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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받다가 대회 출전? UFC 303 살렸다

격투기/UFC

by 멍뭉큐라덕션 2024. 7. 3.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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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받다가 대회 출전? UFC 303 살렸다

입력2024.07.01. 오전 7:32 / 수정2024.07.01. 오전 8:28 기사원문

[UFC] 이게, 로페스에 '졌잘싸'... 페레이라 챔피언 타이틀 방어 성공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사진 왼쪽)가 도전자 유리 프로하스카를 몰아붙이고 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 303대회는 본래 마이클 챈들러(38·미국)와 코너 맥그리거(35·아일랜드)가 메인 이벤트로 싸우기로 했다. 하지만 맥그리거가 왼쪽 새끼 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했고 주최 측은 부랴부랴 대체자를 찾았다. 무려 맥그리거가 출전하려했던 대회다. 그냥 단순히 빈자리를 메우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정도 이름 값도 있고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선수여야 했다.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UFC 라이트헤비급(93kg)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36·브라질)가 대회 2주 전 이를 받아들였고 대박에서 중박은 가는 메인 이벤트로 진행이 가능하게 됐다. 흔한 경우는 아니다. 막대한 부와 명예가 걸린 타이틀 방어전을 챔피언이 경기 2주 전 수락하는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체중조절 문제, 컨디션 관리 등 여러가지 면에서 쉽지 않다. 자칫 무리해서 받아들였다가 경기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손해다. 챔피언 페레이라도 대단했지만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도전자로 경기에 나선 유리 프로하스카(31·체코)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다만 타이틀 매치가 걸려있는지라 프로하스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둘은 계체량 현장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브라질 파탁소 원주민의 후예인 페레이라는 조상들의 영혼이 자신 안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프로하스카는 기자회견 당시부터 "모두가 페레이라가 고향에서 데려온 주술사들과 함께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영적인 존재들이 자신을 돕는다고 믿는다.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 주술 없이 순수하게 경기력만으로 겨루자는 거다. 누가 세계 최강의 라이트헤비급인지 경기력으로 보여주자"며 이 부분을 물고늘어졌다. 이에 페레이라는 "주술은 없다. 언제나 많은 훈련과 큰 헌신만 있을 뿐이다"는 말로 도전자가 씌운 주술 격투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6월 3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03: 페레이라 vs 프로하스카 2' 메인 이벤트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페레이라가 랭킹 1위 프로하스카를 2라운드 13초 만에 왼발 스위칭 하이킥으로 KO시키고 챔피언 타이틀을 방어해냈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페레이라는 1라운드부터 잽과 카프킥으로 기세를 잡아나갔다. 라운드 막판에는 특유의 펀치력을 앞세워 강력한 왼손 훅으로 프로하스카를 다운시켰다. 프로하스카는 흐름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페레이라는 경기를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2라운드 시작하기 무섭게 불꽃 스위칭 하이킥이 터졌다. 순식간에 앞발인 왼발과 오른발의 위치를 바꿔 머리를 향해 킥을 날렸다. 제대로 얻어맞은 프로하스카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페레이라의 그라운드 앤 파운드 추가타가 몇 차례 들어가자 심판은 경기를 종료시켰다.

맥그리거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며 화끈하게 대회를 살려내는 순간이었다. 페레이라의 구원투수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UFC 295에서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6·미국)가 스티페 미오치치(41·미국)와의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빠졌을 때, 지난 4월 UFC 300 메인 이벤트가 불확실했을 때도 언제나 페레이라가 메인 이벤트를 맡아 모두 KO승을 거두며 대회를 성공시켰다. 주최 측에서는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을 것이다.

이제 페레이라는 세 체급 정복을 노리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해설자 조 로건(56·미국)에게 헤비급(120.2kg)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기다렸다는 듯 "전에도 말했는데 주최 측에서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준비돼 있고, 헤비급이 내 미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 체급 정복을 보고 싶다는 로건의 말에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팬들이 원하기 때문에 결국 필연적으로 성사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UFC 헤비급 타이틀 전선은 다소 복잡한 상태다. 챔피언 존스와 전 챔피언 미오치치의 대결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추진됐지만 존스의 부상으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 존스의 부상으로 헤비급 잠정 챔피언 자리에 오른 톰 아스피날(31·잉글랜드)은 오는 28일 커티스 블레이즈(33·미국)를 상대로 방어전을 치른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페레이라의 헤비급 타이틀 도전에 대해 "아직 그가 라이트헤비급에서 2년 넘게 활동하며 모두를 정리한 상황은 아니다. 진짜 적수가 없다고 판단될때 헤비급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페레이라의 본 체급인 라이트헤비급에서는 랭킹 2위 마고메드 안칼라예프(32·러시아)가 호시탐탐 벨트를 노리고 있다.

4시간 전 대체 경기... 마사지 받다가 매치 나서


UFC 사상 최초로 경기 4시간 전 대체 경기의 주인공이 된 댄 이게(사진 오른쪽)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UFC 사상 최초로 경기 4시간 전 대체 경기가 성사됐다. 경기 당일 페더급(65.8kg) 3위 브라이언 오르테가(33·미국)가 39.4도의 고열로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던 13위 댄 이게(32·미국)가 UFC의 긴급 제안을 받아 14위 디에고 로페스(29·브라질)와의 대결에 나섰다.

갑작스럽게 경기에 투입됐음에도 이게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이게는 비록 첫 두 라운드를 뺏기며 만장일치 판정패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강력한 펀치를 휘두르며 로페스를 몰아붙여 큰 환호를 받았다.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3라운드를 뛰어준 것만으로도 엄청나거늘 경기 내용까지 나쁘지 않아 화이트 대표를 함박 웃음짓게 했다.

이게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8주든, 6주든, 4주든, 4시간이든 아무 상관없다. 이게 내 삶의 이유다. 내가 레전드가 될 기회이며, 내 손자에게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라고 4시간 전 경기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4시간 전 경기투입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쓴 이게는 본래 21일 대회에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에 화이트 대표는 이게가 원한다면 21일 대회에서도 경기를 뛰게해주겠다고 했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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