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한 커리, 올시즌도 PO에서 사고칠까?
기사입력 2023.03.30. 오전 11:16 최종수정 2023.03.30. 오전 11:16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두 집결하는 무대답게 NBA는 유니크한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현 시대는 그런 성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예전에도 그런 선수는 있어왔다. 쇼타임 레이커스의 지휘자 매직 존슨(63‧206cm)은 큰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단신 포인트가드 이상가는 패싱 센스와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했다.
'공룡 센터' 샤킬 오닐(51‧216cm)은 비슷한 신장대의 힘좋은 센터들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파워에 더해 유연함까지 보여주며 매경기 상대팀 골밑을 파괴했으며 '날으는 냉장고'로 불렸던 찰스 바클리(60‧198cm)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언더사이즈 빅맨임에도 장신 센터들에게 전혀 밀리지않는 골밑 지배력을 선보였다.
어디 그뿐인가. 타이론 보그스(58‧160cm)는 농구 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봐도 작은 키로 NBA에서 10년 넘게 살아남았고 브렌트 베리(52‧201cm)는 ‘백인은 덩크슛을 제대로 하지못한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자유투 라인 덩크를 성공시키며 슬램덩크 콘테스트 챔피언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 앤써’ 앨런 아이버슨(47‧183cm)은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4차례나 득점왕에 오르며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는 명언을 남겼으며 화이트 초콜릿' 제이슨 윌리엄스(47‧185cm)는 매경기 환상적인 드리블과 패스를 선보이며 백인의 몸으로 흑인의 농구를 펼친다는 찬사를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유니크한 플레이어의 대명사로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현 시대는 좀더 다양한 버전이 추가됐다. 만약 마이클 조던이 펄펄날던 1990년대에 ‘향후 미래에는 평범한 운동능력에 빠르지도 않은 백인 빅맨이 패싱센스를 앞세워 리그 최고 센터로 군림하며, 유려한 볼핸들링으로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며 3점슛을 펑펑 터트리는 220cm이상의 장신 유망주가 등장한다’고 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전자는 니콜라 요키치(28‧211cm)이며 후자는 빅터 웸반야마(19‧223.5cm)다.
당시 농구인들이 가장 상상하기 힘들었을 스타일로는 스테판 커리(35‧188cm)를 빼놓을 수 없다. 요키치는 정규리그 MVP를 두 번이나 달성했지만 아직 우승과는 인연이 없으며 웸반야마는 가능성은 무궁부진하지만 아직 NBA에 입성하지 않았다. 반면 커리는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로 개인 성적, 팀 성적 등을 모두 이뤄낸 것을 비롯 리그 트랜드까지 바꿔버린 역대급 스타이기에 더더욱 그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190cm도 안되는 신장에 평범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가 3점슛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리그를 지배하고 왕조를 세운다. 3점슛이 특기라는 것을 모든 선수와 팀이 알고있는 상황에서 거리를 가리지않고 마치 난사하듯 던져 대는데 정확도가 40%대에 육박한다. 하프라인에서 던지는 로고샷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차후 역대 탑10을 노릴만한 선수로 거론된다’
아마도 1990년대 스타플레이어들에게 커리에 대한 설명을 하면 ‘말도 안돼. 그런 선수는 나올 수가 없어’라고 얘기할지도 모른다.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가 예전부터 존재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리그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사이즈와 운동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요소를 제대로 갖추지못한 상황에서 3점슛만으로 개인과 팀 모두 정상에 선다는건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후대에서 커리라는 선수를 평가할때 가장 먼저 나올만한 단어로는 '특별함'이 있다. 매우 정확한 3점슛을 통해 다득점을 올리고 상대 수비를 붕괴시킨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농구는 게임이 아니다. 매경기 상대에 대한 분석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고 끊임없이 수비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평범한 레이업슛 조차 편하게 올려놓게 가만히 놓아두질 않는다.
하물며 리듬과 타이밍이 중요한 슈터가 지속적으로 강한 압박을 견디어내면서 다득점을 올리기는 결코 쉽지않다. 던지면 들어가는 이른바 긁히는 날은 모르겠지만 시즌내내 더 나아가 커리어 대부분을 그런식으로 풀어나간다면 믿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커리는 그 어려운 것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단순한 득점원으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1번 포지션을 맡아 팀 전체 시스템을 지휘하는 역할까지 한다.
본인도 잘하면서 동료도 살려주고 결과적으로 팀을 이기게 하는 말 그대로 슈퍼스타인 것이다. 운동능력, 사이즈에서 별다를 것이 없는 커리가 여전히 리그 최고 선수 자리를 지키고있는 데에는 그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부분이 크다는 평가다. 커리가 단순히 3점슛만 미친 듯이 잘쏘는 선수같았으면 진작에 한계를 보였을 것이다.
커리의 특별함은 3점슛을 쏘기까지의 준비 과정에 있다. 특히 볼없는 움직임은 현재의 커리를 만든 실질적 에너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리하게 자리를 잘 찾아가는 것은 둘째치고 보는 사람이 숨이 막힐 정도로 코트에 있는 내내 잠시도 쉬지않고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따라다니는 수비수가 지쳐서 움직임을 놓칠 정도다.
하이라이트만 놓고보면 편하게 슛을 잡아 쏘는것 같지만 단 한번의 3점슛을 쏘기위해 정말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또 가져간다. 그 과정에서 공간이 넓어지고 동료들에게 찬스가 가는 보이지않는 시너지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슈터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커리는 올시즌 크고 작은 부상 등이 겹치며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51경기에 출전해 평균 29.6득점, 6.4어시스트, 6.3리바운드, 1스틸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특히 장기인 3점슛은 경기당 4.9개(1위)를 성공시키고 있는데 성공률 또한 6위(42.8%)를 기록중이다. 3점슛 성공률 5걸중 경기당 3점슛 성공갯수가 가장 많은 선수는 2.3개의 알 호포드로 커리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커리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비록 올시즌 이름 값에 다소 못미치는 행보를 보이고있지만 플레이오프 등 큰 무대에 들어서면 또 어찌될지 모른다. 전문가와 팬들 또한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단순히 기록만으로 평가하기 힘들다’며 복병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치고있는 분위기다. 승부사 커리가 또 어떤 사고를 칠지 지켜보는 것도 NBA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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