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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요키치는 타고난 것이 많은 선수입니다”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5. 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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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요키치는 타고난 것이 많은 선수입니다”

기사입력 2023.05.19.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5.19. 오전 08:31

“왜 농구에서 빠르고 운동능력 좋은 선수가 유리하다고 그러겠어요? 신장하고 마찬가지죠. 무조건 해당 요소를 갖춘 선수가 그렇지않은 선수보다 얻게되는 이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생활체육으로서의 농구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스포츠이지만 선수끼리는 불평등한 요소도 존재합니다. 똑같은 것을 배워도 좀 더 잘하는 재능의 차이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스피드, 운동능력, 신장 이런 부분은 타고난 부분의 영향이 큰지라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거든요”

전 프로농구선수 출신 농구인 조성훈(50‧185cm)은 NBA 컨퍼런스 파이널 가운데서도 덴버 너키츠와 LA 레이커스의 서부 매치업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덴버의 간판스타 니콜라 요키치(28‧211cm) 때문이다.

“예전 선수 시절에는 NBA를 보면서 꿈도 키우고 그랬지만 나이를 먹어서는 그때만큼은 안보는 것같아요. 그래서 저의 팬심 시계는 마이클 조던, 존 스탁턴, 찰스 바클리, 레지 밀러 등에 멈춰져있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요키치 이 선수는 요즘 리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참 흥미로운 것 같아요. 주변에서 하도 얘기를 자주해서 덩달아 저도 지켜보고 있는데 그냥 허헛…하고 헛웃음이 지어질 때가 많네요”

조던 시대를 좋아했던 조성훈 입장에서 보스턴 셀틱스와 마이애미 히트의 대결은 수준은 높지만 트랜드 변화를 체감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두팀 모두 제이슨 테이텀과 지미 버틀러라는 스윙맨이 에이스 역할을 맡고있는 등 클래식한 느낌이 짙은 매치업이기 때문이다. 반면 덴버와 레이커스는 조금 다르다.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는 실력을 떠나 유니크함이 상당한 선수들이며 요키치는 그속에서도 특별함을 더하고있기 때문이다.

“스피드와 운동능력의 중요성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내내 느끼는 바입니다. 어떤 성실한 선수가 있었어요. 하나라도 더 배우려하고 나름 습득력도 좋았지요. 하지만 발이 느리고 운동능력에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뭔가를 배워서 몸에 장착은 했는데 쓰지를 못하는거에요. 훼이크로 상대를 제치는 것까지는 잘하는데 움직임이 빠르지못해 다음 동작으로 신속하게 이어지지못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속았던 수비수가 다시금 앞을 가로막아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기더라고요. 수비시에도 마찬가지에요. 매치업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파악이 되도 발이 따라가지못하니 알면서도 놓치게되요”

그의 말처럼 타고난 것이 중요한 이런 부분은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선수들 사이에서 억울하게까지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어야 될 때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점에서 간혹 그러한 단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장점으로 상쇄 그 이상을 해내는 선수를 보면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넘어 경탄을 금치못한다.

“솔직히 말해서 요키치의 플레이를 보면 제가 생각하고 알던 부분들이 많이 성급했지않나 싶어요. 흔히들 타고난 것 하면 스피드, 운동능력 등을 꼽잖아요.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그런 것이 부족해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을만큼 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BQ를 타고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요키치가 그러한 부분의 끝판왕같은 존재겠고요”

요키치의 영리함은 자신이 가진 장단점을 알고 그것을 극대화해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일단 요키치는 사이즈가 크고 힘이 좋다. 이러한 부분은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근 트랜드에서는 잘 달리고 슈팅능력을 가진 빅맨이 각광받는지라 이른바 덩치파 4~5번이 적은 편이다. 요키치는 그들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어도 매치업되었을 때 체격을 이용해 괴롭힐줄 안다.

“스포츠계에서는 이른바 상성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각자의 장단점이 다른지라 어떤 선수를 상대로는 펄펄나는데 그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기량은 떨어지지만 다른 유형을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못하는…, 요키치같이 특별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빅맨은 다수의 다른 빅맨과 결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나오는 차이나 상성을 잘 이용하는 것 같아요”

요키치는 경기의 흐름을 읽고 타이밍을 포착하는 눈이 좋다. 특별히 큰 동작없이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쉽게쉽게 득점을 올리는 플레이가 이를 입증한다. 거기에 시야가 넓고 눈에 들어오는 공간에 정확한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이 발군인지라 상대를 더 힘들게한다는 분석이다.

빠르지않다 뿐이지 마냥 느리지도 않다. 이른바 괴수형 빅맨들처럼 가드나 스윙맨급 스피드로 코트를 가로질러 엄청난 슬램덩크를 터트리고 그러지는 못하지만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올려 컷인 플레이에 참가한다던가 페이스업을 성공시키는 플레이는 가능하다. 조성훈은 1차전 막판 요키치를 막아내는 레이커스 수비전술에서 과거 함지훈과 하승진의 매치업이 연상됐다고 한다.

“한창 물이 오른 시절 함지훈의 포스트업은 상대팀 입장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요키치가 그렇듯 빠르지도 운동능력이 돋보이지도 않았지만 묵직하게 상대를 밀고들어가 유연하게 스탭을 밟아가며 중심을 빼앗는 플레이는 정말 일품이었죠. 전성기가 지나기는 했으나 김주성도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한데 그런 함지훈이 전혀 공략하지못했던 상대가 있었으니 하승진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함지훈은 상대를 몸으로 밀어내면서 기술을 걸어가는 스타일이었는데 하승진이 밀리지 않았던 것이죠. 거기에 높이에서 워낙 차이가 많이 나는지라 어설프게 시도하는 슛은 통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NBA에는 요키치를 사이즈나 덩치로 압도할만한 선수는 없다. 외려 압도당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라고 보는게 맞다. 하지만 1차전 때의 하치무라 루이(25‧203cm)처럼 어느정도 몸싸움에서 버티어주기만해도 요키치의 공격 시작을 늦출 수 있다. 그로인해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를 비롯 다른 선수들이 도움수비를 들어올 타이밍이 확보되고 그러다보니 요키치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요키치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작고 느리고 운동능력에서 부족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불리하겠죠. 하지만 세상은 일방적으로 불공평하지만은 않습니다. 분명 자신이 가지고있는 무기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알고 잘 사용한다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지않을까 싶어요. 저 역시 좀더 열린 마음으로 후배들을 지도할 생각입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본인제공, 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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