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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그들과 함께 뛰면 정말 날아다닐 것 같아요”

나만의 베스트5

by 멍뭉큐라덕션 2023. 1. 1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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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베스트5⑤ '총알 낭자' 김영옥

‘총알 낭자’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영옥(48‧168cm)은 여자농구 역사상 가장 빨랐던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마치 육상 선수를 연상케 하는 스피드로 부지런히 코트를 헤집고 다녔는데 체력까지 좋았던지라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면서도 쉽게 지치지도 않았다. 때문에 당시 그녀가 뛰었던 경기를 보면 유달리 많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여기를 비쳐도 있고 저쪽으로 카메라가 돌아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옥은 자신의 스피드를 잘 활용했다. 무조건 빠르게만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 속도를 줄여가면서 플레이하다가도 상대의 빈틈을 봤다 싶은 순간에는 기어를 확 끌어올렸다. 본래도 빠르거니와 폭발력까지 있어서 수비진 사이를 찢듯이 돌파해 들어가 득점을 성공시키기 일쑤였다. 자신보다 훨씬 큰 빅맨이 앞을 가로막아도 개의치않고 뛰어오를 정도로 배포 또한 두둑했다.

그녀는 쉴새없이 코트를 휘젓는 뜨거운 슬래셔이자 타이밍만 맞다싶으면 여지없이 라이플을 격발시키는 차가운 저격수였다. 돌파할 때는 본인이 총알처럼 튀어나가고, 외곽에서 슛을 던질때는 림이라는 목표물을 향해 정확도 높은 총알을 발사했다. 거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패스능력까지 향상되어갔던지라 수비 입장에서는 매우 버거운 유형의 테크니션이었다.

그녀가 뽑은 나만의 <여자농구 역대 베스트5>는 포인트가드 전주원(50‧176cm), 슈팅가드 김영옥 본인, 스몰포워드 박정은(46‧180cm), 파워포워드 정선민(48‧184cm), 센터 하은주(39‧ 202cm)다. 현역 시절을 함께하며 플레이를 직접 느껴보았던 선수가 기준이 됐다.

“주원언니야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지않을까요. 포인트가드는 물론 전 포지션에 걸쳐 역대 1위를 다툴만한 선수가 아닐까싶어요. 넓은 시야와 탁월한 패싱센스로 원 가드 리딩이 가능뿐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내외곽을 넘나들며 에이스급 수준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죠. 제가 현대에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도 그런 선수와 함께한 이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언니가 상대 수비를 뒤흔들어주니까 저는 더욱 마음껏 뛰고 슛도 던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빼어난 스코어러이자 디펜더인 (박)정은이가 3번을 책임진다면 탑, 윙 어느 쪽에서도 공수플레이가 매끄러울 듯 싶어요”

실제로 김영옥은 태평양 시절에는 크게 눈에 띄지않다가 현대에와서 전주원과 호흡을 맞추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물론 모든게 전주원효과라고만은 할 수 없다. 전주원과 함께하던 선수들이 덕을 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김영옥 또한 자신만의 장점이 확실했던지라 서로간 윈윈이 됐다고보는 의견이 맞다. 뛰어난 포인트가드 입장에서 잘뛰고 슛좋은 선수가 슈팅가드로 함께한다면 경기를 풀어나가기 한층 쉬워지는게 사실이다. 거기에 박정은같이 공수완성도가 높은 3번은 어느 조합에서도 높은 시너지가 가능하다.

“사실 저정도만해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팀이 가능하겠지만 역대급 베스트5를 말씀하셨으니까 강한 골밑은 필수겠죠. (정)선민이와 하은주 조합이면 거의 해결되지않을까요?(웃음) 선민이는 여자 서장훈으로 불릴만큼 신체능력, 테크닉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빅맨으로서 기본역할을 고르게 잘해주면서도 슈팅력이 좋아 넓은 공간을 책임질 수 있는 4번이죠. 은주같은 경우 모 농구만화에서 나온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없는 사이즈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하고 싶네요. 존재 자체로 아군에게는 든든함을, 상대에게는 큰 벽같은 느낌을 주는 선수였다고 기억됩니다“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 출전은 쉽지않았던 하은주지만 그녀의 남다른 사이즈는 그 자체가 최고의 무기였다. 앞선에서 전주원, 김영옥, 박정은같이 노련하고 빠른 선수들이 끊임없이 뛰어주고 정선민 또한 포지션대비 준수한 기동력을 갖추고 있는지라 하은주의 다소 느린 발은 크게 문제가 되지않는다. 외려 몸싸움, 리바운드 등 센터 본연의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전주원의 질좋은 패스를 받아먹기만 잘해도 상대 포스트를 초토화시키에 모자람이 없다. 그렇다고 하은주, 정선민만 신경쓰기에는 김영옥, 박정은의 3점슛이 부담스럽다.

“이선수와 함께 뛰어봤으면 어땠을까? 등의 팀과 시대를 구분하지않고 만들어보는 베스트5는 정말 흥미로운 것 같아요. 높이, 스피드 등의 밸런스와 순간 순간 상황 판단력과 대처능력이 뛰어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커버해주고 능력치를 올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보입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WKBL 제공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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