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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버드를 이을 흑백 라이벌 스토리는?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4. 6. 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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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버드를 이을 흑백 라이벌 스토리는?

입력2024.02.18. 오후 3:13 기사원문

 

NBA 역사상 최고의 흑백 라이벌을 꼽으라면 단연 어빈 '매직' 존슨(64‧206cm)과 래리 버드(67‧206cm)를 들 수 있다. 농구는 흑인의 스포츠다. 스포츠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업종을 통틀어 흑인이 가장 주체가 되고 양과 질적으로 우위에 서있는 분야다. 때문에 농구에 대한 흑인의 자부심은 엄청나다.

다른 인종은 예나 지금이나 흑인에 도전하는 상황이라고 보는게 맞다. 때문에 당시 최고 선수인 매직과 당당히 맞서며 백인도 NBA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버드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백인치고 잘한다가 아닌 정말로 정상에서 경쟁한 것이다. 이들의 라이벌 구도는 전세계 농구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리 각본을 짜놓은 것처럼 많은 부분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가 가득했다. 일단 둘이 뛰었던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는 NBA를 대표하는 양대명문이다. 나란히 17번의 파이널 우승으로 역대 최다우승 공동 1위라는 점부터 심상치않은데 그래서인지 구단에 대한 소속팀 팬들의 프라이드 역시 매우 높다.

둘은 일단 같은 시기에 양팀에 합류했고 최고 신인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부터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대학시절 결승전 무대서 엄청난 대결을 펼쳤던 그들이 공교롭게도 NBA 동서부를 대표하는 팀으로 각각 들어간 것부터 드라마틱하다. 자유분방한 도시 LA와 화려한 플레이 스타일의 매직, 보수적인 이미지의 보스턴과 시골출신 모범생 버드, 각각의 캐릭터 또한 소속팀, 연고 도시와 기가막히게 어울렸다.

무엇보다 각종 개인 수상과 파이널 우승을 나눠가지며 어느 한쪽으로 무게추가 쏠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랜시간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큰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테크닉까지 엄청났던 매직은 장신 포인트가드로서 리그를 지배했다. 지금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조금 내려갔지만 조던 이전 역대 넘버1 플레이어로 불리기도했으며 조던이 활약한 후에도 ‘그의 앞에 매직의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않다’는 말까지 있었다.

버드같은 경우 흑인들에 비해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타 인종이 어떻게하면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케이스다. 스몰포워드였지만 어지간한 빅맨과도 몸싸움이 가능했으며 가드를 연상케하는 시야, 패싱센스도 겸비하고 있었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외곽슛, 미드레인지, 돌파, 포스트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렸으며 특유의 투쟁심을 바탕으로 커리어 평균 10개에 육박할 정도의 리바운드도 잡아냈다.

버드 이후 NBA에는 뛰어난 백인 플레이어들이 더더욱 늘어났다. 적어도 양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를 지배하는 최상위층은 흑인이며 버드를 능가하는 아니 근처까지 다다른 백인 선수는 나오지않았다. 그나마 ‘독일병정’으로 불리던 덕 노비츠키(46·213cm) 정도가 프랜차이즈 스타로 소속팀을 우승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적어도 최근 몇시즌 이전까지는 그랬다.

요근래 가장 기대되는 흑백 스토리로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간판스타 ‘더 프로세스’ 조엘 엠비드(30‧213cm)와 디펜딩챔피언 덴버 너기츠의 상징이 된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를 들 수 있다. 둘은 나란히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훗날 NBA 한시대를 풍미한 전설로 이름이 남을것이 확실하다.

카메룬 출신의 엠비드는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았고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으로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거대한 신체에서 나오는 파워에 더해 빼어난 운동능력 거기에 사이즈 대비 기동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히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는데 거기에 더해 내외곽까지 겸비했다.

높이와 힘으로 포스트를 지배하는 것은 물론 준수한 볼핸들링과 스텝을 앞세운 폭발적인 돌파도 압권이다. 거기에 미드레인지 점퍼, 3점슛 등 거리를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 또한 장착한지라 득점력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년간 연속 득점왕에 오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샤킬 오닐 이후 센터가 득점왕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비드는 상복이 없는 선수로 불렸다. 동 포지션의 요키치 때문이다. 2021~22년까지 그는 정규시즌 MVP가 되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을 올렸지만 2년 연속으로 요키치에게 수상을 내줬다. 엠비드가 MVP급으로 활약한 것은 맞지만 요키치가 잘해도 너무 잘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 전까지는 퍼스트팀 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역대급으로 불운한 선수라는 평가가 따라붙을 정도였다. 그를 역대급 2인자로 만들어버리고있는 요키치는 같은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1순위로 뽑힌 평균 이하의 운동능력을 가진 백인센터다. 2회 연속 정규시즌 MVP에 지난 시즌 소속팀 덴버를 팀창단 역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우승까지 이끌며 파이널 MVP까지 올려놓았다.

버드가 그랬듯 평범한 운동능력에 불구하고 엄청난 BQ와 테크닉을 앞세워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버드의 빅맨 버전으로 불릴만큼 기량에 물이 올라있는데 현시점 리그 넘버1 선수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2인자 이미지가 강하지만 엠비드 역시 만만치않다. 지난시즌 정규시즌 MVP에 오른 것을 비롯 올시즌에도 부상전까지 MVP후보 1순위였다. 아쉽게 부상으로 중도낙마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커리어가 많이 남은 만큼 요키치와의 정면 승부는 현재진행형이다.

상품성 자체만 놓고 따진다면 샌안토니오 스퍼스 ‘웸비' 빅터 웸반야마(20‧223cm)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화이트 케빈 가넷’ 쳇 홈그렌(22‧213cm)이 더 뜨거울지도 모르겠다. 웸반야마 때문이다. 올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웸반야마는 NBA 입성 전부터 많은 이들의 화제를 불러모았고 기대에 걸맞게 슈퍼루키로서의 위용을 뽐내고있는 중이다.

보통 키가 아주 크거나 빅맨 포지션인 선수들은 실력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웸반야마는 다르다. 내외곽을 오가는 화려한 플레이에 더해 입담 등도 좋은지라 준비된 슈퍼스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홈그렌같은 경우 웸반야마의 신인왕 등극을 견제할 유일한 후보로 불리고있는데 플레이 스타일 등에서도 닮은 듯 다른지라 커리어 내내 함께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선수들에 비하면 많이 식기는했지만 애틀랜타 호크스 ’아이스 트레이’ 트레이 영(26‧185cm)과 댈러스 매버릭스의 ‘할렐루카’ 루카 돈치치(25‧201cm) 구도도 팬들의 적지않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영은 2018년 드래프트때 당시 자존심 상할 일을 겪었다. 1라운드 5순위로 댈러스 매버릭스의 지명을 받은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댈러스가 원하는 카드는 따로 있었다. 그들이 바라는 선수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출신의 농구천재 돈치치였다. 그러한 마음을 반영하듯 영을 뽑기 무섭게 영과 2019년 1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트레이드를 통해 돈치치를 데려온다.

댈러스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유럽무대 시절부터 젊은 베테랑으로 불렸던 돈치치는 특유의 BQ농구를 선보이며 빠른 시간 안에 댈러스를 비롯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애틀랜타 역시 마냥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돈치치가 대단한 선수이기는하지만 트레이드 상대였던 영 역시 성장을 거듭하며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때문에 라이벌 얘기까지 적지않게 흘러나왔다. 적어도 얼마전까지는…. 돈치치같은 경우 MVP, 파이널 우승 등 굵직한 실적이 없어서 그렇지 개인기량은 리그 정상급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영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로 언급되는가하면 국가대표, 올스타 선정 등에서도 푸대접(?)을 받으며 한창 좋았을 때보다 위상이 떨어진 상태다.

돈치치와의 라이벌 스토리 등도 어느새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가 문제가 아닌 밑에서 치고올라오는 새로운 신성들에게도 밀리고 있다. 물론 영은 여전히 젊다. 재능은 충분한 선수이니만큼 다시금 심기일전해 커리어를 끌어올린다면 얼마든지 돈치치와의 경쟁구도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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