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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플레이어, 강팀의 또다른 에이스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4. 3. 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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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플레이어, 강팀의 또다른 에이스

기사입력 2024.03.20. 오후 03:31 최종수정 2024.03.20. 오후 03:31

흔할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귀한 플레이 스타일 유형이 있다. 3&D 플레이어도 여기에 해당된다. 2~3번 포지션 선수들을 주로 가르키지만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포지션이 아닌 플레이어 성향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3&D에서 3은 ’3점슛‘을 D는 ’수비(Defense)‘를 뜻한다. 해석 그대로 3점슛에 능하고 수비도 잘하는 선수를 가리킨다.

보통 팀에서 주포나 에이스로 불리는 선수들은 내외곽을 오가며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올린다. 그만큼 볼소유 시간이 길고 본인 위주로 경기흐름을 가져갈 때가 많다. 공수겸장도 있지만 수비보다는 공격에 힘을 쏟는 비중이 높다. 때문에 상당수 팀에서는 에이스를 보호 혹은 수비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전문 수비수나 수비에 능한 선수를 붙여주기 일쑤다.

수비수는 어지간해서는 눈에 띄지않는 자리다. 궂은일 위주로 플레이를 하면서 팀내 에너지레벨을 높혀주지만 득점, 어시스트 등 기록적인 부분에서는 손해를 보기 일쑤다. 정말 특출난 디펜더가 아닌 이상 베스트5보다는 식스맨으로서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이런 역할에 특화된 선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격력도 감소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수비시의 공헌도는 높아도 공격시에는 평균 이하의 역할에 그칠 때가 많다. 하지만 수비도 좋은 선수가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까지 갖추게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빼어난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어놓을 정도까지는 아니라해도 오픈 상황에서 성공률높은 슈팅만 보여줘도 가치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3&D플레이어가 대표적이다. 주로 궂은 일을 하면서 동료들에게 수비가 몰릴 때 한번씩 슛을 던진다는 점에서 흔한 스타일일 듯 싶지만 그렇지않다. 보통 슈터라 불리는 선수의 대부분은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수비수들 역시 수비에 특화되다보니 안정감있는 슈팅을 가져가기 쉽지않다.

3&D는 바로 이 두가지 부분을 겸비한 선수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대부분 팀은 공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에이스가 있다. 본인이 고득점을 올리면서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거나 혹은 넓은 시야와 패싱능력으로 팀 플레이를 진두지휘하기도 한다. 스타일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에이스 혹은 핵심 선수들이 볼을 주로 만진다는 부분이다.

그렇게되면 자연스럽게 공을 적게 만지는 선수가 생겨난다. 이는 효율성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때 해당 선수가 공소유를 적게가져가면서도 자신에게 찾아온 슛찬스를 높은 확률로 성공시켜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더불어 남은 에너지는 수비에서 집중시킨다. 그런 선수가 있다면 에이스는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기가 더욱 수월해지고 감독 입장에서도 다양한 전술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팀내 핵심 3&D선수로 거듭나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 농구로 프로까지 온 선수들은 대부분 학창시절 팀내 1, 2옵션에서 활약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주로 볼을 많이 가져가면서 플레이하는데 익숙하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 소속팀에서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하는지라 변화와 생존을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멘탈적으로도 강할 필요가 있다.

 

뛰어난 3&D플레이어는 주로 확실한 에이스를 중심으로 기틀이 잡힌 강팀에서 위력을 더 발휘한다. 에이스와 볼소유 경쟁을 할필요도 없고 철저히 보좌하는 역할인지라 시너지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NBA로 시선을 돌려보면 대표적인 선수가 ‘머신’이라 불리던 클레이 탐슨(34·201cm)이다.

탐슨은 스테판 커리(36·190.5cm)와 더불어 ‘스플래쉬 브라더스’로 불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쌍포로 명성을 떨쳤다. 주로 커리가 경기를 이끌어가는가운데 탐슨은 강력한 수비와 리그 최고 수준의 슈팅력으로 뒤를 받쳤다. 커리와 탐슨은 환상적인 조합이었고 그들을 보유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신흥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지금은 다소 위력이 감소했지만 한창 때의 탐슨은 모두가 원하는 선수였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처럼 팀에 잘하는 선수가 많다고 꼭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수간 플레이 중첩이나 그로인한 신경전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까지 있다. 하지만 탐슨같은 선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조합을 맞추기가 한결수월해지는 것이다.

이는 KBL로 시선을 돌려도 비슷하다. 역대로 빼어난 슈터는 많았지만 수비까지 겸비한 선수는 흔치않았다. 대부분 슈터가 수비에서의 약점을 지적받았을 정도다. KBL판 3&D 플레이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양경민(52‧193cm)이다. 2번의 수비 5걸에 최우수 수비상도 2차례나 수상했으며 거기에 더해 3점슛 1위 역시 2차례 차지했다.

기동성, 파워, 센스 등을 고르게 가지고있어 자신과 같은 스몰포워드는 물론 상황에 따라 가드나 파워포워드까지 막아냈다. 볼소유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전술수행능력이 좋고 경기 흐름을 잘 읽어냈던지라 쓰임새가 많은 전천후 슈터였다. DB가 김주성과 외국인선수를 앞세워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스윙맨으로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궂은 일과 외곽을 담당해주며 왕조구축에 큰 힘을 보탰다.

올시즌에는 DB의 박인웅(24‧190cm)과 LG 유기상(23‧188cm)이 눈에 띈다. 박인웅은 이름값 높은 선수가 많은 로스터에서 활동량을 앞세워 수비에서 힘을 쏟고 있다. 거기에 더해 3점슛을 앞세운 외곽 지원으로 소금같은 역할까지 수행하는 모습이다. 경기당 1.36개를 던져 42.77%(3위)라는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선 알바노, 김종규, 디드릭 로슨 등만 경계하다가는 박인웅의 한방에 허를 찔리기 일쑤다.

박인웅이 악착같은 디펜더이면서 3점슛에도 능하다면, 유기상은 강력한 슈터이면서도 수비까지 갖춘 케이스로 분류된다. 이미 신인 한시즌 최다 3점슛 기록을 갈아치웠을 정도로 차세대 대형 슈터 후보로 불리고있다. 경기당 1.88개를 던져 43.48%(2위)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중이다.

더불어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연일 과시중이다. 적극적인 마인드와 패기넘치는 활동량에 윙스팬(197cm) 또한 신장에 비해 좋은지라 전방위로 압박이 가능하다. 몸싸움을 두려워하지않는지라 리바운드 경합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않는다. 박인웅과 유기상의 소금같은 활약 덕분일까. 둘의 소속팀 DB와 LG는 각각 1, 2위에 위치하고 있다. DB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며 LG의 4강직행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박상혁 기자, 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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