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버슨’ 박경상, 이지스함 감초 역할 톡톡
기사입력 2023.01.11. 오후 04:01 최종수정 2023.01.11. 오후 04:01
올시즌 전주 KCC에서 박경상(32‧178.6cm)의 활약이 쏠쏠하다. 25경기에서 경기당 13분 37초를 소화하며 평균 3.76득점, 1.08어시스트, 1.5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어찌보면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성적일 수도 있지만 팀내 입장에서는 결코 그렇지않다. 현재 KCC는 얇은 선수층과 그로인한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등 로테이션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경상은 한번씩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며 감초 구실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꾸준히 활약을 해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겠으나 그의 위치는 식스맨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 혹은 상성이 잘맞는 팀을 만나서 평소보다 더 나은 활약만 해줘도 팀으로서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
올시즌 박경상은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잘해주고있다. 12월 24일 캐롯전에서는 9득점(3점슛 3개), 3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무엇보다 상대 에이스 중 한명인 이정현을 잘 막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경상과 이정현이 가지는 이름 값과 팀내 비중 차이를 고려했을 때 박경상의 활약은 이변에 가까웠다. 당시 이정현은 박경상의 수비에 막혀 3쿼터까지 단 2득점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로인해 KCC는 기세 싸움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박경상은 거기에 더해 3쿼터에서만 3점슛 세방을 터트렸다.
7개의 리바운드 역시 깜짝 놀랄 수치였다. 이날 박경상이 작은 신장으로 얼마나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박경상이 이정현을 그렇게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본래 박경상은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닐뿐더러 상대인 이정현은 신장에서도 10cm가량 컷으며 탄탄한 웨이트를 바탕으로한 파워와 밸런스가 좋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미스매치나 다름없었던 상황에서 기적(?)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친데 대해 전창진 감독은 “농구에 대한 간절함이 경상이의 수비력을 성장시키고 있다”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만약 공격만이 아닌 수비에서도 간혹이나마 에이스 스토퍼 역할이 가능하다면 박경상의 쓰임새는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의미깊은 경기였다.
박경상의 활약은 가장 최근 경기였던 KT전에서도 이어졌다. 12득점, 2어시스트로 공격에서 한몫 제대로 보탰다. 75% 성공률로 3점슛 3개를 성공시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격을 많이 하지않으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득점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높이살만했다. 전 감독 역시 “받는 것에 비해서 너무 잘해준다”며 또 다시 박경상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으로 복귀하기는 했지만 박경상에 대해 특별한 기대를 거는 이들은 많지않았다. 한번씩 손끝 감각이 뜨거운 날에는 위협적인 경기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가 좋지않은 단신 듀얼가드에 득점력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보이지않아 환영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렇지않아도 많은 단신가드진에 또 한명의 단신이 추가됐다“며 볼맨 소리를 내는 팬들도 적지않았다.
물론 현재 KCC의 기형적인 선수진 구성상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단신 가드진의 정리는 어떻게든 필요해보인다. 하지만 박경상처럼 수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어떻게든 자신의 몫을 하려는 선수는 그런 편견의 틀에 가둘 필요가 없다. 상당수 팬들이 단신 가드진에 우려를 표하는 것은 당장 보이는 부분에서부터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올시즌 KCC가 앞선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중 하나는 당초 주전 1번으로 기대했던 김지완(32 187cm)이 정상적으로 출장시간을 소화해주지 못하는 이유도 크다. 고질적으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지라 결장하는 경기 수가 적지않으며 상황이 그렇다보니 컨디션 관리도 쉽지않아 경기력 기복도 심하다. 결국 허웅, 정창영 등이 빈자리를 채워야 될 때도 늘고 있고 전체적으로 과부하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박경상의 쏠쏠한 활약은 가뭄속 단비다. 신장이 작은 것을 빼고는 김지완과 플레이 스타일도 엇비슷하다. 김지완의 공백 혹은 컨디션 난조로 생겨난 빈자리를 일정부분 채워주는 것 만으로도 팀은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꺼지지않는 열정으로 코트를 내달리는 박경상의 활약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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