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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조던’ 버틀러, 외부영입 성공신화 이을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4. 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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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조던’ 버틀러, 외부영입 성공신화 이을까?

기사입력 2023.04.28. 오전 09:01 최종수정 2023.04.28. 오전 09:01

1988년 창단된 마이애미 히트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은 아니다. 3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보다 2배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있는 팀들도 적지않은지라 단순히 세월의 깊이만 따진다면 얕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히트는 어지간한 팀들 부럽지않다. 역사는 길지않을지언정 통산 성적에서는 자칭 명문팀 못지않은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5년이란 시간 동안 파이널 우승 3회, 컨퍼런스 우승 6회, 디비전 우승 16회라는 결과물을 남겼다. 왕조까지는 아니지만 이만큼 꾸준하게 성적을 낸 팀도 많지 않다. 1970년에 창단된 이래 디비전 우승 2회가 전부인 LA 클리퍼스와 비교해보면 확 느낌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마이애미는 3번의 부흥기가 있었는데 프랜차이즈 스타보다는 성공적인 외부 영입의 영향이 컸다. 첫번째 부흥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 후반기까지다. 드리블의 마술사로 불리던 '킬 크로스 오버' 팀 하더웨이(56‧183cm)와 역대 최고 언더사이즈 빅맨중 한명으로 꼽히는 알론조 모닝(53‧208cm)이 중심이었다. 둘은 물론 핵심선수 상당수가 여러팀에서 영입되었음에도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했고 투쟁심과 터프함도 어느팀 못지않았다. 1996~97시즌에는 프랜차이즈 최다승인 61승을 기록하고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한바있다.

두번째 부흥기는 ‘플래쉬’ 드웨인 웨이드(41‧193cm)와 ‘공룡 센터’ 샤킬 오닐(51‧216cm)이 중심이었는데 외부 영입의 힘만이 아닌 팀에서 성장한 스타가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시기였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지명된 웨이드(41‧193cm)는 비록 원클럽맨이 되지는 못했지만 마이애미 역사상 가장 사랑받았던 플레이어중 한명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당시 웨이드가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중 한명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가운데 전성기 끝자락에 들어섰던 오닐이 합류해 '원투펀치'를 이뤘고 2005~06시즌 파이널에서 팀 역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오닐은 LA 레이커스 시절, 성적은 좋았지만 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크고 작은 갈등이 많았다.

반면 마이애미로 옮겨와서는 흡사 큰형같은 느낌으로 동료들을 다독거리면서 팀을 이끌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어리고 경험이 짧았던 웨이드를 쉼없이 치켜세우며 자신감 넘치는 에이스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당시 파이널 무대서 보여준 웨이드의 퍼포먼스는 ‘알고도 못막는’수준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역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3번째 부흥기는 그 유명한 르브론·웨이드·보쉬의 '빅3'시대다. 2010년 오프시즌에 마이애미 구단은 FA시장에서 엄청난 핵폭탄을 터트린다. 웨이드가 건재한 상태에서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킹' 르브론 제임스(38‧206cm)를 비롯 크리스 보시(39‧209cm)까지 데려오는데 성공한다. 역대급 '빅3'의 결성에 타팀들은 경악을 금치못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무서웠던 것은 어느 정도 전성기가 꺾인 후 결성됐던 이전 ‘슈퍼팀’들에 비해 셋 모두 전성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뭉쳤다는 점이었다. '프랜차이즈의 낭만을 꺾었다', '서로 경쟁하며 스토리를 만들어가야할 스타들이 같은 편이 되어서 리그의 질을 떨어트렸다'는 등 이들의 행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실제로 이때 이후 리그에는 전성기 스타들이 수시로 모이고 흩어지는 트랜드가 만들어지기도했다. 어쨌거나 셋은 4년 연속 파이널 진출, 2회 우승의 업적을 달성함으로서 충분히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을 남겼다. 빅3의 힘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마이애미는 이후 르브론이 친정팀 클리블랜드 복귀를 선언하고 보시가 폐혈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와해되고 만다.

잠잠하던 마이애미에 다시금 불길이 솟기 시작한 것은 2019~20시즌 '미스터 올드스쿨' 지미 버틀러(33‧201cm)를 영입하면서부터다. 마이애미의 열정적인 농구색은 버틀러와 잘맞았다. 버틀러를 중심으로 팀이 단단해지며 젊은 선수들이 함께 성장했다. 버틀러는 합류 첫시즌부터 빅3시대 이후로 6년만의 파이널 진출을 이뤄내며 대형사고를 친다.

마이애미의 4번째 우승을 이끌며 버틀러의 커리어가 달라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1차전 도중 고란 드라기치가 족저근막염 파열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한다. 거기에 뱀 아데바요가 어깨부상으로인해 정상적으로 뛰지못하는 등 원활한 전력가동이 되지못했고 결국 버틀러의 과부하까지 겹치며 르브론이 이끄는 LA 레이커스에 우승을 넘겨주고 만다.

올해같은 경우 기대치가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시즌 정규리그에서 동부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올시즌에는 7위로 급추락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위해 플레이-인 토너먼트까지 치러야 했다. 그마저도 애틀랜타 호크스에게 105-116으로 패했고 시카고 불스와의 외나무다리 매치에서 겨우 승리하며 막차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탑승할 수 있었다.

현실적으로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는 것은 욕심으로 보여졌다. 더욱이 1라운드에서 맞붙은 상대는 전체 승률 1위 탑시드 밀워키 벅스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동부 컨퍼런스 8번시드 마이애미가 잡아내기에는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등 큰경기에 강한 버틀러를 앞세운 마이애미는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파이서브 포럼에서 있었던 원정 5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밀워키를 128-126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8번 시드가 1번 시드를 꺾은 것은 NBA 역사상 6번째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4차전에서 마이애미 역대 한경기 최다 득점인 56득점을 몰아친 버틀러는 이날도 42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펼쳤다.

1라운드 평균 37.6득점이라는 가공할 화력을 뽐내고 있다. 버틀러는 마이클 조던을 닮은 외모와 성격으로 인해 '조던의 사생아'루머까지 돌고있는데 적어도 1라운드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조던을 연상시킬만큼 인상적이었다. 마이애미의 다음 상대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4승 1패로 꺾고 올라온 뉴욕 닉스다. 우승 후보를 격침시킨 버틀러의 미친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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