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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 거함 KCC 상대로 1승 가능할까?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4. 4. 1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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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 거함 KCC 상대로 1승 가능할까?

기사입력 2024.04.08. 오후 03:43 최종수정 2024.04.08. 오후 03:43

 

 
 

큰 전력차에 속출하는 부상자까지…, 서울 SK가 위기다. SK는 6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있었던 부산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2-99로 패했다. 3쿼터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4쿼터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며 허용하고 말았다. 홈에서 열린 2연전을 모두 패한지라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3시즌 연속 4강이 가능하게 됐다.

현재 상황은 쉽지않다. 구태여 5전 3선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모두 패한 팀이 업셋에 성공한 경우가 없었다는 기록을 뒤적일 필요도 없다. 전력차가 심한 것을 비롯 설상가상으로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기적을 바라기에는 실탄도 얼마없고 총신까지 휘어졌다.

KCC는 개막전부터 ‘슈퍼팀’, ‘골리앗 군단’ 등으로 불렸다. 라건아(35‧200.5cm), 이승현(32‧197cm), 정창영(36‧193cm), 허웅(31‧185cm)에 전천후 테크니션 알리제 존슨(28·201cm)이 새로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전력인데 여기에 더해 기존 에이스 송교창(28‧201.3cm)이 돌아오고 SK 포워드진의 핵 최준용(30‧200.2cm)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호현(31‧182cm), 전준범(33‧195cm), 이근휘(25‧187cm)를 필두로 김동현, 송동훈, 서정현, 곽정훈 등 그야말로 선수층이 차고 넘쳤다.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캐나다 필리핀 이중국적의 포인트가드 제프리 에피스톨라(27‧180cm)도 더 나은 활약이 기대됐다. 타팀에서 주요 전력으로 중용될만한 선수들이 이팀에서는 출장시간을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엄청난 이름값의 초호화 군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숨만 쉬어도 우승권이다', '저러한 전력으로 못하는게 더 어렵다'는 말이 팬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물론 KCC만큼은 아니지만 SK도 적지않은 기대를 받았다. 예상을 깨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저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안영준(29‧194.1cm)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으며 오세근(37‧199.8cm)이라는 베테랑 빅맨까지 새로운 전력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KCC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팀이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사실 이름 값만 놓고 보면 SK 또한 KCC와 해볼만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변수가 워낙 많은지라 어느 쪽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평가됐다. 최대 변수는 역시 나이였다. SK에서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는 간판스타 김선형(35‧187cm)과 오세근이었다.

신체 능력이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스포츠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불리한 요소다. 특히 김선형, 오세근처럼 30대 중반을 넘기게 되면 아무리 뛰어났던 선수라 할지라도 기량이 눈에 띄게 꺾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서 오세근을 데려온 배경에는 워낙 노련하고 센스가 넘치는 것은 물론 직전 시즌 활약이 아주 좋았던 이유가 크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이를 잊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김선형, 오세근 두 노장을 중심으로 안영준, 오재현(24‧187cm), 최부경(34‧200cm), 허일영(38‧195cm) 등이 합을 맞춘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아쉽게도 올시즌 SK의 나이 변수는 좋지않은 쪽으로 흘러갔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을 일으킨 SK표 쇼타임농구의 기반은 엄청난 에너지 레벨이었다. 김선형은 자밀 워니(30‧199cm)와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경기내내 상대팀 포스트를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나이를 잊은듯한 김선형의 돌파는 경계대상 1호였고 그와 워니에게 수비가 집중된다 싶으면 골밑의 최부경, 외곽의 허일영이 영리하게 찬스를 받아먹었다.

올 시즌은 거기에 더해 안영준, 오세근이 추가됐으며 오재현이 부쩍 성장했다. 당연스레 우승후보중 한팀으로 꼽힐 수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올 시즌의 김선형은 지난 시즌만큼 알고도 못막는 존재가 아니다. 기대했던 오세근은 커리어로우라고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경기력이 폭락했다.

당초 기대했던 베테랑 둘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자 SK가 기대했던 농구는 나오지않았다. 받아먹기에 능한 선수들도 방향을 잃었다. 그런 상황에서 워니가 분전했으나 체력적 부담이 심했는지 후반기부터는 평소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크고작은 부상이 연달아 발생하며 팀전체가 신음했다.

반면 KCC는 주축 선수들이 한창때다. 여전히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거나 더욱 무르익은 경기력을 과시 중이다. 벤치 멤버들도 잘 뛰고 잘 달리는 선수들이 많다. 전창진 감독 입장에서는 축복받은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부상 등으로 인해 풀전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으나 이번 6강전에서는 그게 가능해지며 가공할 위력을 과시중이다.

지난 2번의 경기에서 SK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에너지 레벨이다. 젊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인 KCC의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했다. 안영준, 오재현 등을 제외하고는 주축 선수들이 노장일색인 SK로서는 처음에는 비슷하게 가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전에서 밀리며 다리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외곽슛까지 말을 듣지 않으며 허를 찌르거나 반전을 일으킬 또다른 수도 막히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3차전 전망도 어둡다. 이래저래 불리한 상황에서 부상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안영준은 정규리그에서 다쳤던 무릎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1차전 당시 왼쪽 중지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2차전에서는 오재현이 발목부상을 입었는데 검진결과 인대파열로 알려져있다. 에너지레벨 싸움에서 밀리는 가운데 그나마 활동량으로 맞불을 놔줄 수 있는 핵심 젊은 선수둘이 다친 것인지라 더욱 뼈아프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미친듯한 기세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 7차전 접전을 치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몇 시즌 간의 SK는 큰 경기에서 무척 위력적인 팀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6강시리즈는 절망적이다는 표현이 과하지않을만큼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럼에도 SK팬들은 응원을 멈추지않고 있다. 시리즈는 뒤집지 못하더라도 1승이라도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매번 기대 이상을 보여줬던 SK가 KCC를 상대로 1승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있을지 지켜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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