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탈출’ 탐슨 vs ‘고군분투’ 부커, 누가 웃을까?
기사입력 2022.11.17. 오전 07:01 최종수정 2022.11.17. 오전 07:0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피닉스 선즈가 오늘 피닉스 홈구장 애리조나주 풋프린트 센터서 맞붙는다. 아직 시즌초이기는 하지만 양팀은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시즌 서부 컨퍼런스 1위 피닉스는 64승 18패의 성적으로 승률 전체 1위(0.780)에 오른바 있다. 동부 1위 마이애미(0.646)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만큼 압도적이었다.
올시즌 피닉스는 13경기에서 8승 5패(승률 0.615)를 기록중이다. 아직 시즌 초임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않은 출발이지만 이전 두시즌에 워낙 잘달렸던지라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것도 사실이다. 진짜 심각한 것은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다. 14경기에서 6승 8패(0.429)로 반타작 승률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우승후보중 하나였음을 감안했을 때 충격적이다는 의견도 많다.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인 이번 경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될 선수는 양팀의 주전 슈팅가드 클레이 탐슨(32‧198cm)과 데빈 부커(26‧196cm)다. 둘은 이번 시즌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탐슨같은 경우 부진을 면치못하며 ‘소금같은 남자’에서 ‘민폐남’ 취급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공격력같은 경우는 그렇다쳐도 수비에서마저 일인분을 못하고있는 부분이 뼈아프다.
골든스테이트는 홈에서 6승 1패의 호성적을 거둔 반면, 원정 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가 경기당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평균 31.5득점, 6.4어시스트, 6.6리바운드, 1.1스틸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지원군의 역할이 지난 시즌만 못하다. 특히 커리의 영원한 단짝으로 불리던 탐슨의 부진은 시즌초 난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같은 경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었다면 올시즌에는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쉽게도 팬들이 아는 탐슨의 위용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팀에서도 일부러 탐슨에게 슛 기회를 몰아주는 등 도움을 주고있으나 별반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조던 풀(23‧196cm)을 주전으로 올리고 탐슨을 식스맨으로 활용해야한다는 의견까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탐슨의 팀내 위상, 결국은 탐슨이 살아나야 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중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조던 풀이 주전으로 나올 경우 가뜩이나 얇아진 백업진 운영이 더욱 어렵다는 부분 등에서 스티브 커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당 117.5실점을 허용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골든스테이트의 진짜 문제는 수비다. 지난 시즌 경기당 105.5실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수비가 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리 페이튼 2세(29‧191cm) 등 활력 넘치던 수비를 보여주던 선수들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피닉스 원정에 나서는 골든스테이트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직전 샌안토니오전에서 95실점만을 허용한 안정된 수비를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비에서만이라도 탐슨이 힘을 내줘야한다.
탐슨이 팀을 위해서 부활해야하는 입장이라면 고군분투중인 부커는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원정 4연전 일정을 마친 피닉스는 홈구장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리고 있다. 평균 26.5득점, 5.5어시스트, 4.8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중인 부커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문제는 주전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부상으로 결장중이다는 사실이다. 피닉스는 폴(어시스트 전체 2위‧평균 9.4개)의 부상 이탈이 있던 필라델피아전을 포함해 4경기에서 1승 3패에 그쳤다. 하지만 홈 경기에서 6승 1패로 강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분위기 등에서는 골든스테이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리그 최소 실점(경기당 106.1실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정된 수비는 폴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탐슨과 부커는 올시즌 악연이 있었던 사이다. 지난달 26일 둘은 치열한 트래쉬토크를 주고받았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톰슨이 커리어 첫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반대로 이 경기에서 부커는 34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해 피닉스의 대승을 이끌었다. 베테랑 탐슨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제대로 구겨버린 한판이었다.
물론 둘은 경기가 끝난 이후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커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그는 드래프트 때부터 닮고 싶었던 롤모델이었다”는 말로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했고, 톰슨 또한 “부커같은 선수와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를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코트 안의 일을 밖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역시 프로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승부가 덜 뜨거워진 것은 아니다. 탐슨은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지난 경기의 굴욕을 잊을 리가 없다. 개인 감정은 없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불타오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부커 역시 다시 한번 탐슨을 맞대결에서 누르고 ‘차세대 주역은 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경기 중 신경전이 있었던 톰슨과 부커의 리매치, 원정 첫 승에 도전하는 골든스테이트와 연패 탈출을 노리는 피닉스 등 스토리많은 이번 대결에서 웃게되는 쪽은 어디가 될것인지 주목된다. 양팀의 맞대결은 낮 12시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독점 생중계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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