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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아데바요, 제2의 알론조 모닝될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1. 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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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아데바요, 제2의 알론조 모닝될까?

기사입력 2023.01.27.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1.27. 오전 08:31

‘언더사이즈 빅맨(Undersized Big Man)’, 말 그대로 파워포워드나 센터 등 포스트를 사수하는 포지션을 맡고있지만 리그 평균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를 일컫는다. 일찍부터 키가 컸던 관계로 빅맨으로 뛰게됐다가 이후 기대만큼 신장이 자라지 못한 케이스가 대다수다. 혹은 팀내 키 큰 선수가 워낙 적어서 어쩔 수 없이 골밑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커온 선수에게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다소 불리한 사이즈의 한계를 인정하고 계속해서 익숙한 포지션에서 경쟁하던지 혹은 외곽슛을 갈고닦아 스윙맨 등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방법이 있다. 타 포지션으로 변경에 성공할 경우 빅맨시에는 약점이었던 사이즈와 힘이 오히려 강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빅맨을 고집하는 선수가 있는데 때로는 그 자체가 매력이 되어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언더사이즈 빅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중 하나로 '조(Zo)' 알론조 모닝(52‧206cm)을 빠트릴 수 없다. 모닝은 단순히 잘한 수준을 넘어 역대에 남을 센터 중 한명으로 기억된다. 언더사이즈 빅맨의 대다수가 ‘생존’을 염두에 두고 싸워나갈 때 모닝은 ‘최고’를 향해 달려갔다. 비록 자신이 바라던 정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으나 우승 1회, 올스타 7회, 올해의 수비수상 2회, 블록슛왕 2회, 퍼스트팀 1회, 디펜시브 퍼스트팀 2회 등 충분히 훌륭한 커리어를 남겼다.

언더사이즈 빅맨으로서 수비수상과 블록슛왕을 각각 2회씩 수상했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경쟁력있는 센터였는지를 짐작케한다. 더욱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은 모닝이 한창 절정의 기량을 펼치던 1990년대는 NBA 역사에서도 손꼽힐만한 센터 전성시대였다는 사실이다. ‘4대 센터’로 불리던 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은 각자가 팀의 간판스타였고 동시대를 대표할만한 빅맨으로 불릴만했다.

어디 그뿐인가. 블록슛 괴수로 악명을 떨쳤던 디켐베 무톰보는 수비적인 측면만 보면 4대 센터 이상이다는 평가를 들었고 릭 스미츠, 숀 브래들리 등 백인 센터들도 자신만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가져갔다. 그야말로 좋은 빅맨들이 홍수처럼 쏟아졌던 시기다. 모닝은 사이즈는 그들 중 가장 작았지만 존재감만큼은 상위권이었다. 한창때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4대센터에 포함되도 이상하지않을 빅맨이다’는 극찬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한창때 모닝은 전사 그 자체였다. 보통 사이즈에서 밀리는 언더사이즈 빅맨같은 경우 빼어난 슛감각 등 다른 무기를 갈고닦아 경쟁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닝은 기본적으로 정면 승부를 우선시 했다. 특유의 순발력과 운동능력은 물론 오닐과 붙어도 쉽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몸싸움에도 강했다. 자신보다 거대한 선수가 골밑으로 달려들어도 주눅들지않고 블록슛을 시도할 만큼 배짱도 두둑했고 미들슛 등 공격옵션도 많은 편이었던지라 실제 경기를 보면 언더사이즈라는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현시대에서 모닝의 뒤를 이을만한 언더사이즈 빅맨하면 ‘뱀뱀’ 뱀 아데바요(25‧206cm)가 첫손에 꼽힐만하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강력한 센터들이 힘을 과시하는 시대에서 언더사이즈 빅맨으로서 뿜어내고 있는 존재감, 센터와 파워포워드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

모닝같은 경우 여러팀을 오가기는 했지만 가장 경기력이 좋았던 때는 마이애미 히트 시절이다. 때문에 어느 팀보다도 마이애미 색깔이 강한데 아데바요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4순위로 마이애미의 지명을 받고 성장중인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다. 모닝이 단단하고 강한 이미지였다면 아데바요는 상대적으로 좀더 부드럽고 지능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슛터치가 좋은지라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올릴 수 있고 빅맨답지않은 시야와 핸들링까지 갖추고있어 포인트센터로서의 역할도 일정 부분 가능하다. 모닝이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큰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않는 정통 센터로서의 위력을 과시했다면 아데바요는 기술적인 부분이 좀 더 돋보이는 테크니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꼭 아데바요가 언더사이즈 빅맨이라서만은 아니다. 모닝이 뛰던 시대에는 빅맨은 골밑을 최우선으로 지키면서 플레이하는게 기본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장신 센터들조차 찬스가 나면 3점슛을 던져야될 만큼 멀티플레이가 요구되고 있다. 아데바요같은 언더사이즈 빅맨이라면 더더욱 그런 역할에 능숙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닝이 작은 신장으로도 적지않은 시간동안 롱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크게 노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크다. 리그 정상급 공격 생산성을 보여주지않는 이상 센터의 존재 이유는 골밑을 지켜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데바요 또한 리그에서 손꼽히는 좋은 수비수중 한명이다. 신장의 한계로 인해 높이적인 부분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가로수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탄탄함을 자랑한다.

낮은 무게중심에 빠른 발을 가지고있어 빅맨은 물론 스윙맨이나 가드까지도 어느 정도 수비가 가능하다. 상대가 누구든 끈질기게 따라붙어 몸싸움을 버틸 수 있는지라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성가신 존재가 아니다. 센스도 좋아 패스를 받기 힘들게 디나이 수비를 하거나 공을 쳐내는 등의 플레이에 능하다. 어찌보면 스몰볼이 유행하는 최근 트랜드에 잘 어울리는 빅맨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데바요가 모닝의 커리어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올스타 1회, 디펜시브 세컨드팀 3회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동나이대 경쟁자들에 비하면 결코 나쁜 기록이 아니며 무엇보다 빠르게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올시즌 44경기에서 평균 21.6득점, 3어시스트, 10.2리바운드, 1.1스틸로 올스타급 성적을 기록중인 것이 이를 입증한다.

최근 NBA는 1990년대 이후 오랜만에 대형 빅맨들이 쏟아지고있는 상황이다.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운동신경에 스피드와 슛을 겸비한 조엘 엠비드는 레전드 올라주원을 소환하고 있으며 백인 빅맨의 역사를 다시 쓰고있는 니콜라 요키치는 포인트 센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더해 도만타스 사보니스는 부친 아비다스 사보니스의 뒤를 이어 리투아니아의 농구영웅 계보를 잇고 있다. 이러한 센터 전성시대에서 언더사이즈 빅맨 아데바요가 어디까지 약진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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