는 어느 팀이라도 비슷했을 것이다. 기대치가 '제2의 매직 존슨'인데 어떻게 다른 선수를 선택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한참의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시몬스의 가치는 하한가다. 아직 한창 젊은 관계로 시간이 더 남아있기는하지만 극적인 반등이 없는한 훗날 '역대 최악의 1순위'후보중 한명으로 언급될 공산도 크다.
상대적으로 당시 시몬스보다 후순위로 뽑혔던 브랜든 잉그램(2순위), 제일런 브라운(3순위), 버디 힐드(6순위), 자말 머레이(7순위), 도만타스 사보니스(11순위) 등은 자신만의 색깔있는 플레이를 통해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어 더더욱 비교가 되고 있다. 당시 그를 선택했던 필라델피아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이즈 좋고 다재다능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몬스의 최고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우선 패싱능력이다. 포인트가드와 포워드를 모두 겸할 수 있는 선수답게 준수한 시야를 바탕으로 구석구석으로 패스를 뿌릴 줄 안다. 기본적으로 본인의 득점보다 패스를 먼저 보는 유형이다보니 좋은 패스가 많이 나오고 어시스트 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오는 게 특징이다.
돌파후 외곽에 있는 선수에게 킥아웃 패스를 잘 내주며 빅맨을 활용한 픽앤롤 플레이, 컷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필라델피아 시절 조엘 엠비드에게 주는 앨리웁 패스는 알고도 막기 힘들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수비력 또한 좋다. 올-디펜시브 퍼스트팀에 2번이나 선정됐을 정도로 우수한 디펜더다.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겸비한 선수답게 1~4번을 무리없이 막고, 상황에 따라 센터 수비도 어느정도 가능하다. 수비에서의 범용성만큼은 리그 전체에서 손꼽힐만한 선수다. 빅맨의 사이즈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스피드와 사이드스텝을 앞세워 어지간히 빠른 가드를 상대로도 움직임이 따라가고, 손질과 반사신경까지 좋아 샷 컨테스트와 스틸 모두 뛰어나다.
수비 센스와 팀디펜스 이해도 역시 나무랄 데 없다. 비슷한 사이즈의 포워드를 상대로도 어지간해서는 밀리지않는다. 이러한 능력치를 앞세워 간혹 센터로 나서기도 한다. 박스아웃, 스크린 등에서 힘좋은 센터들에게 밀리기는 하지만 운동능력을 앞세운 리바운드, 블록슛 등이 위력적인지라 스몰볼 라인업에서의 5번으로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시몬스의 이같은 점들은 플러스로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공격력이 약해도 너무 약해 장점인 패싱능력, 수비력 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재 그는 13경기에서 평균 5.3득점, 6.5어시스트, 5.7리바운드, 0.8스틸, 0.6블록슛을 기록중이다. 시몬스의 이름값을 감안했을때 아쉬운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낮은 득점력, 그보다 최악인 슈팅력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득점이다. 어시스트, 리바운드보다도 낮다. 어시스트-리바운드에서 리그 20위권 안에 든 선수 중 가장 낮은 득점기록이다. 보통 이 정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있는 선수는 각팀의 주전 혹은 핵심 멤버들인지라 출장시간이 적지않다. 그런만큼 아무리 낮아도 최소한 10득점 언저리는 해주는게 보통이다.
수비형 센터인 루디 고베어도 평균 10.9득점을 올리고 있다. 시몬스의 득점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손끝 감각이 안좋다. 림 바로 밑에서 골밑슛이나 돌파를 성공시키지않는 이상 다른 방식으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않다. 특히 현대농구의 대세인 3점슛에 있어서는 역대 최악이라고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아예 봉인된 상태다.
시몬스의 슈팅력은 대학 시절부터 지적된 단점인데 지금까지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못 던질뿐 아니라 안 던지기까지 한다는 사실이다. 슈팅이 약점으로 평가받는 선수들도 자신에게 오픈찬스가 오면 적어도 시도는 한다. 그마저도 안던진다면 팀플레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몬스는 수비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슛을 던지기보다는 패스를 돌리기 바쁘다. 아예 던질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인다. 이렇게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너무 편해진다. 클래식 파워포워드로 불리는 자이언 윌리엄슨도 오픈찬스가 나면 3점슛이나 미드레인지 점퍼를 던진다. 과거 공룡센터로 불렸던 샤킬 오닐조차 미드레인지 인근에서의 훅슛 등은 가지고 있었다.
반면 시몬스는 포스트에서 조금만 물러나면 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전무해지고 그마저도 안하려고 한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돌파, 패싱능력 등 다른 스킬까지 상대 수비에 읽히고 막히기 일쑤다. 시몬스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수비가 예상하고있는데 스탯이 좋게 나올 수가 없다. 특히 이같은 문제는 수비가 더욱 타이트해지는 플레이오프 등 큰 무대에서 더더욱 심각해진다.
올시즌 역시 시몬스의 슈팅은 아주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아예 쏘질 않는지라 3점슛 관련 기록이 비어있으며 자유투(75%) 또한 좋지못하다. 상대팀에서는 외곽에서 시몬스가 오픈 상태로 있어도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지않거나 아예 내버려두는 경우도 많다. 이를 이용해 오픈 3점슛만 한번씩 넣어줘도 시몬스의 플레이는 확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못던지고 안던지는 시몬스의 조준경은 언제쯤 고쳐질 수 있을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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