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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아닌 변수? ‘KCC의 조던 풀’ 김지완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4. 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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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아닌 변수? ‘KCC의 조던 풀’ 김지완

기사입력 2023.04.06. 오후 02:43 최종수정 2023.04.06. 오후 02:43

전주 KCC는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큰 팀이다. 선수층이 얇고 기복이 심한 구성이라고도 할수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만큼 핵심 선수가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허웅(29‧185.2cm), 정창영(35‧193cm), 이승현(30‧197cm) 등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없는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아닌 김지완(32‧187cm)이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오가며 듀얼가드 역할을 맡고있는 그는 시즌전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선수중 하나다. 나쁘지않은 사이즈와 운동능력에 더해 슈팅, 돌파 등 모든 부분에서 평균이상의 활약이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혹시나’는 ‘역시나’가 되어버리고 만다. 매시즌 크고 작은 잔부상에 시달리며 결장횟수가 잦거니와 코트에 나와도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9번의 정규리그를 뛰는 동안 50경기 이상을 치른 시즌은 전자랜드 시절 2번에 불과하다.

거기에 더해 매경기 활약상이 달라지는지라 견적을 내기 쉽지않은 선수로도 불린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통산 평균 득점이 6득점에 그치고있는 이유다. 포지션은 가드지만 동료들을 살려주기보다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득점을 올리면서 주변도 돌아보는 스타일이다.

일단 ‘긁히는 날’의 그는 정말 무섭다. 서울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그랬다. 1차전 당시 3득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그는 2차전에서 제대로 폭발했다. 38분 33초를 소화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25득점(3점슛 4개, 2리바운드, 3어시스트)을 쏟아부었다. 난사를 하지않으면서도 공격시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등 공격의 내용까지도 매우 좋았다.

1쿼터에서 3점슛으로 슛감을 예열한 그는 골밑의 허웅에게 날카로운 킬패스를 찔러주는 등 경기 초반부터 범상치않은 컨디션을 예고했다. 라건아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후 볼을 건네자 질풍같이 골밑으로 치고들어가 원맨속공으로 득점을 마무리지었다. SK 장신 선수들이 앞에 버티고 있었지만 조금도 망설이지않고 뚫어내는 과감함이 인상적이었다.

외곽에서 패스를 할 듯 훼이크 동작을 취하더니 이내 순간적인 가속으로 자밀 워니와 최부경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언더슛을 올려놓기도 했다. 신바람을 탄 김지완의 득점 행진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돌파나 슈팅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이른바 ‘그분이 오신 날’모드를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터트렸던 순간에는 동료들은 물론 전창진 감독까지 머리 위로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는 등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지완의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상대 팀에서도 알고 있었지만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쉽게 연장에서 패배하지않았다면 경기후 스포트라이트는 김지완에게 집중됐을 것이 분명하다.

김지완은 상당수 팬들 사이에서 ‘KBL의 조던 풀’로 불리기도 한다. 꾸준함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야말로 누구도 막기 힘들만큼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듀얼가드 조던 풀을 떠올리게 하고있기 때문이다. 최다득점을 터트린 이날 2차전에서도 김지완의 존재감은 같은 팀 허웅을 비롯 상대팀 김선형 등 리그 최고 가드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김지완이 꾸준함까지 갖추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오랜시간 몸에 배인 성향과 플레이 스타일상 당장 고쳐지기는 쉽지않다. 기복은 심하지만 대신 폭발력이 있다. 때문에 적절한 사용법이 함께 한다면 좀 더 높은 활용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는 분석이다. 김지완은 초반 공격몇번이 순조롭게 잘되면 그날 경기는 쭉 컨디션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때 공을 몰아줘야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좋았을 때의 그는 내외곽을 가리지지 않고 고득점이 가능한지라 김선형과 SK가 그렇듯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 다른 선수들의 찬스까지 연결시키는 전략도 가능해진다. 이것저것 복잡한 패턴을 요구할 것도 없다. 김지완은 생각이 많아지거나 신중할 경우 되려 플레이가 흔들린다. 자신감있게 던지고 뜨고 달릴 때 장점이 더 살아나는 타입이다.

2연패를 당한 KCC는 한번만 더 패배를 허용하게 된다면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 당장 대역전극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1경기라도 잡아내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과연 ‘상수’ 허웅, 이승현, 정창영, 라건아 등에 더해 ‘김지완 변수’가 3차전에서도 터질 수 있을지…, 위기에 몰린 KCC의 반격 여부에 농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유용우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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