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트윈타워에 슈터까지, 밸런스는 확실할 듯 싶어요”

나만의 베스트5

by 김종수(바람날개) 2022. 12. 22. 20:09

본문

“트윈타워에 슈터까지, 밸런스는 확실할 듯 싶어요”

기사입력 2022.12.22. 오전 07:31 최종수정 2022.12.22. 오전 07:31

나만의 베스트5① 성정아 WKBL 재정위원장

 

 

NBA 관련 해외 기사들을 보면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5’같은 소재가 자주 나온다. 역대일 수도 아님 범위를 좁혀서 현역 혹은 특정팀으로 가기도하지만 각기 활약한 시대나 팀이 달라 함께 뛰지못했던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지라 적지않은 관심을 받는다. 반면 국내에서는 팬들끼리는 종종 다뤄지지만 선수나 농구인을 통해서는 접하기 쉽지않다. 이에 ‘베스트5’ 소재로 소소한 시리즈를 하나 연재해볼까한다.

제목 그대로 내가 뽑은 베스트 5다. 해당 인물의 개인적인 의견이 주다. 때문에 ‘이 포지션에 더 뛰어난 선수도 많은데 하필 저 선수를?’같은 반론은 의미가 없을 듯 싶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 선수가 최고지만 나에게는 이 선수가 더 맞을 수도 있고 팀 구성상 잘 어울리는 선수가 따로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농구 팬들에게 여전히 익숙한 이름은 물론 잊혀진 선수들도 함께 돌아보며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소소한 재미를 느껴보자.

성정아가 뽑은 나만의 <여자농구 베스트 5>

성정아(57‧184㎝) WKBL 재정위원장은 1980년대를 호령한 여자농구계 스타플레이어중 한명이다. 부상으로 롱런하지는 못했으나 코트에 나설 때마다 존재감있는 플레이를 통해 상대팀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줬다. 1985년에 삼성생명 전신 동방생명에 입단해 농구대잔치 5회 우승에 기여했으며 1989년에는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한국스포츠 역사상 최대 쾌거 중 하나인 1984년 LA올림픽 당시 여자농구 은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농구대잔치 시절 선수들이 그렇듯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지는 이름이 되었으나 국내 2번째 NBA리거에 도전중인 이현중(22·201cm)의 모친으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예전 선배님들도 그렇고 최근 후배들도 그렇고 시대별로 좋은 선수들은 참 많았죠. 하지만 아무래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빼어난 기량을 피부로 느꼈던 선수 위주로 뽑고 싶습니다. 머릿속으로 플레이가 그려지는 선수들이 있거든요. 개개인의 능력은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시너지가 검증된바 있죠”

성 위원장이 뽑은 나만의 <여자농구 역대 베스트5>는 센터 박찬숙(63‧190cm), 파워포워드 성정아 본인, 스몰포워드 김화순(60‧178cm), 슈팅가드 최경희(56‧166cm), 포인트가드 이형숙(58‧173cm)이다. 하나같이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린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국제대회에 가서 백인, 흑인 선수들과 부딪히다보면 파워, 힘, 탄력도 그렇지만 기본적인 사이즈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아요. 우리가 언제 높이로 덕본 적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최소한의 대항은 해야하기 때문에 찬숙 언니와 저의 트윈타워로 4, 5번을 구성했어요”

박찬숙과 성정아의 ‘트윈타워’는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검증받은 콤비다. LA올림픽 당시 대표팀의 골밑도 이들이 지켰다. 무엇보다 둘은 각자 소속팀은 서로 달랐지만 플레이 스타일에서 시너지가 컸다. 역대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꼽히는 박찬숙은 최고의 빅맨이자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센터로서 든든하게 골밑을 지키면서도 때론 스윙맨처럼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혼란에 빠트렸고 거기에 더해 가드급 패싱센스도 자랑했다.

“찬숙 언니가 어떤 선수였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잖아요. 언니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니까 저는 옆에서 궂은 일에 집중했어요. 더불어 나이 차이가 나는지라 언니보다 한걸음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했죠. 그러다보면 패스를 받아서 득점하기 좋은 찬스도 생기고 이래저래 플레이하기가 편해지더라고요. 찬숙 언니를 통해 배운게 많아요”

골밑이 강한 팀이 더 강해지는 방법이 있다. 외곽슛까지 펑펑 터지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상대팀에서는 온전히 포스트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슈터들 역시 빅맨들 덕을 보며 좀 더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다.

김화순과 최경희는 당대 최고의 슈터들로 꼽힌다. 김화순은 LA 올림픽 당시 6게임에서 평균 16.8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올랐다. 미국여자농구계의 슈퍼스타 쉐릴 밀러(평균 16.5득점)와 치열한 경쟁 끝에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깊다. 쉐릴 밀러는 '밀러 타임'으로 유명한 NBA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레전드 슈터 레지 밀러의 친누나다.

‘3점슛의 마녀’, ‘작은 탱크' 등으로 불리던 최경희는 크지않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동방생명에서 농구대잔치 6번의 우승에 기여했으며 득점왕 4번, MVP에 3번이나 오른 득점머신이었다. 외곽슛은 물론 돌파, 미드레인지 등 전천후 폭격기로 위용을 과시했다. 거기에 더해 어시스트, 스틸 등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이런 정도의 득점머신이 박찬숙-성정아 트윈타워하에서는 한명만 있어도 엄청난 위력이 발휘될 수 있는데 무려 쌍포다. 각기 떨어져 있었다면 4명 모두 수시로 더블팀 견제를 받을만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수비 파괴 라인업이다.

마지막으로 포인트가드는 이형숙을 선택했다. 이형숙은 신인 시절부터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일찌감치 국가대표에 선발된 재능 넘치는 1번이었지만 동포지션에 박앙계, 최애영 등 걸출한 선배들이 있어 주로 백업 멤버로 위치했다. 그러던중 LA 올림픽 당시 박양계가 부상으로 뛰지못함에 따라 주전 자리를 꿰차고 은메달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당시 기준 포지션 대비 좋은 신장에 빠른 발까지 가지고 있어 드리블을 통해 상대 진영을 휘젓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트윈타워와 쌍포를 가진 팀에 이형숙같이 활동량 넘치고 패싱센스 좋은 포인트가드는 환상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최경희 제공, 박찬숙 제공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Copyright ⓒ 점프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