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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차민석이 성장하면 모두가 좋다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4. 7. 2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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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차민석이 성장하면 모두가 좋다

입력2024.02.24. 오전 8:31 기사원문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 듬직한 빅맨 등 강팀을 구성하는데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그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선수층이다. 농구는 장기레이스다. 리그 경기는 수개월간의 정규시즌을 거치고 이후 플레이오프까지 치른다. 국제경기 또한 토너먼트가 대부분이고 매경기 총력전인지라 체력소모가 크다.

아무리 믿음직한 선수가 몇몇있어도 그들만으로 모든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체력적인 문제나 컨디션 저하는 물론 부상자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얇은 팀의 경우 잘나가다가도 핵심선수가 지치거나 부상을 당해서 기세가 확 꺾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포지션별로 백업 혹은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선수가 고루 있는 팀은 안정적인 순항이 가능해진다.

2025년 FIBA 아시아컵 예선이 시작됐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51위인 대한민국 대표팀은호주(4위), 인도네시아(74위), 태국(91위)과 A조에 포함되었는데 내년 2월까지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총 6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아시아컵 예선은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열리고 있는데 각 조 1, 2위와 3위에 자리한 6개국 중 4개국이 본선 진출권을 가져간다.

본선은 내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며 예선을 통과하고 올라온 16개국이 경쟁하게된다. 일단 본선진출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압도적 우승후보 호주는 제쳐놓더라도 인도네시아, 태국에 비해서는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있기 때문이다. 22일 호주 벤디고 레드 에너지 아레나서 있었던 호주와의 1차전은 많이 아쉬웠다.

현실적으로 1군 전력의 호주는 넘사벽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력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이번 예선전에는 사실상 2~3군 전력으로 선수단을 꾸려서 나왔다. 그래도 쉽지않겠지만 우리로서는 호주를 한번 잡아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다. 아쉽게도 71-85로 역전패 당했다. 4쿼터 초반까지 앞서나가다가 역전을 당했고 이후 힘대결에서 밀리며 승기를 내주고말았다.

기술적인 부분은 둘째치고 사이즈, 파워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던 대표팀은 초반부터 풀파워로 뛰었고 그로인해 막판까지 에너지레벨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런가운데 계약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온 귀화혼혈선수 라건아(35‧200.5cm)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창때에 비해 기량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유일하게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을 비롯 21득점, 14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라건아가 있었기에 그나마 호주랑 그정도로 접전을 벌일 수 있었다. 호주의 장신 선수들을 앞에두고 득점을 올리고 몸싸움을 해줬다.

라건아가 포스트를 지켜주었기에 다른 선수들이 외곽슛을 쏘거나 속공을 들어갈 찬스가 생겨났다. 만약 라건아가 없었다면 역전패가 아닌 전반전부터 밀리고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만큼 그의 재계약 여부에 따라서 대표팀 전력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기타 경쟁국들의 경우 혼혈 선수를 비롯 여러명의 귀화선수를 돌려가면서 쓰고있는데 우리는 라건아 대체자나 뉴페이스는 커녕 당장 재계약 문제도 불투명한 상태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얼마나 준비가 미흡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무대 기준으로 전포지션이 다 아쉽겠지만 그래도 항상 걱정되는 것은 높이다. 강호들과 만날 경우 악으로 깡으로, 한발 더 뛰는 농구를 통해 부딪혀보기도했으나 결국 높이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였다. 다행히 신선우, 김유택, 한기범, 서장훈, 김주성, 오세근, 김종규 등 시기별로 1~2명씩 좋은 빅맨자원들이 나오면서 아시아권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약체로 불리던 팀들도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올라갔고 혼혈, 귀화선수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그 격차가 확 줄어들었다. 외려 한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과의 전력차이는 당분간 좁히기 힘들만큼 벌어져 버린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귀화선수까지 없다면 국제대회에서 경쟁하기는 더더욱 어려워 질 것이 분명하다. 끝도없는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다.

한국농구는 여전히 가드나 스윙맨 자원은 나쁘지않다. 높이나 파워에서 어느정도 승부가 된다면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어느팀과도 해볼만하다. 과거 한중올스타전때 크리스 랭, 자밀 왓킨스, 나이젤 딕슨 등 높이와 힘을 가진 외국인선수들이 함께 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그들이 골밑에서 대등하게 승부를 가져가주자 한없이 높게만보였던 중국팀이 무섭지않았다. 중국의 장대숲 사이를 힘으로 밀고 들어가 덩크슛을 꽂아넣던 딕슨의 파워플레이는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결국 우리에게는 높이가 관건이다. 김종규가 여전히 투혼을 보여주고있는 가운데 하윤기 등이 차세대 빅맨으로 성장중이지만 서장훈, 김주성때만큼 아니다는 의견이 많다. 더욱이 이들이 부상 등으로 빠지게된다면 대표팀 높이는 그야말로 처참해질 수 있다. 대안으로 이현중, 여준석, 최준용 등의 빅윙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부상과 이런저런 사정 등으로 모두 나오지 못했다.

때문에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장기적인 시선으로 선수층을 키워야 된다는 의견이 많다. 국가대표하면 딱 생각나는 특정 장신 선수들이 빠지더라도 빈자리를 어느 정도는 채워줄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그로인해 기존 선수들은 더욱 긴장할 수 있고 서로가 성장을 자극하는 기틀이 마련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에서 1순위로 지명한 이원석(24‧207.5cm), 차민석(23‧199.6cm)의 더딘 성장은 아쉬움이 크다.

1순위로 지명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능과 가능성은 갖추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거기에 사이즈까지 좋은 편인지라 이들이 알을 깨고나온다면 소속팀은 물론 길게보면 국가대표팀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선수층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모습만보고 쉽게 기량을 재단해서는 안된다.

이번 대표팀에서 30대의 나이로 첫 태극마크를 단 한희원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수에 따라서는 늦게 터지기도 한다. 실제로 둘은 최근 김효범 감독대행의 지도아래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심하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김 감독대행과 함께라면 다음 시즌에는 몰라보게 발전할지도 모를 일이다.

비단 둘뿐만이 아니다. 각팀에는 다수의 장신 유망주들이 있고 이들이 핵심 전력으로 올라서야만 대표팀의 장신 후보군은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원석, 차민석이 성장하면 모두가 좋은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KBL

​#사진_문복주 기자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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