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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콤비, 길거리 농구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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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3. 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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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콤비, 길거리 농구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다

기사입력 2023.03.03. 오전 09:01 최종수정 2023.03.03. 오전 09:01

농구영화를 말한다① 덩크슛, 공포의 덩크슛, 바스켓볼 다이어리, 히 갓 게임

 

농구 영화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 스포츠 영화 자체가 많지도 않거니와 거기서도 각 종목별로 나뉘어지며 분산되기 때문이다. 복싱 등 개인 스포츠에 비해 경기 장면 연출 등에서 까다로운 부분도 많아 더욱 손대기 쉽지않다. 그런가운데 2012년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기적같은 실화를 다룬 영화 '리바운드(Rebound)'가 제작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내 김은희 작가가 각본작업에 참여하면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는 모습인데 그간 크게 기억될만한 국내 제작 농구 영화가 없던 현실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악재도 있었다. 영화의 실제모델중 한명인 모 프로농구 선수가 음주운전 사건을 일으키며 제대로 재를 뿌렸다.

하지만 올해 밀리언셀러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한 에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가 기대 이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러한 분위기가 리바운드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웨슬리 스나입스, 우디 해럴슨 주연의 덩크슛(1992년작)을 리메이크한 2023년판 '덩크슛',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만남을 다룬 '에어(Air)'까지 개봉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농구 영화에 대한 관심이 큰 분위기다.

이에 점프볼에서는 농구를 소재로한 이전의 영화로는 무엇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았다.

덩크슛(White Men Can't Jump‧1992)

올해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선보일 덩크슛의 원조 영화다. 미국에서는 이미 대중문화로 자리잡은 길거리 농구를 배경으로 백인(우디 해럴슨)과 흑인(웨슬리 스나입스) 콤비의 우정과 화합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2년정도 늦게 개봉이 된데다 흥행까지 실패하며 그대로 묻히는듯 싶었으나 이후 농구붐이 일어나면서 재평가를 받았던 영화다.

국내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명작이다. 작품 전반에 걸쳐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가 깔려 있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게 영화가 진행된다. 두 주연의 경쾌한 연기와 더불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명대사의 영향이 큰데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흑인인 스나입스는 '백인은 덩크슛을 할 수 없다'며 농구에 대한 인종적인 부심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에 헤럴슨은 '백인은 이긴 다음에 뻐기고, 흑인은 뻐긴 후에 이긴다'는 말로 받아친다. 티격태격 함께 호흡을 맞춰가면서도 한마디씩 서로를 향해 날리는 대사가 마치 흑인과 백인의 당시 갈등과 편견을 대변하는 듯 하다.

공포의 덩크슛(1993)

1990년대 대한민국을 강타한 농구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TV용 영화다. 비디오로도 출시됐다. 12세 관람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화같은 내용과 흐름으로 진행되는데 김성원, 이일웅, 김종결 등 대중들에게 꽤 익숙한 중견배우들은 물론 주조연급으로 잘나가던 허준호까지 출연한다. 무엇보다 당시 현역 농구선수였던 고 김현준(삼성전자)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의미깊다 할 수 있다.

씨름선수 출신 뚱보, 배구선수 출신 키다리, 야구선수 출신 반항아, 키는 작지만 두뇌가 아주 뛰어난 땅꼬마 등 어느날 한강고교 농구부에 갑자기 특이한 이력을 지닌 학생들이 우르르 지원을 한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은 방송반 예쁜 여학생에게 반한 것인데 그녀의 오빠가 다름아닌 농구부 주장이었다. 그녀 역시도 농구를 좋아한다.

이들은 일단 농구부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하나같이 초보들인지라 농구가 제대로 될리가 없다. 서로의 불만이 쌓여서 투닥거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동기부여를 찾게 되는 등 당시 상당수 학원 스포츠물에서 봤음법한 스토리구도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어찌보면 슬램덩크 초반부와도 흡사한데 마치 다양한 개성을 지닌 여러명의 강백호가 좌충우돌 사고를 치는 느낌까지 준다.

 

바스켓볼 다이어리(The Basketball Diaries‧1995)

꽃미남 시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다. 국내에서는 청소년이 마약을 한다는 내용으로 인해 상영이 보류되었다가 5년이 지나서야 개봉할 수 있었다. 일단 해당 작품은 농구의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다. 전도유망한 고교 농구선수가 자신에게 닥치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겪게 되는 내적갈등과 그로인한 방황이 주된 스토리다.

사춘기 주인공에게 세상은 농구만 하고 살기에 너무 복잡했다. 그렇지않아도 친구들과 본드를 흡입하거나 도색잡지를 보면서 일탈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죽게되고 지저분한 뉴욕의 뒷골목, 남색을 밝히는 교사 등으로 인해 가치관이 흔들리게 된다. 주인공은 꾸준하게 자신의 내부의 목소리를 일기에 기록하고 있었는데 내용 또한 어둡고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일탈 속에서 당시 고등학생들이 빠질 수 있는 위험한 늪을 경고하는 한편 미래를 생각하면서 중요한 시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히 갓 게임(He Got Game‧1998)

농구광으로 유명한 스파이크 리 감독이 만든 영화다. NBA팬들 사이에서 리 감독은 유명인사다. 뉴욕 닉스의 열성 팬으로서 인디애나 페이서스 프랜차이즈 스타 레지 밀러와 설전을 벌인 일화들이 워낙 많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설로 남고 있는 ‘밀러 타임’역시 리 감독과 밀러의 신경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리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몰라도 리 감독 자체는 알아보는 농구팬이 많은 이유다.

지저스는 전국에서 알아줄 정도로 빼어난 재능을 갖춘 최고의 고교 농구 유망주다. 하지만 그 역시 기량은 뛰어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 10대소년의 재능에만 집중할 뿐 바르게 성장하는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부친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NBA 진출의 꿈을 아들이 이뤄서 큰 돈을 벌기를 바라고 끊임없이 다그치고 옥죄기만 한다.

거기에 부정한 방법으로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들, NCAA의 비도덕적인 문화 등 소년의 주변에는 온통 좋지 않은 것들이 둘러쌓여져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돌발적 죽음은 소년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충격을 준다. 명배우 덴젤 워싱턴, 밀라 요보비치는 물론 NBA 레전드 슈팅가드 레이 앨런이 주연으로 출연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실망스러운 현실세계를 적나라하게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주)바른손이앤에이, 뉴 라인 시네마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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