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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탱크 게이치, '상남자 하이킥' 번쩍!

격투기/UFC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8. 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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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탱크 게이치, '상남자 하이킥' 번쩍!

기사입력 2023.07.31. 오후 01:30 최종수정 2023.07.31. 오후 01:30

UFC 2번째 BMF 타이틀, 포이리에에게 리벤지까지 성공


포이리에전 승리로 인해 게이치는 역대 두 번째 BMF 챔피언에 올랐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 BMF 타이틀 획득에, 패배를 안겨줬던 상대에게 리벤지까지…'

UFC 라이트급 랭킹 3위 '하이라이트' 저스틴 게이치(34·미국)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30일(한국 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델타센터에서 있었던 'UFC 291: 포이리에 vs. 게이치 2'대회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BMF 타이틀전에서 2위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34·미국)에게 2라운드 1분 KO승을 거뒀다.

게이치의 승리에 의외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랭킹 2위와 3위의 대결이었던지라 어차피 종이 한장 정도의 실력 차이로 평가받았지만 경기 운영 능력 등에서 포이리에가 더 낫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면 난타전이나 진흙탕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는 성향은 비슷했다. 다만 게이치가 브레이크 고장난 탱크같다면 포이리에는 좀 더 방향 전환이 유연한 상위 버전의 느낌을 준다.

더욱이 게이치는 2018년 포이리에와의 첫 번째 맞대결 당시 4라운드 펀치에 의한 레퍼리 스톱 TKO패를 당한바 있다. 에디 알바레즈전(39·미국)에 이은 2연속 KO(TKO)패였던지라 충격이 컸다. 잘 싸우기는 하지만 마무리가 약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명승부 끝에 게이치가 장렬히 전사할 공산이 크다는 예상이 나왔던 이유다.

'BMF(가장 터프한 남자라는 속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이었을까. 거기에 가장 잘맞는 남자 중 한 명인 게이치는 더 강한 힘을 끌어냈다. 사실 당시 연패 이후 게이치는 절치부심했고 파이팅 스타일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그 전까지는 무작정 전진을 거듭하면서 로우킥과 펀치를 날리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기든 지든 언제나 얼굴이 엉망이 됐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화끈한 승부를 펼치는 것은 여전하지만 가볍게 잽을 던지면서 풋워크를 통해 상대의 사각을 잡고 싸우는 등 스마트한 모습이 많이 추가됐다. 고정된 이미지 때문에 '성난 들소', '무식한 탱크' 등 혹평이 따라붙지만 게이치의 경기를 꾸준히 지켜본 이들은 '달라지다 못해 영악해졌다'는 말로 변화를 설명한다.

게이치는 이번 포이리에와의 2차전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근거리에서 난타전을 주고 받는 대신 포이리에의 공격을 역이용해 카운터 펀치를 넣었다. 1차전 TKO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정면 인사이드 로우킥도 자제하고, 안전한 거리에서 포이리에의 다리를 공략했다.

2라운드 초반 마침내 기회가 왔다. 포이리에를 완벽히 속인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 페이크 후 오른발 하이킥으로 포이리에를 격침시켰다. 포이리에가 왼손 가드를 올렸지만 충격은 가드를 뚫고 그대로 전해졌다. 펀치와 로우킥으로 대표되던 게이치가 예상치못한 타이밍에서 강력한 하이킥으로 승부를 끝낼 줄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하이킥 녹아웃 승리는 게이치 승전 기록에서도 처음이다.

 

과거 자신을 패배시켰던 더스틴 포이리에(사진 왼쪽)에게 맹공을 퍼붓는 저스틴 게이치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포이리에전 승리로 인해 게이치는 2019년 네이트 디아즈를 꺾고 BMF 챔피언에 등극한 호르헤 마스비달에 이어 두 번째 BMF 챔피언에 올랐다. 더불어 자신의 경기력에 흡족한 기색을 드러냈다. "미쳤다. 나 스스로도 완전 놀랐다"며 "포이리에가 왼손을 던진 다음에 카운터를 노릴 것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예전의 나같으면 바로 정면 승부를 걸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한수 더 생각해서 카운터에 페이크를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차전 패배를 되갚아 준 것에 대해서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MMA무대에서 복수할 기회를 얻기는 쉽지않다. 정말 많은 선수들이 과거의 패배를 그대로 가져간 채 커리어를 마감하기 일쑤다. 때문에 돌아와서 나 자신을 증명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깊다. 항상 스스로를 믿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어를 잡아낸 게이치는 챔피언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내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운도 이 스포츠의 중요한 요소지만, 난 기꺼이 주사위를 굴릴 준비를 마쳤다"며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오는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UFC 294에서 전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33·브라질)가 현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1·러시아)에게 도전한다. 현재 게이치와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가 이 경기의 승자와 싸우길 희망하고 있다. 만약 게이치와 볼카노프스키가 도전권을 놓고 맞붙어도 엄청난 명경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게도 패배한적 있는 포이리에는 페더급 시절에는 잘하기는 했지만 정상권에서 경쟁하기에 2% 아쉬운 파이터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라이트급으로 올라와서는 확 달라졌다. 특유의 근성있는 파이팅에 파워가 더해지면서 단숨에 상위랭커로 치고 올라갔다. 앤서니 페티스, 맥스 할로웨이, 코너 맥그리거 등 빅네임들을 차례로 잡아냈다.

특히 맥그리거와의 2번의 대결을 모두 승리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 기간중 패배를 안겨준 선수는 라이트급 역대 최강의 파이터로 불리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비롯 전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밖에 없다. 그만큼 이번 게이치전 패배는 포이리에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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