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골든스테이트…, 기적은 가능할까?
기사입력 2023.05.10. 오전 10:13 최종수정 2023.05.10. 오전 10:13
올시즌 ‘커리의 대모험’은 이대로 끝나고 말 것인가. 디펜딩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위기에 몰렸다. 골든스테이트는 9일(한국시간)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있었던 LA 레이커스와의 2라운드 4차전서 101-104로 분패했다. 시리즈 전적이 1승 3패가 되는 순간으로 1패만 더 당하면 올시즌은 끝나게 된다. 반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려면 무려 3승을 추가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4차전 패배가 뼈아프게 느껴지는 이유다.
후반기부터 상승세가 뚜렷했던 레이커스는 ‘갈매기’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가 확실히 살아나면서 ‘킹’ 르브론 제임스(38‧206cm)와 함께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루고있다. 거기에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맞추고 다수의 알짜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질과 양적으로 선수층이 부쩍 두꺼워졌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선수들을 골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팀과 맞붙어도 상성에서 밀리지않게 되었다는 평가다. 4차전에서 르브론은 27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데이비스는 23득점 1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로 펄펄 날았다. 거기에 로니 워커가 15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뒤를 받쳤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판 커리(35‧188cm)가 31득점 10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팀을 진두지휘했지만 최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레이커스같은 경우 상수인 원투펀치가 모두 제몫을 해줬고 다른 선수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커리를 제외한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상수가 되어줘야할 선수들이 역할을 못해줬다. 앤드류 위긴스가 17득점 4리바운드, 게리 페이튼 2세가 15득점(3점슛 3개) 5리바운드로 역할을 해줬지만 탐슨, 그린, 풀 등이 평균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탓에 레이커스와의 접전승부를 견디어낼 수 없었다.
특히 조던 풀은 그야말로 끔찍한 수준이다. 팀내 핵심 식스맨이자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로도 종종 출전하는 풀은 이날 야투 4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하는 등 무득점에 그쳤다. 아무것도 채워지지않은 빈손에 실책 2개만을 덩그러니 범했을 뿐이다. 평소에도 기복이 심한 선수이기는했지만 팀내 자신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는 부진해도 너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풀이 2~3개의 야투만 성공시켰더라도 승패는 달라졌을 공산이 크다. 폴의 널뛰기 경기력은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이어지고있다.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1라운드 5차전까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심각한 수준까지로는 언급되지않았다.
그러나 6, 7차전에서 한자릿수 득점에 그친 것을 비롯 이후 이어지고있는 레이커스와의 승부에서 별반 도움이 되지못하고있다. 2라운드 1차전에서 21득점을 기록한 것이 그나마 역할을 해준 유일한 경기였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경기력 기복에 팬들 사이에서는 예전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에니메이션에 빗댄 ‘이상한 나라의 풀’로도 불리고 있다.
물론 골든스테이트의 이런저런 아쉬운 경기력을 풀에게서만 찾는것은 어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경기력 차이가 너무 심했던 것은 사실이며 무엇보다 그는지난해 10월 4년 1억 4000만원의 초대형 연장계약을 맺은 선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나 연봉을 생각했을 때 다른부분은 몰라도 득점에서만큼은 어느정도 제몫을 해주며 커리의 부담을 덜어주어야만 골든스테이트의 숨통도 트일 수 있다.
현재 골든스테이트가 레이커스를 꺾고 2라운드를 통과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플레이오프 역사상 7전 4선승제 시리즈를 3승 1패로 리드한 팀의 최종 승리 확률은 무려 95.3%에 이른다. 더욱이 레이커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올라오고있는 모습인지라 빈틈도 없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커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매경기 롤러코스터를 타는 점에 비춰봤을때 시리즈를 뒤집기위해서는 기적을 바래야할지도 모른다. 상승세의 레이커스를 당황시킬만큼 탐슨, 그린, 풀 등의 경기력이 무섭게 치고올라와야만이 가능해보인다. 물론 1승 3패로 몰렸던 팀이 역전을 해낸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역사상 13차례가 나왔으며 그중 한번은 골든스테이트가 만들어낸바있다. 하지만 여전히 확률(4.7%)을 따져보면 큰 기대는 들지않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플레이오프같이 양팀이 총력전을 펼쳐 격돌하는 시리즈에서는 한선수만 미쳐서는 승자가 되기 힘들다. 이날 커리가 그랬으며 덴버 너키츠의 니콜라 요키치 역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으나 피닉스의 쌍포를 막지못해 팀은 패한바있다.
골든스테이트의 부진은 팀 3점슛만봐도 알 수 있다. 포스트 싸움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는 팀컬러이자 최대무기인 3점슛이 터져줘야 한다. 21개의 3점슛을 50% 확률로 터트렸던 2차전 대승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3, 4차전에서는 각각 13개(29.5%), 12개(29.3%)에 그쳤다. 2차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성공률을 최소 40%가까이는 끌어올려야 레이커스의 수비를 흔들면서 경기흐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는 지적이다.
골든스테이트와 커리는 그간 수많은 큰 경기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바 있다. 그러한 전적이 쌓여 오늘날의 명가가 탄생하기도 했다. 과연 벼랑 끝까지 몰린 황금전사들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기적을 쓸 수 있을지…, 팬들의 훗날에도 두고두고 회자될 ‘역전의 전설’을 기대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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