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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잊혀진 ‘이승현 라이벌’명성 되찾을까?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3. 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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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잊혀진 ‘이승현 라이벌’명성 되찾을까?

기사입력 2023.03.11. 오전 09:01 최종수정 2023.03.11. 오전 09:01

‘공격력만큼은 늘 확실했던 선수’ 올시즌 창원 LG의 핵심전력으로 거듭나고 있는 토종 빅맨 김준일(30‧201cm)에 대한 평가다. 다른 부분에 있어서 지적은 종종 받아왔지만 공격에서만큼은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받았던 선수다. 이를 입증하듯 올시즌 43경기에서 16분 17초를 뛰며 평균 8.70득점. 1.70어시스트, 3.37리바운드로 팀 오펜스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출장시간을 감안 했을 때 굉장히 가성비높고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가 올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이집트 왕자' 아셈 마레이(30‧206cm)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단테 커닝햄(35‧203cm)이 1옵션부럽지 않은 2옵션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부분이 크다.

마레이는 46경기에서 평균 15.02득점, 2어시스트, 12.35리바운드, 1.85스틸을 기록하며 올시즌에도 여전히 송골매 군단의 듬직한 기둥 역할을 해주고 있다. 커닝햄같은 경우 2옵션 외국인선수로서 출장시간은 길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46경기에서 평균 15분 21초를 뛰며 8.76득점, 1.07어시스트, 5.37리바운드, 0.91스틸, 0.85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데 출장시간을 감안하면 수준급 기록이다.

이를 입증하듯 야투성공률 또한 50%이상(52.70%‧전체 12위)을 유지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탄력과 기동성을 앞세운 덩크슛과 블록슛이 일품이다. 베테랑답게 패스 길을 읽는 눈이 좋아 직접 스틸을 하거나 동료가 가로챈 공을 이어받아 바로 덩크슛으로 연결하는가하면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블록슛을 시도하며 상대팀에게 돌파에 대한 부담을 안겨준다.

LG는 외국인선수 두명이 제 몫을 해내는 가운데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이른바 뎁스농구를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는 김준일의 지분도 적지않다. 뎁스농구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즉시 전력감 선수의 양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가 포진되어야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보다 탄력적인 전술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김준일은 훌륭한 카드중 하나다. 길지 않은 시간을 뛰면서도 어지간한 주전급 토종 선수의 기록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일의 출장시간은 2옵션 외국인선수 커닝햄과 비슷한 수준인데 성적까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물론 수비, 몸싸움 등 세부적인 요인까지 따져보면 커닝햄의 공헌도를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수치로나마 근접한 기록을 내고 있다는 자체가 대단할 뿐이다.

일부에서는 김준일의 활약상을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에 비교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는 난데없이 나타난 신데렐라형 선수와는 거리가 있다. 본래부터 재능도 충분하고 잘하는 선수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가 올 시즌 어느 정도 이름값에 맞는 경기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는게 맞다.

잦은 부상과 지난 시즌 개점휴업으로 인해 잘하는 토종 빅맨 명단에서 이름이 잘 언급되지 않고있지만 김준일의 득점 생산력은 신인 시절부터 알아주는 수준이었다. 첫 시즌 51경기에서 평균 13.84득점, 1.73어시스트, 4.35를 기록하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입증했다. 대학시절 '공격의 김준일, 수비의 이승현'이라는 말이 나왔을 만큼 이승현과도 라이벌 관계를 이뤘던지라 프로에서는 좀더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많은 이들은 김준일과 이승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나란히 KBL을 대표하는 빅맨으로 성장하기를 바랬다. 물론 지금은 둘을 라이벌로 보는 의견은 거의 없어졌다. 건강한 김준일은 충분히 위력적인 선수였지만 이승현이 역대급으로 너무 잘한 이유가 크다. 놀라운 것은 아마 때의 이름값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부분에서는 현재도 이승현에게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승현은 현재까지 통산 344경기를 뛰며 평균 11.39득점, 2.41어시스트, 5.80리바운드, 0.96스틸을 기록중이다. 김준일도 통산 285경기에서 10.56득점, 1.50어시스트, 4.22리바운드, 0.61스틸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외려 평균 출전시간(이승현 33분 3초‧김준일 23분 28초)에서 10분가량 뒤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김준일의 위엄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야투성공률 역시 김준일이 더 높다.

물론 이승현은 공격보다는 수비 등 궂은 일에 더 집중하는 살림꾼 유형으로 기록지가 의미없는 현 KBL 최고의 블루워커다. 하지만 이승현과의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진 지금 김준일이 겉으로보이는 기록에서나마 이정도까지 따라붙을 수 있는 것은 선전으로봐도 충분하다.

김준일은 일반적인 빅맨과는 살짝 결이 다르기는 하다. 많은 이들이 빅맨에게 바라는 골밑 장악력이나 수비 등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수비시 적극성이나 이해도 모두에서 지적을 받고있으며 BQ도 좋은 편은 아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통산 8시즌을 뛰면서 두자릿수 득점 시즌이 3번, 9득점 시즌이 3번인 부분은 공격에서만큼은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김준일의 공격 옵션은 매우 다양하다. 빅맨치고 준수한 기동력과 볼 핸들링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라 빈틈이 발견됐다 싶으면 바로 치고들어가 페이스업 공격을 성공시키는가하면 속공상황에서 비하인드 백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골밑슛을 올려놓기도 한다. 3점슛은 잘 안던지는 편이지만 미들슛은 거리에 상관없이 잘 꽂아넣는다. 턴어라운드 점프슛같은 경우 주특기중 하나이며 골밑인근에서의 훅슛에도 능하다.

외국인선수와의 몸싸움에서도 어지간해서 밀리지 않을만큼 힘이 좋아 포스트 인근에서 충돌이 일어나도 쉽게 밸런스를 잃지않는다. 그러한 장점을 앞세워 현재 현재 야투성공률 6위(56.23%)를 달리고 있다. 1위 하윤기(58.39%), 2위 레나드 프리먼(57.86%)과도 큰 차이가 나지않는 모습이다. 올시즌 들어서는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있는 김준일이 이승현 라이벌로서의 옛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정을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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