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오재원 vs '격투기' 권아솔, 빌런 대결 발발?
기사입력 2023.05.12. 오후 02:24 최종수정 2023.05.12. 오후 02:24
'누가 누구를 비난하는가', 팬들 반응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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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해설가 오재원의 <덴 매거진> 인터뷰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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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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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분에 팬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팬분들 덕분에 네가 존재하는 거다.'
종합격투기 선수 권아솔(37·압구정짐)이 전 야구선수이자 현 SPOTV 해설위원인 오재원(38·우투좌타)을 저격했다. 권아솔은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 등과 함께 로드FC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파이터로서의 업적보다는 이런저런 이슈와 상대를 가리지 않는 입담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총구를 오재원 쪽으로 향했다.
오재원은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스타다. 2003년 2차 9라운드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2022년까지 원클럽맨으로서 상당한 족적을 남겼다. 주 포지션은 2루수였으며 노장이 된 후에는 1루수로도 종종 출장했다. 타율, 장타, 도루 등 어느 한쪽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두루두루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었으며 무엇보다 큰 경기에 강해 '주인공 본능'이 있다는 평가도 종종 들었다.
센스가 좋고 배짱도 상당해서 예상외의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능력이 좋았는데 그로 인해 상대팀 팬들로부터 '얄밉다'는 얘기도 자주 나왔다. 그런 캐릭터로 인해 안티팬도 적지 않았으나 이후 국가대표로서의 활약과 좋은 팬서비스 등이 알려지며 츤데레같은 호감형 이미지가 쌓여나갔다.
해설위원을 한다고 했을 때도 '특유의 개성있는 해설을 기대한다'며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다. 해설 과정에서도 이미지 덕(?)을 봤다. 본래부터 막을 막 던지는 이미지가 있던지라 다른 해설위원같으면 집중 비난에 시달릴 말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팬들의 반응이 너그러웠다. '오재원이니까', '저 친구는 저런 점이 매력이다'는 등 알아서 이해해버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뜻밖의 특혜도 봤다. 이른바 오재원 효과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어버렸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공개된 DEN과의 인터뷰에서 박찬호를 두고 "저는 코리안특급을 너무 싫어한다"며 대놓고 저격을 한 바 있다.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그분을 응원했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며 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오재원은 박찬호를 비난할 수 있다. 한때 전 국민적인 영웅이었고 현재도 이미지가 좋은 인물이기는 하지만 박찬호는 신성불가침의 존재까지는 아니다. 발언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국가에서 상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권리일 수도 있다. 문제는 거기에 대한 책임도 본인의 몫이라는 점이다.
특히 오재원의 발언같이 사적인 자리도 아닌 방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건네는 경우는 특히 그렇다. 팩트에 근거해야 하며 어느 정도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아야 공감도 얻을 수 있다. 아쉽게도 오재원의 발언은 좋지 않은 쪽으로 큰 파장만 일으키고 있는 분위기다. "박찬호의 해설에서는 후배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 혹은 자신이 느꼈던 서운한 감정 등은 충분히 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정도에서 그쳤다면 비난 여론 역시 이 정도로 들끓지는 않았을 공산이 크다. 거기에 더해 오재원은 "박찬호는 응원해준 국민들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른다"며 사안과 전혀 관계없는 대다수를 끌어들이는 악수를 범했다. 이렇게 되자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이 되며 이미지가 좋은 박찬호를 공격한 내로남불 캐릭터로 전락하고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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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를 가리지 않는 권아솔의 저격본능은 오재원도 예외는 아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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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아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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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오재원을 향한 반론 혹은 저격을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권아솔 역시 SNS를 통해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권아솔은 11일 자신의 SNS에 '나도 네가 참 안타깝다. 오재원. 십여 년 전에 홍영기 선수가 팬이라고 사진 한번 찍어 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똥 씹은 표정으로 선심 쓰듯 하는 네 행동을 보면서 나는 너랑 같은 행동은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시물을 작성했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대로 '네 덕분에 팬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팬분들 덕분에 네가 존재하는 거다'라는 말로 오재원이 박찬호에게 했던 멘트를 비슷하게 인용해 저격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해당 게시물의 댓글창은 물론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이런저런 의견이 충돌하며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현재 오재원을 향한 여론은 꾸준히 안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지적하고 있는 권아솔에 대한 여론도 좋은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권아솔은 워낙 안티팬이 많았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말과 행동이 일치가 안 되는 모습을 쉼없이 보인 것을 비롯 특정 인물, 사건은 물론 종교, 정치까지 이슈가 될만한 것이면 닥치는 대로 언급하며 화제를 끌었다.
이에 '고장난 시계도 가끔은 맞는다'며 오랜만에 옳은 소리를 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재원 사건에 발 하나 걸쳐놓고 또다시 이슈 전략을 짜고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은 분위기다. 어떤 말을 해도 좋지 않은 의도로 해석될 만큼 이미지 자체가 나쁘게 형성된 이유가 크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저격을 당한 오재원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쏠려있다. 야구, 격투기로 종목은 다르지만 오재원은 선수시절부터 상대가 누구든 자신을 자극하면 꼭 반응을 보여왔다. 국내격투계의 악동이 권아솔이라면 야구쪽에서는 오재원도 그런 방향으로 만만치 않았다. '빌런 대결이 발발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더불어 본의 아니게 사건의 주인공중 한 명이 된 박찬호의 대응에도 시선이 주목되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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