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최후의 결전만 남았다. 양대 컨퍼런스 마지막 생존팀은 보스턴 셀틱스(동부)와 댈러스 매버릭스(서부)였다. 이제 두팀중 하나가 올시즌 챔피언에 오르게된다. 보스턴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올시즌 최강팀이다.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게츠가 있으나 그것은 지난 시즌 일이다. 전력누수가 있었고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지라 안정감에서 약점을 지적받았다. 실제로 간판 스타 니콜라 요키치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데다 빈약한 백업 문제까지 겹치며 2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반면 보스턴은 양과 질적으로 타팀을 압도했다. 제이슨 테이텀(26‧203cm), 제일런 브라운(28‧196.2cm),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샘 하우저(27‧201cm), 알 호포드(38‧206cm) 등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라인업을 자랑한다. 일부 베테랑도 있지만 대부분이 20대이며 하나같이 공수겸장이다.
매경기 그날 경기의 히어로가 바뀔 정도이며 복귀 시기를 조율중인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의 공백이 크게 눈에 띄지 않을 만큼 강팀으로서의 위용이 독보적이다. 이를 입증하듯 정규시즌 내내 순항을 거듭한 끝에 어렵지않게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고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과정 또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보면 ‘보스턴이 아니면 누가 우승할까’싶을 정도다. 지미 버틀러(마이애미 히트), 도노반 미첼(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페이서스) 등 상대팀 에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행운(보스턴 입장에서)까지 이어졌다. 보스턴이 기복없이 강한 이유중 하나는 특정 선수에게 의지하지않는 시스템이다.
대부분 강팀은 에이스나 원투펀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그만큼 믿음직한 좋은 선수가 이끌고있다는 증명도 되지만 반대로 해당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 변수가 생겨나게되면 전력 자체가 확 떨어져버린다. 보스턴은 다르다. 테이텀, 브라운이라는 원투펀치가 있지만 그보다는 팀으로서의 힘이 최고의 장점이다.
특정 일부가 눈에 띄게 볼소유를 많이 가져가기보다는 코트 위에 있는 선수들이 고르게 공을 만져가며 플레이하는 경우가 잦으며 그로인해 패스가 유기적으로 잘 돌아간다는 느낌을 준다. 각 선수간 능력치 차이도 크지 않은지라 주전 혹은 핵심 백업선수 누구라도 일대일 공격을 가져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블팀이 들어오면 빈공간에 있는 팀원들에게 볼이 잘 전달된다.
여러선수들이 한꺼번에 펼쳐내는 능숙한 오프 더 무브를 바탕으로 컷인, 오픈 3점슛 등 다양한 연계플레이가 이어지기 일쑤다. 상대팀 특정 포지션에 약점이 보인다싶으면 미스매치 상황이 만들어질 때까지 여러 번의 패스가 막힘없이 연속해서 돌아가는 것을 보고있노라면 보스턴이 왜 강한지가 새삼 실감나게 된다.
코트에 나서는 대부분 구성원이 하나같이 준수한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더블팀 대처 및 상대팀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내는데 큰 무기로 작용한다. 물론 보스턴이라고 항상 기계적으로 팀 플레이가 잘 되는 것 만은 아니다. 뜻대로 경기가 잘 풀리지않으며 흔들릴 때도 분명 있다. 그럴 때는 테이텀, 브라운이 나선다. 상대 수비진을 휘젓으면서 한방을 날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중요한 상황에서 클러치 해결사 혹은 주포 역할을 한다.
수비 또한 단단하다.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공수겸장인데다 그를 활용한 팀 수비도 물샐틈없다. 기본적으로 사이즈와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인지라 좀처럼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은데 그로인해 더블팀을 가는 횟수도 적은 편이다. 공격에서는 미스매치를 잘 유발하고 반대로 수비시에는 미스매치가 잘 생겨나지않으니 공수밸런스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리그 최고의 디펜더중 한명인 할러데이의 존재는 든든하기만 하다. 댈러스를 파이널까지 끌어올린 원투펀치인 루카 돈치치(25‧201cm)나 카이리 어빙(32‧187.2cm) 둘중 한명은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할러데이의 자물쇠가 어느 정도 통할 수만 있어도 댈러스는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된다.
최근 몇시즌간 보스턴은 꾸준히 우승후보로 꼽혔을 만큼 안정된 전력을 자랑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파이널 우승이 없다. 라이벌 LA 레이커스에게 우승횟수를 다 따라잡힌 보스턴 입장에서는 현재의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역대 사례가 말해주듯 파이널 우승은 할 때 하지않으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이 이번 파이널에서 우승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면 부담을 덜고 다음 시즌부터는 더 안정적인 행보도 가능해진다. 주축 선수들이 젊은만큼 리핏 그 이상을 해내며 2020년대를 대표하는 왕조로 발돋움할지도 모를 일이다. 탑독으로 불리는 보스턴이 대망의 우승을 만들어내며 정규시즌에서만 강하다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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