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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엠비드, 다음 시즌에는 요키치 아성 넘을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6. 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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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엠비드, 다음 시즌에는 요키치 아성 넘을까?

기사입력 2023.05.30. 오후 03:01 최종수정 2023.05.30. 오후 03:01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가장 핫했던 선수는 단연 카메룬 괴수 ‘더 프로세스(The Process)’ 조엘 엠비드(29‧213cm)다. 지난 시즌 22년만의 센터 득점왕이자 NBA 역사상 최초의 비 미국인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올시즌에도 또다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66경기에서 평균 33.1득점(1위), 4.2어시스트, 10.2리바운드, 1스틸, 1.7블록슛을 기록한 것을 비롯 소속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동부컨퍼런스 3위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MVP도 충분히 가능한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올시즌에는 최고의 선수로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지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엠비드가 3년연속으로 굉장한 성적을 내고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정작 손에 쥔 타이틀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6년연속 올스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엠비드는 꾸준하게 리그 수위급 센터로서 활약을 펼치고있다. 최근 3년간은 정상급이었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득점왕 2회 외에는 변변한 수상기록 조차 없었다. 놀라운 것은 지난시즌까지 단 한번도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역대로 따져도 이런 케이스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덴버 너게츠의 '더 조커(The Joker)' 니콜라 요키치(28‧211cm) 때문이다. 어지간한 시대같았으면 리그 최고 센터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겠지만 동시대에 너무 엄청난 경쟁자가 붙어있다보니 그림자에 가려버렸다. 엠비드는 요키치에 밀려 2년 연속으로 정규리그 MVP 2위에 그쳤다. 포지션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퍼스트팀에서도 매번 탈락했다. 매시즌 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었음을 감안할때 불운하기 그지없었다.

결과적으로 엠비드는 올시즌 드디어 정규리그 MVP에 등극한 것을 비롯 생애처음으로 퍼스트팀의 한자리도 차지하며 그동안의 불운을 털어버렸다. 하지만 그를 응원하던 팬들은 발표가 나기 전까지 끝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못했다. 경쟁자 요키치 또한 69경기에서 평균 24.5득점, 9.8어시스트(3위), 11.8리바운드(2위), 1.3스틸로 변함없이 대단한 개인 성적을 올렸으며 소속팀 덴버를 서부컨퍼런스 1위로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3년연속 MVP를 주기에는 살짝 아쉽다’는 평가 속에서 ‘이제는 엠비드도 받을 때가 됐다’는 의견들이 더해져 엠비드에게 최종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지만 요키치가 또다시 받았다고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엠비드 입장에서는 요키치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긋지긋할 수도 있겠다.

엠비드는 특유의 화려한 스타일로 인해 농구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그중 한명을 자처하는 김성철(47‧195cm) 전 원주 DB 수석코치는 “최근 농구트랜드가 예전과 많이 바뀌면서 볼핸들러 역할을 겸하는 뉴타입 빅맨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엠비드는 그런 추세 속에서도 좀더 기본기에 충실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활동반경을 넓게 가져가며 내외곽을 겸하는 플레이에서 같은 아프리카 출신 슈퍼스타인 하킴 올라주원의 감성이 느껴진다. 어린시절부터 올라주원을 무척 좋아했는데 닮은 점이 많아서 친근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더불어 “축구경기를 보다보면 문전처리능력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된다. 농구로 따지면 포스트 인근에서의 피니쉬 능력이 아닐까싶다. 예전 올라주원도, 지금의 엠비드도 이런 능력이 돋보인다. 골대근처에서 흥분하지않고 차분하게 플레이를 이어나가며 발을 빼는 피벗능력이나 템포 훼이크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빅맨들은 일부 탑급을 제외하고는 스피드와 스페이싱에 의한 받아먹는 득점, 수비시 블록슛 정도로 역할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예전 클래식 빅맨들의 압도적인 모습을 찾기보기 쉽지않다. 하지만 엠비드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우리 어린 선수들이 배울점이 많은 기본기가 좋은 선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엠비드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는 시선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역시절 '아르헨티나 특급'으로 명성을 떨쳤던 김민수(41‧200cm) 경희대 코치는 “같은 아프리카계라는 것 빼고는 하킴 올라주원과 많이 닮은 것 같지는 않다. 운동능력좋은 최근 빅맨들은 외곽플레이와 페이스업을 워낙 많이하는지라 빅윙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엠비드 역시 그런 스타일의 끝판왕같다. 올라주원같은 경우 당시에는 스몰포워드 소리까지 들었지만 최근 선수들과 비교하면 정통 빅맨에 가까웠다고 보여진다. 물론 엠비드의 실력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이견이 없을 것이다. 공수에서 가장 위력적인 리그 탑급 센터로 손색이 없는 플레이어다”는 의견을 밝혔다.

적어도 올시즌만 놓고보면 정규리그에서는 엠비드가 요키치의 벽을 넘어섰다고해도 무리가 없다. 때문에 팬들은 아예 기세를 몰아 파이널 우승과 파이널 MVP까지 차지하기를 바랬다. 요키치 또한 아직 무관인 점을 감안했을 때 더맨 우승을 이끌어낸다면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킬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엠비드는 플레이오프에서 또 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우승후보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시리즈를 끝낼 수 있었던 6차전에서 막판 킬러 본능이 살아난 제이슨 테이텀을 제대로 막지못한 것이 뼈아팠다. 제임스 하든, 타이리스 맥시 등 든든한 동료들도 함께 했음을 감안했을 때 아쉽기 그지없다.

반면 요키치는 그야말로 펄펄 날고 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데빈 부커와 케빈 듀란트의 쌍포를 앞세운 피닉스 선즈의 태양을 꺼트려버린 것을 비롯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의 LA레이커스를 4연승으로 제압하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데버가 파이널에서 우승 할 경우 요키치가 파이널 MVP를 받을 공산이 크다. 그렇게되면 요키치와 엠비드의 간격은 더욱 벌어지게 된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된다해도 여전히 엠비드에게 기회는 많다. 아직 20대 후반인만큼 당분간은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굵직한 커리어를 추가해가는 가운데 하킴 올라주원과 페트릭 유잉의 서열이 파이널 맞대결에서 갈렸듯 큰 경기에서 요키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2인자 이미지도 얼마든지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필라델피아는 3년간 정규시즌에서 154승 82패(승률 65.3%)의 호성적을 낸 닥 리버스 감독을 해임하고 4년 전 토론토 랩터스의 우승을 이끈 닉 너스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전임 감독같은 경우 팀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는 능력은 좋았지만 큰 경기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못하며 아쉽게 물러나고 말았다. 이에 승부사 기질이 강한 너스 감독을 통해 다음시즌에도 우승을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을 기세다. 그 중심에서 엠비드가 주인공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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