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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스피날, UFC 헤비급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격투기/UFC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7. 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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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스피날, UFC 헤비급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기사입력 2023.07.30. 오전 09:26 최종수정 2023.07.30. 오전 09:26

[UFC 체급별 구도를 말한다(16)] 헤비급

마르친 티부라에게 강력한 펀치공격을 적중시키는 톰 아스피날(사진 오른쪽)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갈수록 선수층이 넓어지고 있는 MMA 무대에서도 예외인 체급이 있다. 다름 아닌 헤비급이다. 거대한 체격에 신체 능력까지 갖춰야 되는지라 '선택받은 자들의 체급'으로 불린다. 이는 세계 최고 단체 UFC 역시 마찬가지다. 유망주들이 쏟아지는 다른 체급과 달리 세대교체의 속도가 매우 늦다. 신예선수가 조금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줘도 대대적으로 밀어주는 이유다.

그런점에서 얼마전 성공적 복귀전을 가진 톰 아스피날(30·영국)의 귀환 역시 반갑기 그지없다. 헤비급 랭킹 5위 아스피날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아스피날 vs 티부라' 메인 이벤트 헤비급(120.2kg) 경기에서 10위 마르친 티부라(37·폴란드)에게 1라운드 1분 13초 펀치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시작하자마자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하이킥으로 티부라를 놀래켰다. 이후 통통 튀는 스텝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흐름을 가져갔다. 티부라도 주먹을 휘둘러봤지만 번번이 허공을 갈랐다. 분위기를 잡아가는 쪽은 아스피날이었다. 흐름이 완벽하게 자신 쪽으로 왔다고 판단한 아스피날은 승부를 빨리 걸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오른쪽 팔꿈치 공격으로 티부라에게 데미지를 준 뒤, 원투 스트레이트 펀치를 적중시켰다. 견디지 못한 티부라는 바닥에 무너져 내렸고 아시프날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래도 달려들어 그라운드 앤 파운드 공격을 쏟아부었다. 위협적인 파상공세 속에서 티부라가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레퍼리는 TKO를 선언했다.

아스피날의 성공적인 복귀전에 대해 본인은 물론 주최측에서도 반색을 하고 있다.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고있던 가운데 뜻밖의 부상에 발목이 잡혔으니 이를 딛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스피날은 지난해 7월 커티스 블레이즈전에서 오른쪽 무릎 내측 측부인대(MCL)와 반월판 파열, 전방십자인대(ACL) 손상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뛰어난 복싱과 블랙벨트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력을 바탕으로 차기 챔피언이 될 거라고 기대 받았던 아스피날은 뜻하지 않게 1년 공백기를 갖게 됐다. 그 동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의 무릎 재활을 도왔던 유명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우는 파이팅 스타일상 급격한 하락세가 우려됐으나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최고의 복귀전을 선보였다.

고질적 무릎 부상이 완쾌되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당초 우려했던 기량적인 부분에서의 급하락은 없었다는 평가다. 아스피날 본인 또한 승자 인터뷰를 통해 "진짜 힘든 한 해였다. 작년에는 진짜 내가 아니었다.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음가짐도 몸도 다르다"며 앞으로를 기대케했다.

헤비급이 매력적인 이유는 거구들간 싸움의 특성상 판정경기가 적다는 점이다. 아스피날 역시 마찬가지다. 아스피날은 파이터 인생을 이어오는 동안 아직까지 판정 경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통산 13승 중 녹아웃 승리 10회(77%), 서브미션 승리 3회(23%)를 기록했다. 허용한 3패 역시 판정패는 없다.

블레이즈에게 경기시작 15초 만에 무너지기 전까지 8연승을 달린 바 있다. 아스피날은 경기를 오래끌지않는다. 단 한 번의 2라운드 승리를 제외하고는 12번을 1라운드에 끝냈다. 화끈한 경기력에 팬들은 열광을 보냈고 주최측 또한 반가워할 수밖에 없다. 현지 팬들에게 인기있는 영국 국적의 선수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실력자 아버지의 영향으로 7살 때 처음 주짓수를 접했던 아스피날은 10대 때부터 MMA를 위한 복싱과 주짓수를 본격적으로 수련했다. 그로인해 20대 초반에 이미 완성형의 테크닉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기본기가 탄탄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헤비급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핸드 스피드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세르게이 스피박(사진 오른쪽)도 톰 아스피날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만 16세 때까지 173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었으나 이후 폭풍성장을 거듭하며 현재의 건장한 체격(195cm·117kg)을 가지게 됐다. 아스피날이 무서운 것은 파괴력과 테크닉을 두루 겸비했다는 점이다. 경기 중앙을 선점한채 상대를 케이지로 압박하면서 빠르고 묵직한 원투를 잘 적중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스위치 테크닉으로 스탠스를 계속 바꿔주는 것을 비롯 훼이크 동작이 계속 섞이는지라 대처가 쉽지 않다.

안 되겠다 싶어 상대가 들어오면 앞손으로 카운터를 적중시킬 만큼 펀치의 완성도가 높다. 영국의 헤비급 복싱영웅 타이슨 퓨리를 길어낸 팀에서도 복싱 실력을 인정받아 퓨리와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한때 종합격투기가 아닌 복싱으로의 전향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킥커 수준은 아니지만 킥 활용에도 상당히 능숙하다.

로우킥과 미들킥 등을 통해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이후 펀치공격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버린다. 일단 펀치거리를 잡으면 좀처럼 정타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지라 삽시간에 경기를 끝내버리기 일쑤다. 보통 이런 유형의 선수는 공격의 대부분이 타격에 집중되기 마련인데 어린 시절부터 주짓수 등 그래플링을 수련한 아스피날은 다르다.

타격으로 경기가 잘 안 풀린다 싶으면 더블렉 테이크다운으로 상대를 넘겨뜨린 후 그래플링 싸움으로 2차 선택지를 가져간다. 베테랑 펀처 안드레이 알롭스키와의 대결에서 묵직한 뒷손펀치를 맞고 주춤하다가 이내 먼거리에서 태클을 성공시켰던 장면이 이를 입증한다. 기본적으로 회피능력이 상당하고 맷집도 나쁘지 않다.

다만 패턴대로 경기를 안 풀릴 경우 냉정함을 잃고 페이스가 급격히 흔들리는 부분과 대부분 경기를 중반 이전에 끝내 체력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방어력이 좋은 상대가 대놓고 경기를 판정 승부로 몰고갈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헤비급 유망주들이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있겠지만 아스피날 역시 헤비급 챔피언 존 '본스' 존스(36·미국)를 최종적으로 겨냥 중이다.

존스는 라이트헤비급(14회)과 헤비급(1회) 두 체급에서 챔피언을 지내며 UFC 타이틀전 최다승(15회) 기록을 세운 괴물 파이터다. 서너차례의 약물복용 전과, 옥타곤밖 문란한 사생활과 사건 사고 등 문제가 많은 인물이지만 눈으로 보이는 UFC내에서의 전적과 기록 만큼은 역대최고 수준으로 거론될 만하다.

전적 관리에 워낙 철저한 선수이니만큼 오는 11월 UFC 295에서 헤비급 타이틀전 최다승(6회) 기록 보유자 '전투 소방관' 스티페 미오치치(40·미국)와의 경기 이후 은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성기가 지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아는 만큼 그동안 보여준 성격상 무리수를 두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아스피날은 오는 9월 3일 프랑스에서 있을 시릴 간(33·프랑스) 대 세르게이 스피박(28·몰도바) 승자와 싸워 이긴 뒤 존스에게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존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거 괜찮네"라고 짧게 응답한 상태다.

이에 아스피날은 "존스가 드디어 내 존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굉장히 흥분된다. 존스와 상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젊고, 크고, 빠르고, 강하고, 무거우며, 모든 걸 다 잘할 수 있다. 존스가 과거에 싸워왔던 상대들과는 다르다. 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일으킬 상대가 바로 나다"고 큰소리쳤다.

자타공인 현 헤비급 최강자는 '포식자' 프란시스 은가누(37·카메룬)다. 하지만 그는 복싱무대로 떠난 상태인지라 UFC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존스는 모든 헤비급 기대주들이 노리고 있는 선수다. 상품성에서는 은가누보다 존스가 앞서는지라 대결 성사후 승리까지 챙기게 된다면 단숨에 차세대 스타로 뜰 수 있다. 아스피날 역시 그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는지라 존스에게 모든 시선을 맞추고있는 모습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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