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 대장’ 김진유, 다음 시즌도 김승기의 남자?
기사입력 2023.08.16.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8.16. 오전 08:31
신생 구단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다음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팀중 하나다. 전력면에서는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명장 김승기 감독과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4강 진출 멤버들이 대부분 그대로 있는지라 특유의 양궁농구가 펼쳐올 돌풍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외국인선수 디드릭 로슨(25‧201cm)을 잡지못한 것이 아쉽지만 KBL 경험이 있는 재로드 존스(33‧206cm)와 NBA 전체 1순위 출신 앤서니 베넷(30‧203cm) 조합 또한 충분히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쿼터 선수로는 필리핀 국적의 조쉬 토랄바(30‧188cm)를 영입했다.
소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이정현(24‧187cm)과 전성현(32‧188.6cm)의 1, 2번 라인이다. 전성현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KBL 최고의 3점 슈터이며 프로 3년차를 맞이하는 이정현은 김선형, 허훈 등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듀얼가드로 경쟁을 펼칠 유력한 후보다. 베테랑 김강선(37‧190cm)과 한호빈(32‧180cm)의 관록도 팀이 믿고있는 핵심 뎁스다.
거기에 더해 빠질 수 없는 전력이 있으니 다름아닌 팀내에서 ‘소금같은 남자’로 불리고있는 김진유(29‧188cm)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7분 52초를 소화하며 평균 2.37득점, 1.15어시스트, 4.02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으며 소노와의 첫 연봉협상에서 1억 3천에 계약하며 데뷔후 처음으로 억대연봉을 받게 됐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공헌도를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소노같이 높이가 낮고 양궁농구를 하는 팀에 김진유같은 스타일은 꼭 필요하다. 단순히 활동량 좋은 디펜더라는 것만으로는 그에 대한 표현이 아쉽다. 엄청나게 뛰고 필사적으로 수비하고 궂은 일이 특기인 허슬 플레이어가 맞을 것이다.
요새 농구에서는 ‘BQ(바스켓 아이큐)´라는 말을 종종 쓴다. 플레이의 완성도, 전략 이해력, 순간 판단, 센스 등을 두루두루 포괄하는 의미로 상대적으로 높은 선수도 낮은 선수도 있다. 김진유같은 경우 낮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본인은 살짝 억울할 수도 있다.
김진유가 BQ를 지적받은 것은 대부분 포인트가드를 맡을때 나왔다. 1번으로서는 크지만 2번으로서는 평범한 편이고 거기에 더해 외곽슛도 좋지못한지라 팀 사정과 맞물려 포인트가드로 나설 때가 많았다. 하지만 대학시절까지 주로 슈팅가드로 뛰던 그에게 1번은 맞지않는 옷이었다.
리딩, 패싱게임 등을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생소함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주전급으로 밀어주는 선수도 아닌지라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았다. 플레이가 잘 안될수록 마음은 급해졌다. 짧은 시간동안 뭔가를 보여줘야하기 때문이었다. 냉정함이 필요한 포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실책이 늘어갈수록 ’센스가 없다‘, ’BQ가 낮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결국 많지않은 기회마저 줄어가는 가운데 김진유의 이름 역시 잊혀져갔다. ‘무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김진유에게 김감독은 그런 존재였다. 김감독은 김진유에게 어색한 1번을 맡기기보다는 잘하는 궂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역할을 주었다.
그 결과 김진유는 다른 팀에서도 탐낼만한 수비수로 거듭났다. 앞선에서부터 악착같이 상대가드진을 마크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보다 큰 포워드 수비도 담당했다. 활동량이 많고 볼없는 움직임이 좋은지라 공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시선을 놓치지않았고 필요하다싶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날렸다.
낙구지점 파악 및 경기흐름을 읽는 눈도 좋다는 평가다. 리바운드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유다. 이쯤되면 BQ가 낮다는 혹평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맞지않는 옷을 입었던 상황이 아쉬움의 불씨를 더욱 크게 일어나게 한 것이 아닐까싶다. 더불어 BQ라는 개념은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해준다. 현재 맡고있는 롤에서의 김진유는 외려 BQ가 높은 플레이를 하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김감독은 한계가 있는 선수다는 혹평을 받던 김진유에게 데뷔후 가장 많은 출장시간을 부여해주며 확실히 밀어줬다. ’김승기의 남자다‘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김진유 또한 개인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믿음에 보답했다. 선수의 스탭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 기세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다음 시즌 또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되찾은 김진유는 다음 시즌에도 레벨업을 찍어낼 수있을까. 분명한 것은 그의 활동량이 왕성해질수록 소노의 경기력 역시 활발해질 것이다는 사실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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