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 연속 국내 득점왕, 대성웨스트브룩의 위엄
기사입력 2023.03.30. 오후 01:07 최종수정 2023.03.30. 오후 01:07
올시즌 프로농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내 가드진의 활약이 빛났던 시즌으로 평가된다. 현재 정규리그 MVP 후보로 경합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안양 KGC의 1위 등극을 이끈 '변어빙' 변준형(27‧185.3cm)과 나이를 잊은 활약을 과시한 서울 SK 간판스타 '플래쉬 썬' 김선형(34‧187cm)이다.
둘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드는 듀얼가드 유형의 선수들로 팀내 주포와 야전사령관 역할을 훌륭히 해냈던지라 누가 MVP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창원 LG의 돌풍을 이끈 돌격대장 ‘슈퍼 소닉’ 이재도(31‧179cm) 또한 시즌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는 극찬을 받고있다.
더불어 비록 부상으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FA를 통해 전주 KCC로 둥지를 옮긴 ‘황태자’ 허웅(29‧185.2cm)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전천후로 득점을 이끈 것을 비롯 보조리딩 등 팀내 이런저런 부분에 관여하며 이제는 인기뿐만 아니라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정상급에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대쉬' 이대성(32‧193cm) 또한 이름이 빠지면 서운한 선수 중 한명이다. 부진한 팀성적으로인해 다소 가린감이 있지만 개인의 활약상은 변준형, 김선형 못지않았다. 올시즌 51경기에서 경기당 32분 10초를 소화하며 평균 18.1득점, 3.1리바운드, 4.1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보면 국내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노장축으로 들어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온 시절 포함 3년 연속으로 경기당 30분 이상을 소화하는 체력은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SK전에서는 15개의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무려 39득점(3점슛 4개, 9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해 자신의 한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다시 썼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득점 기록이다.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평균 18득점 이상을 기록한 이대성은 전체득점 5위, 토종 1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달성했는데 이는 KBL 역사에서 서장훈, 방성윤, 문태영 등 3명 밖에 세우지 못한 기록이다. 적어도 득점력 만큼은 쟁쟁한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됐다고해도 무리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팀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독점하며 만들어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평가절하는 의견도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팀의 집중 수비가 자신에게 몰리는 상황에서 심한 압박감을 이겨내고 좋은 기록을 냈다는 점 또한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맞붙는 팀은 당연스레 이대성에 대한 수비 강도를 높힐 수밖에 없고 이대성은 이를 실력으로 뚫어냈다. 그렇다고 개인 기록만 신경쓰며 공격에만 욕심낸 것도 아니다. 공수겸장이라는 표현데로 수비에서의 열정은 여전했다. 공수에서 그야말로 엄청나게 에너지를 쏟아가면서 이뤄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시즌 손목 골절을 안고 부상투혼을 벌였다는 사실이다. 차후 선수 미래를 봤을때 치명적인 결과로 작용할 수도 있음에도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시즌 내내 싸워왔다. 결국 무리한 출전이 원인이 되어 아킬레스건과 대퇴부 근육 손상 등 다른 곳에서도 이상징후가 발견됐고 시즌 막판 순위가 완전히 결정되고 나서야 경기에서 빠지게 되었다. 팀 성적을 떠나 선수 이대성은 그야말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답게 이대성은 많은 별명을 가지고있는데 그중 ‘대성 웨스트브룩’이라는 애칭도 있다. 경기중 여러 부분에 관여하며 팀을 이끄는 스타일이 NBA스타 러셀 웨스트브룩과 닮았다고해서 만들어졌다. 실제로 에너지넘치는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한 점이 제법 많다.
올시즌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대성은 원하는 결과를 내지못했다. 팀 스포츠의 특성상 개인뿐 아니라 팀의 상황도 함께 맞아떨어져 톱니바퀴처럼 굴러갈 때 성적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이대성은 팀 동료 정효근, 이대헌 등과 함께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상태다.
시즌내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만큼 많은 팀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되는 것은 이대성의 선택이다. 당연하겠지만 고독한 겨울을 보낸 이대성 입장에서는 팀 전력도 고려하지않을 수 없다. 변준형, 김선형 등이 MVP경쟁을 벌이는데는 팀 성적도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비시즌 이대성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농구카툰 크블매니아(최감자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윤민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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