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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랜치필드, 최연소 여성 UFC 챔피언 될 수 있을까?

격투기/UFC

by 멍뭉큐라덕션 2023. 2. 2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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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랜치필드, 최연소 여성 UFC 챔피언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3.02.20. 오전 09:45 최종수정 2023.02.20. 오전 09:45

떠오르는 신성, 기량과 스타성 겸비한 차세대 스타

UFC 여성 플라이급 신성 에린 블랜치필드(사진 왼쪽)와 전 UFC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출신이자 플라이급 랭킹 3위 제시카 안드라지
ⓒ UFC

UFC 여성 플라이급 신성 '냉혹한(Cold Blooded)' 에린 블랜치필드(23·미국)의 기세가 무섭다. 랭킹 10위 블랜치필드는 1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있었던 'UFC 파이트 나이트: 안드라지 vs 블랜치필드'대회서 전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출신이자 플라이급 랭킹 3위 제시카 안드라지(31·브라질)를 2라운드 1분 37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하고 UFC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전 무대까지 포함하면 8연승이다.

현재 23세 9개월의 블랜치필드는 최연소 여성 UFC 챔피언을 노리고 있다. 1년 7개월 안에 챔피언이 된다면 전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로즈 나마유나스의 기록(25세 5개월)을 깨고 새로운 역사가 가능하다. 물론 UFC같은 세계 최고 무대에서 기록을 쓴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대다수가 옥타곤에서 살아남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있는 상황에서 어찌보면 오만하게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팬들과 관계자들은 '블랜치필드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빼어난 재능에 더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실제 경기력을 통해 계속해서 증명해오고있기 때문이다. 기량뿐 아니라 스타성도 출중해 진작부터 플라이급에 새바람을 일으킬 가장 강력한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었다.

원래 블랜치필드의 상대는 랭킹 1위 타일라 산토스(29·브라질)였다. 랭킹 10위를 1위와 붙여준다는 자체만으로 주최측에서 블랜치필드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않아도 주목받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몰리 맥칸(32·영국)을 꺾고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랭킹 1위마저 꺾을 경우 타이틀 도전권이 유력했다.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산토스의 코치 두 명이 비자 발급에 제한이 생기면서 안드라지가 대타로 들어온 것이다. 어떤 면에서 안드라지는 산토스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토스같은 경우 주짓수는 강력하지만 타격적인 부분에서는 평범했다. 반면 안드라지는 레슬링에 더해 한방 파워까지 갖춘 레슬라이커 유형이다. 통산 24승 중 넉아웃승이 9회(38%)에 달하는데 이는 서브미션승(8회·33%)보다도 높은 수치다.

UFC 여성 플라이급 신성 에린 블랜치필드
ⓒ UFC

주짓수가 통하지 않는다면 스탠딩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상대였지만 늘 그랬듯이 블랜치필드는 경기를 앞두고도 여유만만 했다. 경기 전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안드라지는 산토스와는 파이팅 스타일이 다른 상대라는 점에서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게 꼭 산토스보다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난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다. 눈앞의 상대에 집중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고 말했다.

안드라지 역시 블랜치필드와의 경기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대타로 나섰다. 플라이급의 떠오르는 스타를 제압하고 스트로급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어간 '붉은 마녀' 장웨일리(33·중국)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젊은피 블랜치필드는 물론 베테랑 안드라지까지 동기부여가 확실한 한판이었다.

결과적으로 안드라지는 블랜치필드의 타격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된다. 경기전부터 주짓수는 경계하면서도 스탠딩 싸움에 대해서는 "회피력은 좋지만 타격파워는 별로 대단하지 않다. 그래플링 싸움으로 경기가 진행되면 곤란해질 수 있으니 테이크다운에 신경을 써야할 듯 하다"며 경기플랜을 밝힌 바 있다.

뚜껑을 열어보자 안드라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블랜치필드는 타격에서도 안드라지에게 앞섰다. 블랜치필드는 젊은 나이답지않게 전략적인 움직임을 능숙하게 펼쳐나갔다. 리치의 우위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잽과 스트레이트로 안면을 공략했으며 안되겠다 싶은 안드라지가 거칠게 밀고 들어오면 사이드로 활발히 돌아주며 전진압박을 무력화시켰다.

틈틈히 클린치와 하단 테이크다운도 섞어주며 더더욱 안드라지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자신이 생각한 바와 다른 형태로 경기가 흘러가자 안드라지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블랜치필드와의 타격전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지라 스탠딩 싸움에서 밀릴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터진 블랜치필드의 원투 스트레이트에 충격을 받고 다리가 풀리기도 했다.

 

플라이급 랭킹 10위 에린 블랜치필드는 전 UFC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출신이자 플라이급 랭킹 3위 제시카 안드라지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타이틀에 도전할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입증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하지만 안드라지 또한 근성있는 파이터였다. 산전수전 다겪으며 거칠게 MMA바닥에서 생존한 선수답게 경기 흐름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속에서도 근성을 잃지 않았다. 거리싸움, 정타횟수에서 밀렸으나 외려 강력한 훅 콤비네이션을 휘두르며 전진했다. 그 순간 놀라운 장면이 만들어졌다. 제대로 된 훅이 2차례나 들어갔지만 블랜치필드가 버티어버린 것이다. 안드라지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드라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자신인지라 테이크다운의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진스텝을 밟아야만 했다. 2라운드 공이 울리기 무섭게 1라운드 막판에 재미를 봤던 돌격모드에 들어갔다. 거리를 깨트려야만이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블랜치필드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몸을 숙이고 클린치를 잡은 후 안다리를 걸어 안드라지를 넘어뜨렸다. 그리고 곧바로 사이드 컨트롤로 넘어가자 안드라지는 등을 내주고 일어나려고 했다. 순간 블랜치필드의 눈빛이 빛났다. 백포지션을 장악하고는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목을 걸어 잠갔다. 정확히 초크 그립이 들어간 상태에서 다리로 훅을 감았던지라 안드라지는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탭을 치고 말았다.

상위권 강자를 상대로 압승을 거둔 블랜치필드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는 셰브첸코와 그라소 대결의 승자와 가지고 싶다"며 UFC 챔피언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플라이급 챔피언은 '총알' 발렌티나 셰브첸코(34·키르기스스탄)로 현재 7차방어전까지 성공시켰다.

다음달 5일 알렉사 그라소(29·멕시코)를 상대로 8차 방어전을 앞두고 있는데 이 경기마저 승리로 가져갈 경우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가 가지고 있는 9차 방어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게 된다. 한때 극강모드를 자랑했던 셰브첸코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때문에 상승세의 블랜치필드가 셰브첸코와 경기를 가지게 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매경기 주변을 놀라게하고 있는 블랜치필드가 최연소 여성 UFC 챔피언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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