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의 시대가 갔지만, 할로웨이 시대는 오지 않았다
기사입력 2023.02.22. 오전 11:27 최종수정 2023.02.22. 오전 11:27
[UFC 체급별 구도를 말한다⑭] 페더급(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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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황제 조제 알도를 끌어내렸음에도 맥스 할로웨이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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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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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알도(36·브라질)는 통산 31승 8패의 전적을 남겼다. 전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선수 생활 중반기까지는 펀치, 킥, 니킥 등 다양한 공격옵션을 자랑하며 폭군으로서 악명을 떨쳤다. 이후 떨어진 신체능력, 체력적 문제 등으로 펀치 위주의 카운터잡이로 패턴에 변화를 줬는데 이때부터 판정경기가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산 넉아웃 승리가 17번(55%)에 이른다. 알도의 커리어가 제대로 꼬여버리기 시작한 것은 코너 맥그리거(34·아일랜드)와의 경기부터이다. 그와 맞붙어 1라운드 13초만에 KO로 무너지고 말았는데 이때가 통산 2패째다. 이후 알도는 2연패, 3연패 포함 무려 6패를 추가하면서 화려했던 커리어에 먹물이 뿌려지고 만다.
무패행진을 달렸던 것은 아니지만 좋았던 승률을 후반기에 너무 까먹어버리면서 극강의 이미지가 사라지고 말았다는 부분은 알도 본인 입장에서도 괴로운 사실이었을 것이다. 스포츠에 만약이란 없지만 맥그리거에게 허망하게 패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때 은퇴할 가능성도 있고 강행군도 덜했을지라 성적이라는 부분에서는 분명 더 나았을 가능성이 높다.
슈퍼파이트를 통해 당시 사이스에서 큰 차이가 없던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와 붙어 2체급 챔피언의 영광도 가져갔을지 모른다. 이래저래 맥그리거로 인해 커리어 자체가 꼬여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 생활 중반 이후의 알도는 사이즈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할 수 있다.
알도는 단신(170cm)에 윙스팬(178cm)도 길지 않다. 갈수록 장신이 늘어가던 추세속에서 그래플러 혹은 그래플링을 겸비한 유형도 아닌 단신 스트라이커가 정상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았다. 중반까지는 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그러한 약점이 부각되지 않았으나 펀치 위주로 파이팅 스타일을 바꾸면서 어려움이 컸다. 아무리 노련하다 해도 단신 펀처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알도도 어쩔 수 없었다. 폭군 시절의 알도는 사이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킥과 큰 동작의 움직임을 많이 가져갔다. 한창 운동신경이나 체력적으로 좋았던 나이였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나이를 먹어가면서 신체능력이 감소, 패턴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기량에 사이즈까지 큰 선수를 상대로 고전하게 된 이유다.
맥그리거와의 경기 당시 종이 울리기 무섭게 덤벼들었던 배경에는 사이즈에서의 차이를 기습공격으로 먼저 흔들어 보려던 생각이 작용했을 걸로 보인다. 만약 알도가 170cm중반대만 됐더라도 은퇴하던 순간까지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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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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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아시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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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에게도 어려웠던 상대 '할로웨이'
알도에게 가장 어려웠던 상대는 단연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31·미국)다. 하와이 주 와이아나 출생인 그는 장신(180cm)의 신체조건을 살린 장기전의 명수다. 체력과 맷집이 좋은지라 경기내내 야금야금 상대를 갉아먹으며 무너뜨린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심각했던 알도 입장에서는 달가운 상대가 아니었다.
한껏 기어를 끌어올려 초반에는 대등 혹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다가도 중반 이후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할로웨이에게 잡아먹히기 일쑤였다. 2017년 두경기 연속으로 TKO패 당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2번째 패배를 당하고는 알도 본인도 고개를 저으면서 리벤지에 대한 의욕을 더 이상 보이지 않았을 정도다. 때문에 만약 알도가 체력 문제가 없던 폭군시절에 할로웨이와 만났으면 어땠을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할로웨이처럼 체력과 맷집 등으로 상대를 압박해 무너뜨리는 대표적 파이터로는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크 에드가를 꼽을 수 있다. 타격, 그래플링에 모두 능했던 그는 2체급 챔피언을 꿈꾸며 야심차게 페더급으로 내려갔으나 연달아 알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반면 할로웨이는 그래플링은 살짝 다운되고 타격 능력치는 올라간 키 큰 에드가 버전이다. 에드가가 그랬던 것처럼 맷집과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한다. 워낙 부지런하게 전진 스탭을 밟으며 종료공이 울리기 전까지 압박을 멈추지 않는 스타일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는 건 상대다.
할로웨이는 에드가처럼 부지런한 선수이면서 사이즈에서는 외려 우위를 가지고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의 신체조건은 페더급에서 상위권이다. 그런 장신자가 끊임없이 펀치와 킥을 내기에 상대는 힘겨울 수밖에 없다. 쉴새없이 압박하며 정타를 맞추면서도 정작 자신은 큰 스윙은 잘 피한다. 공격을 하고 사각으로 빠지는 기술이 일품인지라 상대의 헛스윙을 잘 끌어내는 것이다.
투지가 좋아 난타전에도 종종 응하지만 빠른 눈과 반응속도를 통해 좀처럼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래플링 방어력도 탄탄한지라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도 매우 어렵다. 결국 대부분 상대는 자신의 베이스에 상관없이 경기 내내 할로웨이 페이스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할로웨이는 안면을 공략하는 과정에서도 상대의 바디를 끊임없이 노린다. 단발로 찔러 넣는가 하면 컴비네이션 펀치 연타로 안면과 함께 공략하기도 한다. 펀치, 미들킥, 니킥 등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무한체력으로 압박하면서 상대의 바디를 열심히 때리며 체력을 떨어뜨리고 데미지는 축적시키는 패턴은 그야말로 효율성의 극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알도를 상대로 2번이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페더급 최강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할로웨이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여전히 페더급에서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단 한 명의 벽을 넘지못한 이유가 크다. 알도 전 승리 이후 그는 4패를 당했다.
더스틴 포이리에같은 경우 체급차이가 영향을 끼치는 슈퍼파이트였다는 점에서 논외로 하더라도 한선수에게만 3패를 당한 것은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다. 다름아닌 현 페더급 챔피언 '더 그레이트(The Great)'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가 할로웨이를 2인자로 만들어버린 주인공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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