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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 아스피날(사진 오른쪽)이 세르게이 파블로비치에게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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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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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잠정 챔피언 톰 아스피날(32·잉글랜드)이 2년 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랭킹 4위 커티스 블레이즈(33·미국)를 상대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오는 28일(한국시간) 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주 맨체스터시 코옵 라이브 아레나서 있을 'UFC 304: 에드워즈 vs 무하마드 2' 코메인 이벤트다.
아스피날(14승 3패)은 명예회복을 원한다. 1차전 패배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2년 전 랭킹 4위 커티스 블레이즈(33·미국)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시작 15초 만에 킥을 차다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불운한 부상이었지만 이는 아스피날의 유일한 UFC 패배 기록으로 남았다. 블레이즈(18승 4패 1무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그 경기를 40번이나 봤다. 나는 내게 유리한 거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했었다"는 말로 1차전 승리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스피날은 2년 전 7월 블레이즈전에서 오른쪽 무릎 내측 측부인대(MCL)와 반월판 파열, 전방십자인대(ACL) 손상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뛰어난 복싱과 블랙벨트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력을 바탕으로 차기 챔피언이 될 거라고 기대받은 아스피날은 뜻하지 않게 1년의 공백기를 갖게 됐다.
그사이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포르투갈)의 무릎 재활을 도왔던 유명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우는 파이팅 스타일상 급격한 하락세가 우려됐으나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작년 이맘때 마르친 티부라(38·폴란드)를 1라운드 1분 13초 만에 TKO로 잡아내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거구 간의 싸움
헤비급이 매력적인 이유는 거구 간 싸움의 특성상 판정 경기가 적다는 점이다. 아스피날 역시 마찬가지다. 아스피날은 파이터 인생을 이어오는 동안 아직까지 판정 경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통산 14승 중 녹아웃 승리 11회(79%), 서브미션 승리 3회(21%)를 기록했다. 허용한 3패 역시 판정패는 없다.
블레이즈에게 경기 시작 15초 만에 무너지기 전까지 8연승을 달린 바 있다. 이후에도 복귀전 승리 포함 2연승 행진 중이다. 아스피날은 경기를 오래 끌지 않는다. 단 한 번의 2라운드 승리를 제외하고는 13번을 1라운드에 끝냈다. 화끈한 경기력에 팬들은 열광을 보냈고 주최 측 또한 반가워할 수밖에 없다. 현지 팬들에게 인기 있는 영국 국적의 선수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실력자 아버지의 영향으로 7살 때 처음 주짓수를 접했던 아스피날은 10대 때부터 MMA를 위한 복싱과 주짓수를 본격적으로 수련했다. 그로 인해 20대 초반에 이미 완성형의 테크닉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기본기가 탄탄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헤비급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핸드 스피드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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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티스 블레이즈(사진 오른쪽)는 기본적으로 레슬러이지만 타격능력도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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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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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즈는 장기인 레슬링을 살려 상대를 넘긴 후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패턴을 즐긴다. 특히 '면도날'이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팔꿈치 공격이 매우 위력적이다. 날카롭게 상대의 피부를 찢겨내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연출하기 일쑤다.
블레이즈는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 간다. 몸놀림이 잽싼 편인지라 원거리에서도 한두 발 정도 들어간 후 총알 같은 원레그, 투레그 태클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클린치 상황에서 상대를 흔들며 중심을 무너뜨린 후 넘기는 방식에도 능하다. 허리를 싸잡아 넘어트리는 것은 물론 발목 받치기 등 레퍼토리가 많은지라 상대가 대응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그래플링이 좋다 해도 현대 MMA에서 '그라운드 앤 파운드' 원패턴으로는 상위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그래플러 또한 스탠딩 싸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야 만 장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블레이즈 또한 경기를 치를수록 타격 능력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경기는 잠정 타이틀전이지만 실질적인 지구 최강을 가리는 대결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은 UFC 헤비급 챔피언인 존 존스(37·미국)와 도전자 스티페 미오치치(41·미국)가 다음 타이틀전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나이도 나이이거니와 타이틀벨트 등 할만한 것은 다했던 둘인지라 더 이상 동기부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아는 블레이즈는 "존스 대 미오치치는 그들만의 은퇴 경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결이 진짜 타이틀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스피날 또한 "솔직히 그들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내 통제에서 벗어난 문제다. 오직 블레이즈를 꺾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남자 이미지와 달리 아스피날은 종종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관심을 받기도 한다. 블레이즈전을 앞두고도 그러한 성향을 드러냈다. 새로운 수련법을 공개했는데 주먹을 석유에 담가 단련하는 방식이다. 과거 집시들은 주먹을 석유에 담그면 주먹이 바위처럼 딱딱해진다고 믿었다며 자신 역시 펀치력 강화를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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