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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텀 vs 버틀러, 좋은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5. 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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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텀 vs 버틀러, 좋은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

기사입력 2023.05.18. 오전 06:01 최종수정 2023.05.18. 오전 06:01

2023 NBA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은 3년전 4강의 리매치라는 점에서 더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서부 컨퍼런스는 7번시드 LA 레이커스와 1번시드 덴버 너게츠, 동부 컨퍼런스는 8번시드 마이애미 히트와 2번시드 보스턴 셀틱스가 맞붙게됐는데 이는 2020년 당시와 동일하다.

당시에는 레이커스와 마이애미가 파이널에 진출했고 최종적으로 레이커스(4승 2패)가 정상 정복의 기쁨을 누렸다. 그런 점에서 3년만의 재대결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고있는 분위기다. 당시 패자들은 더욱 발전했고 선수단 구성이나 기세 또한 또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4강까지 진출했을 정도면 어느 팀이든지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임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각 팀별로 파워 밸런스는 존재하지만 종이 한 장 차이인지라 기세 싸움, 전략대결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일단 덴버와 레이커스의 대결에서는 덴버가 기선을 제압하며 리벤지 가능성을 끌어올린 상태다. 덴버의 간판스타 니콜라 요키치가 트리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앤서니 데이비스를 비롯한 레이커스 빅맨진도 만만치않은 위력을 보인만큼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라는 의견이 많다.

덴버와 레이커스의 화두가 ‘빅맨 대결’이라면 보스턴과 마이애미는 ‘스윙맨 대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보스턴과 마이애미는 각각 제이슨 테이텀(25‧203cm)과 지미 버틀러(33‧201cm)라는 걸출한 스몰포워드가 이끌고 있다. 화려한 드리블로 볼을 오래끌기보다는 간결한 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내서 득점을 올린다는 점, 큰 경기나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불타오른다는 점 등 공통분모도 많다.

이들은 성장 환경에서도 상당 부분 닮아있다. 어린시절 가정환경이 좋지못해 적지않은 고생을 했지만 훌륭한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바르게 성장했고 현재까지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갈수록 이기적이고 악동스러운 선수들이 늘고있는 추세에서 남다른 응원을 받고있는 이유다.

테이텀은 초등학교 이전까지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그의 엄마인 브랜디 콜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테이텀의 부친을 만나 임신하게 되었는데 농구선수였던 부친은 그 사실을 모른채 유럽리그로 떠나고 만다. 콜은 어린 나이였지만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은채 홀로 테이텀을 키워낸다.

배구 유망주였던 꿈을 포기한채 테이텀을 출산했고 이후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해 육아와 학업을 병행한다. 도와줄 사람은 커녕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못했다. 아기를 맡길데가 없어 테이텀을 데리고 강의실에 들어가 수업을 듣기 일쑤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콜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까지 된다. 일, 육아, 공부를 병행하면서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기 그지없다.

더욱 대단한 것은 힘든 와중에도 아들의 인성교육에 남다른 신경을 썼고 늘 좋은 말을 해주며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지도했다는 점이다. 뒤늦게 사실을 안 부친은 그가 초등학교때 돌아왔고 이후에는 함께 노력했다고 한다. 콜은 부모 특히 모친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어떤 순간에서도 포기하지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는 모친을 쏙 닮았으며 지금까지도 가르침을 잊지않고 살고있는 모습이다.

버틀러의 인생스토리는 더욱 파란만장하다. 테이텀이 어린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서 성장했다면 버틀러의 인생을 바꿔준 것은 양모다. 그것도 흑인이 아닌 백인 엄마다. 버틀러의 친부모는 차례로 그를 버렸다. 친아버지는 아주 어릴때 가족을 떠났고 생모는 13살때 그를 버렸다. 어린나이에 갈곳이 없어져버린 버틀러는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소파나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만 했다. 도움을 받을 친척도, 관심을 보여준 기관도 없었다.

놀라운 것은 그 와중에서도 나쁜 쪽으로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본래 가지고있는 성품 등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농구에 대한 열정이 컸던 탓도 크다. 버틀러는 그 와중에도 농구를 하고싶어했고 고등학교까지 어렵사리 진학한다. 이후 3점슛 대결을 통해 친해진 후배와의 인연을 통해 그의 집에서 함께 가족이 되어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후배의 모친인 미셸 램버트는 이미 자녀만 6명을 키우고있었고 집안살림도 넉넉하지 않았던지라 처음에는 버틀러를 반기지않았다. 하지만 워낙 품성이 바르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는 모습에 믿음을 느끼고 양아들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 다른 자녀와 차별없이 버틀러를 대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엄하게 꾸짖고, 심적으로 힘들어 할때는 따뜻하게 감싸고 다독여줬다.

어린 버틀러는 양모와 많은 동생들 덕에 가족이라는 존재를 느끼게됐고 안정감 속에서 목표에 대한 원동력을 얻고 더욱 농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 생모는 버틀러를 버렸지만 더욱 휼륭한 양모가 그 상처까지 보듬고 안아준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함께 해줬던 양모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그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다.

브랜디 콜과 미셸 램버트는 테이텀과 버틀러를 바르고 멋진 젊은이로 성장시켰다. 그렇게 자라난 둘은 세계최고 무대인 NBA에서 경쟁하고있고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서 각자의 팀을 이끌고 만났다. 이제는 엄마의 자랑을 넘어 보스턴과 마이애미의 자랑이 됐다. 어쨌든 승부는 가려져야 한다. 닮은 듯 다른 두 에이스 중에 시리즈가 끝난후 웃게 되는 쪽은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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