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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앞선의 힘! 단신 외인 향기 풍긴다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2. 11. 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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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앞선의 힘! 단신 외인 향기 풍긴다

기사입력 2022.10.31. 오후 03:13 최종수정 2022.10.31. 오후 03:13

 

최근 KBL무대서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들어온 필리핀 선수들의 활약이 뜨겁다. 필리핀 상승세 주역으로 평가받는 현대모비스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23‧178cm)와 DB 이선 알바노(26‧185cm)를 필두로 KGC 렌즈 아반도(24‧188cm), 한국가스공사 샘조세프 벨란겔(22‧177cm) 또한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나머지 필리핀 선수들 또한 적응기간의 문제일뿐 다들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필리핀 돌풍이 시즌초 KBL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지간한 국내 선수들보다 몸값 또한 많이 저렴한지라 제도만 유지된다면 다음 시즌에는 더욱 뜨거운 영입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넓은 국가로 영역을 넓혀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을 촉발시켜야 된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현재 필리핀 선수들은 어지간한 고액 FA이상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일부에서는 ‘단신 외국인 선수를 한명 더 쓰는 효과다’고 까지 표현한다. 빼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한 개인기에 폭팔적인 득점력까지, 분명 그들은 단신 외국인선수를 연상케하기에 충분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동안 잊고 있었던 외국인 가드의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느낌이다.

프로농구 역사에서 단신 외국인 가드가 팀성적에 큰 영향을 끼친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외국인선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요소가 높이인 만큼 그 숫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팀과 합이 맞아 떨어질 경우 강한 임팩트로까지 이어지며 상당한 효과가 발휘됐다.

SBS(현 KGC) 원조 스타 외국인선수 제럴드 워커같은 경우 당시 변변한 1번이 없던 팀 상황속에서 에이스형 포인트가드로서 공격을 주도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184cm의 신장으로 덩크슛을 펑펑 꽂아대는 등 플레이 자체가 워낙 화려해 인기몰이에도 한몫했다. 아도니스 조던(178cm)은 단신중에서도 단신이었으나 탁월한 테크닉과 완급조절을 바탕으로 주포와 리딩가드 역할을 모두 해줬다. 때문에 당시 나산(현 KT)은 약체 전력에도 불구하고 복병으로서의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야반도주로 스타일을 구기기는 했지만 버나드 블런트(188cm)는 LG가 창단 첫시즌부터 정규리그 2위의 호성적을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포로 점찍어둔 양희승마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해준 가운데 변변한 득점원이 없던 팀에서 그야말로 혼자 팀 공격의 절반 가량을 책임졌고 실제로 높은 성공률을 통해 원맨공격의 진수를 보여줬다. 블런트가 공격을 이끌고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에서 힘을 쏟아붓는 방식은 당시 LG가 냈던 최선의 카드였다.

하지만 단신이면서도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맥도웰류 외인이 위력을 떨치면서 가드형 단신 외인은 점점 사라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토종 빅맨의 존재로 골밑에서 부담이 적었던 팀들은 단신 가드 외인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다른 것을 떠나 팀내 약점을 커버해줄 부분에 초점을 둔 것이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서장훈이 있던 초창기 SK는 공격력은 평범했지만 수비에 일가견이 있고 리딩도 어느 정도 되는 로데릭 하니발(193cm)을 통해 앞선의 약점을 커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성이 버티고 있던 DB 또한 다른 능력치는 평범하지만 슈팅 폭발력 하나만큼은 최고 수준이었던 데이비드 잭슨(191.8cm)의 활약으로 첫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주로 국내 선수와 매치업을 시킬 수 있었다는 부분이 최대 강점이었다.

장단신제가 폐지되면서 가드형 외인들은 종적을 감추다 시피했었으나 이후 다시 제도에 변화가 오자 오리온(현 캐롯) 조 잭슨(180cm), KGC의 키퍼 사익스(179.1cm) 등이 소속팀 우승을 기여했다. 두팀 다 양과 질적으로 토종 선수층의 높이가 경쟁력을 갖춘 상태였던지라 이들의 사용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현재는 1인 출전제로 인해 출중한 토종 빅맨을 갖춘 팀마저도 가드형 단신 외국인선수를 쓰기가 부담스러워졌다. 빅맨이 아니더라도 포스트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스윙맨 스타일 혹은 4번에 가까운 선수가 대부분이다.

가드형 단신 외국인선수의 화려한 테크닉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가운데 올시즌에는 그 부분이 확 메워지는 모습이다. 앞선 언급한 아시아쿼터제로 인한 필리핀 가드들의 대거 영입이 그것으로 아직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당초 기대치보다 더 높은 효과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사실상 외국인선수 1인 출전제에서 2인을 쓴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

기존 외국인선수 제도하에서는 팀내 토종 선수진이 거기에 맞게 구성되었을 때만 가능하지만 필리핀 선수들은 아무런 상관없이 그냥 쓸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변준형, 박지훈 등 수준급 가드진이 버티고있는 KGC가 아반도를 보유할 수 있는 이유다. 단신 외국인선수를 연상케하는 필리핀 선수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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