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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vs 부산 KCC, 新 라이벌전 기대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9. 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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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vs 부산 KCC, 新 라이벌전 기대

기사입력 2023.08.31.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8.31. 오전 08:31

‘부산을 떠난 팀과 새로 들어온 팀의 스토리가 있는 대결?’

KBL 최고 명가중 한팀이자 호남 스포츠를 대표하는 전주 KCC의 연고지 이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KCC는 연고지를 전북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확정한 상태다. 그간 농구에 성의가 부족했던 전주시와 갑작스럽게 초 스피드로 이전을 성사시킨 KCC 양측이 고래싸움을 벌인 가운데 오랜 세월 변함없이 선수단을 응원한 팬들만 새우등 터진 격이 됐다.

물론 울고싶은데 때마침 좋은 타이밍에서 제대로 뺨을 때려준 전주시 측의 눈치없는 무능함 쪽에 팬들의 원성이 더 쏟아지고 있기는 하다. 이래저래 책임의 경중을 떠나 전주 팬들만 비통함에 눈물을 흘리고있는 분위기다.

그간 KCC는 전주를 떠나 전북, 호남을 대표하는 농구 팀이었다. 창원 LG, 울산 현대모비스,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 영남권에 3개의 농구팀이 있었지만 호남 농구 팬들은 전혀 부러워하지않았다. 전국구 인기를 자랑하는 KCC에 대한 믿음과 프라이드가 원체 탄탄한 이유가 컸다. 그만큼 KCC는 호남 스포츠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존재였다.

이유여하를 떠나 떠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준 전주시 측에 시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결과로 민심을 보여줄 것이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호남 농구단의 부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당시 여수를 연고지로하던 코리아텐더가 부산으로 옮겨가면서 전라남도는 아직까지도 농구팀이 없는 도시로 남아있다.

프로원년 기업은행 농구단을 모태로 창단됐던 광주 나산 플라망스 농구단은 호남 프로농구팀의 원조였다. 기업은행에서 '쌍포'로 활약했던 김상식과 이민형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김용식, 박상욱, 김영주, 김현국, 장창곤, 이병률 등이 활약했으며 에릭 이버츠라는 프랜차이즈 스타급 외국인선수도 적지않은 시간동안 함께 이름을 날렸다.

타팀에 비해 재정상태는 좋지않았지만 선수들간 가족같은 분위기에 끈끈한 팀컬러를 앞세워 다크호스로 경쟁력을 이어나갔다. 특히 1997~98시즌 아도니스 조던, 김상식, 김현국, 이민형, 브라이언 브루소 등으로 이뤄졌던 '헝그리 베스트5'는 지금까지도 회자될만큼 매우 매력적인 라인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후 모기업 사정으로 농구단 존폐 위기가 종종 화두에 올랐지만 골드뱅크, 코리아텐더 등으로 팀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전남 지역을 지키며 호남 팬들과 함께 했다. 2002~03 시즌에는 KBL의 관리를 받으며 팀을 이어가야 할 만큼 재정상태가 최악이었다. 팀의 에이스이자 미래였던 전형수를 현금트레이드로 팔아야될 정도였다. 당시 전형수는 팀에 남고싶어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코리아텐더는 이상윤 감독대행의 지휘아래 정규리그 4위를 차지했다. 한술 더 떠 플레이오프에서 서장훈이 버티고있던 서울 삼성 썬더스를 꺾고 4강에 진출하며 많은 팬들을 울리기도 했다. 많은 호남 농구팬들은 안정적인 기업에 팀이 인수되어서 선수단이 고생안하고 농구에만 집중하기를 바랬다.

 

시민구단 개편 방안까지 언급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이 깊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팬들의 소원대로 KTF에 구단이 매각되었으나 이미 그때는 부산으로 연고지가 옮겨진 상태였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팬과 선수단이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호남 농구의 근성을 보여주었지만 부산행과 함께 미래는 박살났고 당시의 감동은 이제는 희미한 역사의 한페이지로 남아있을 뿐이다.

KTF는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2006~07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고 신흥강호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당시 호남 팬들은 비록 본인들이 응원하던 팀은 부산으로 떠났지만 옛정을 가지고 끝까지 KTF를 응원했는데 이에 고마움을 느낀 KTF 역시 2007~08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코리아텐더 시절 연고지였던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개최하며 성원에 보답했다.

옛 연고지 팬들까지 배려하는 KTF(현 KT)의 따뜻한 행보가 돋보인 장면이다. 때문에 KCC의 연고지 이전으로 기댈 곳을 잃은 호남 농구 팬들 사이에서는 당시의 고마움을 기억하며 KT를 응원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만만치않은 인기를 누리고있는 KT에 호남 농구 팬들의 화력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는 분석이다.

KCC의 부산 입성에 부산 팬들은 반가우면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기아, KT가 거쳐간 상태에서 3번째 부산팀이 들어온 셈인데 연고팀이 너무 자주 바뀌었던지라 아직은 낯설음이 크다는 팬들도 적지않다. 당장 얼마 전까지만해도 KCC가 부산팀이 될 것이다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전히 KT를 잊지못하고있는 부산팬들은 어디를 응원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혼란스런 속내를 피력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KT와 KCC의 다음 시즌은 서로간 흥미로운 신 라이벌 매치업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각각 호남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는 공통점에 KT는 다시 수원으로 떠났고 KCC는 막 부산에 입성했다. 양팀다 전력 또한 막강하다. KCC는 프랜차이즈 스타 송교창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며 비시즌간 최준용까지 영입했다. 기존 정창영, 허웅, 이승현 등과 함께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KT도 만만치않다. 하윤기가 차세대 국가대표 주전 센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고 리그 최고의 수비형 포워드 문성곤이 새로이 가세했다. 거기에 팀공격의 중심 허훈이 상무에서 복귀한다. 풍부한 백업 멤버 등 선수층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KCC와 정면승부가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무엇보다 리그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타인 허웅(KCC), 허훈(KT) 형제가 양팀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라이벌 매치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있는 KCC와 KT가 펼칠 혈투가 벌써부터 흥미로워지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문복주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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