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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영의 3점슛, SK 또다른 무기될까?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4. 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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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영의 3점슛, SK 또다른 무기될까?

기사입력 2023.04.06. 오전 11:52 최종수정 2023.04.06. 오전 11:52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의 저력이 플레이오프 들어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SK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2위 싸움을 했지만 아쉽게 3위에 그치며 4강직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전주 KCC와의 5판 3선승제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으로 순항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1차전에서 낙승을 거둔 이후 2차전에서 거센 저항에 부딪혀 고전했지만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 승리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100%라는 점에서도 알수 있듯이 SK는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만약 3연승으로 빨리 시리즈를 끝낼 경우 4강전에 대비한 휴식 및 재정비 시간도 충분히 확보되는지라 이래저래 기분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같은 경우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전성현이 빠진 캐롯에게 2차전에서 덜미를 잡히며 승부가 장기전 흐름으로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SK는 KCC에게 여러 가지 부분에서 고르게 우위를 보이며 승리와 사기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올시즌 SK는 전력누수를 딛고 차근차근 재정비를 통해 강팀의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수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던 살림꾼 안영준(27‧194.1cm)이 군복무 문제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지난시즌 통합우승 당시 외국인선수급 존재감을 과시했던 최준용(28‧200.2cm)마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코트에 나서는 날보다 빠져있는 날이 훨씬 많았다. 선수층이 두텁다고는 하지만 팀내 토종 빅3중 2명이 정상가동되지못하게되자 제대로된 경기력이 나오지않았다.

정규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등 여러모로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틀이 잘잡혔다고 평가받는 SK는 금세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형(34‧187cm)과 외국인선수 자밀 워니(29‧199cm)를 중심으로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공격 전술을 앞세웠고 최원혁(30‧183cm), 최성원(27‧184cm), 오재현(23‧187cm) 등 수비 스페셜리스트들이 돌아가면서 펼쳐내는 앞선 수비 또한 경기를 거듭할 수록 단단해졌다.

매 시즌 부상으로 고생하던 최부경(33‧200cm)이 모처럼만에 좋은 몸상태로 돌아와 활약해준 부분 또한 큰 힘으로 작용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SK를 또 다시 웃게해주는 일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베테랑 슈터 허일영(37‧195cm)의 손끝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KCC와의 1차전에서 11득점(3점슛 1개), 4리바운드, 1스틸로 예열을 마친 허일영은 2차전에서 그야말로 대폭발했다.

27분 21초를 뛰며 20득점, 2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는데 장기인 3점슛은 6개를 던져 5개(성공률 83.3%)를 적중시켰다. 워니와 함께 팀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것으로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에서만 13득점을 집중시키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허일영의 슛감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은 SK입장에서 호재다. SK의 주공격루트는 김선형의 돌파와 워니의 골밑플레이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도 없지만 워낙 완성도가 높고 결정력이 좋아서 상대팀 입장에서는 알고도 당하기 일쑤다. 그런 상황에서 허일영까지 터지게되면 SK를 막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기관총을 탑재한 고성능 스포츠카와 튼튼한 탱크가 치고 들어오는가운데 멀리서 미사일까지 날아드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2차전 당시 KCC는 수시로 더블팀을 시도하는 등 김선형과 워니의 원투펀치 봉쇄에 많은 신경을 썼다. 둘이 볼을 잡으면 언제든 도움수비를 들어갈 준비를 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트리플팀까지 서슴치않았다. 그럴 때마다 허일영은 외곽에서 빈자리를 찾아 끊임없이 움직였고 안에서 나오는 볼을 받아 고감도 3점슛으로 연결시키며 KCC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적지않은 점수차이로 뒤지고 있던 4쿼터에서 SK는 기어를 끌어올리며 공격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3쿼터에서 펄펄날던 KCC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해지자 틈을 놓치지않고 추격의 고삐를 당긴 것이다. 김선형은 여전히 펄펄날았고 거기에 더해 허일영 또한 속공 3점슛, 미들라인 뱅크슛 등으로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지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발이 무거워진 KCC선수들은 SK의 공격패턴을 알고도 계속 허용했는데 허일영은 적극적으로 슛을 던지는 것에 더해 성공후 세레머니 또한 평소보다 크게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해버렸다. 베테랑다운 노련함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관중석에서는 SK팬들이 ‘허텐! 10점’이라는 응원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함께 기뻐했다.

1, 2차전을 모두 잡아냄으로서 SK는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최준용의 몸상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김선형, 워니의 컨디션이 절정에 달해있고 무엇보다 외곽 에이스 허일영의 컨디션이 올라온 부분은 최고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4강에서 기다리고있을 LG 또한 허일영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기존 돌격대에 궁병대장까지 지원군으로 합류한 SK 기사단이 상승세를 몰아 3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유용우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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