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강선‧한호빈, 3차전에서 제대로 터질까?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4. 6. 17:19

본문

김강선‧한호빈, 3차전에서 제대로 터질까?

기사입력 2023.04.06.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4.06. 오전 08:01

올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팀은 단연 고양 캐롯이다. 시즌내내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어렵사리 6강 진출자격을 얻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전력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캐롯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6강 승부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도 불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부터 상당한 차이가 나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정규시즌 내내 캐롯을 이끌었던 간판스타 ‘불꽃 슈터’ 전성현(32‧188.6cm)이 빠져있는 이유가 크다. ‘정상적인 승부가 될까?’싶을 정도로 승부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확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1차전을 내줄 때만해도 그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캐롯의 저력은 놀라웠다.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23‧187cm)이 팀을 이끌어야된다고 강조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이정현은 프로 2년차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노련한 플레이를 통해 캐롯의 반격을 이끌었다. 조금의 빈틈만 보이면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했고 미드레인지를 섞어가며 현대모비스 수비진을 전방위로 뒤흔들었다.

풀타임에 가까운 38분 36초를 소화하면서 34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펄펄 날았다. 3점슛은 11개를 던져 4개(성공률 36.4%)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캐롯이 6강 관문을 통과하기는 쉽지않아보인다. '돌발성 난청'으로 인해 정규리그 막판부터 결장중인 전성현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돌아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빠르면 3차전 이후부터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캐롯 관계자는 "6강 출전은 어렵고 만약 4강에 진출한다면 상태를 보고 가능성을 검토해야되는 상황이다"고 밝힌 상태다. 결국 캐롯은 전성현없이 6강 전쟁을 돌파해야되는 상황에 몰렸다. 어느팀이든지 토종 1옵션의 공백은 적지않겠지만 캐롯 입장에서는 더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선수층이 얇은 캐롯은 정규시즌 내내 전성현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했기 때문이다. 기량이 절정에 오른 전성현이 전담 수비수까지 끌고다니며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면 그러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빈틈을 활용하는 전략은 캐롯의 주 공격패턴 중 하나였다. 캐롯이 '양궁농구'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게된 배경에는 전성현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그런 선수가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정규시즌 내내 익숙했던 플레이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될 정도로 치명적인게 사실이다. 이정현이 2차전에서 평소 활약상을 훨씬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강력한 에이스 역할을 해줬지만 이후에도 그러한 경기력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현대모비스 역시 실책 17개를 저지르며 막판 자멸한 영향도 있었던지라 3차전에서는 좀더 다른 모습으로 준비하고 나올 공산도 크다. 캐롯 입장에서 전성현을 기다린 것은 당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경기력은 다소 올라오지 못하더라도 선수단 기세나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전성현 변수’는 없어졌다. 공식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서의 복귀가 힘든 것으로 확정됨에 따라 캐롯 선수단은 좋든싫든 현재 멤버로 승부를 봐야한다. 그런 점에서 차세대 에이스 이정현을 비롯 외국인선수 디드릭 로슨(25‧201cm)에게만 의지해서는 곤란하다. 좀더 많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득점에 가세해야만 승리 가능성을 높힐 수 있다.

이정현외에 공격에서 힘을 보태줄 토종 선수로는 베테랑 김강선(36‧190cm)과 한호빈(31‧180cm)이 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된지라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둘다 전신 오리온스 시절부터 쭉 한팀에서만 뛰고있는 원클럽맨들이다. 오리온시절부터 캐롯을 응원하고있는 팬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와의 2차전에서 캐롯 득점의 대부분은 이정현과 로슨에게서 나왔다. 총 86득점중 57득점, 6어시스트를 두선수가 합작했다. 김감독이 '승부수를 걸었다'고 밝혔을 만큼 풀타임에 가깝게 소화한 결과다. 그외 득점을 올린 선수가 불과 4명에 불과했으니 그야말로 특정 선수의 능력에 기댄 총력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한두경기야 전략적으로 가능하겠지만 3차전도 비슷하게 나가다가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정현, 로슨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가 두선수에게 온신경을 기울이고 있을때 다른 곳에서 터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앞서 언급한데로 그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로는 김강선과 한호빈이 있다. 2차전 당시 김강선은 34분 16초를 뛰며 8득점, 1어시스트, 1스틸, 한호빈은 30분 47초동안 9득점,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적재적소에서 터진 이들의 3점슛 5방이 있었기에 캐롯은 이정현과 로슨에게 공격이 집중된 상황에서 한번씩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오랜시간동안 둥지를 옮기지않고 한팀에서 뛰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강선과 한호빈은 확실한 장점이 있다. 김강선은 수비 등 궂은 일에 능한 살림꾼 스타일의 슈팅가드다. 에이스 스토퍼 역할은 물론 팀수비에 대한 이해도도 좋다. 기본적으로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인데다가 3점슛 능력도 갖추고 있어 공수에서 활력소 역할을 잘해주는 유형의 선수다.

한호빈은 수준급 리딩과 패싱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신이면서도 스피드, 순발력 등이 좋지못하다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지만 대신 웨이트 등에 신경을 쓰며 압박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버티는 수비는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퓨어 포인트가드의 성향과 기술을 가지고있는지라 그가 코트에 서게되면 어시스트 숫자에 상관없이 볼 흐름 자체가 좋아진다는 장점을 인정받고 있다.

2차전 당시 둘은 쏠쏠한 득점지원을 해줬지만 3점슛 성공률이 아쉬웠다. 김강선은 9개의 3점슛을 던져 2개, 한호빈은 10개중 3개를 성공시켰다. 둘의 3점슛 성공률을 합치면 30%가 되지않는다. 때문에 3차전부터는 성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상당수 슛찬스가 이정현과 로슨에서부터 연결되어 나오는 만큼 오픈상황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둘의 3점슛 성공률이 올라간다면 그만큼 캐롯의 공격은 잘 풀리고 현대모비스의 수비는 어려워진다. 어쩌면 3차전의 승패를 가를 숨은 키플레이어는 이 둘일지도 모르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윤민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Copyright ⓒ 점프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