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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치와 샤크, 트랜드 관계없는 ‘괴물 센터’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5. 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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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치와 샤크, 트랜드 관계없는 ‘괴물 센터’

기사입력 2023.05.11.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5.11. 오전 08:31

현재 진행중인 NBA 플레이오프는 그 어떤 시즌보다도 많은 관심을 끌고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의 LA 레이커스의 격돌, 큰 경기에 강한 '보급형 조던' 지미 버틀러의 빅쇼, 조엘 엠비드-제임스 하든과 제이슨 테이텀-제일런 브라운의 원투펀치 대결 등 모든 대진에 그럴듯한 스토리가 따라붙으며 흥미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런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하나같이 각팀의 에이스급들이 전면에 나서 펄펄 날고 있는지라 쉽지않은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과반수 이상은 덴버 너기츠의 주전 센터이자 간판스타인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를 꼽을 것이다. 덴버의 모든 것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경기 엄청난 집중 견제를 받고있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팀을 진두지휘하며 팀 성적과 개인기록까지 착실하게 챙겨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태여 아쉽게 MVP를 놓친 정규시즌이나 여전한 위력을 보인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 갈것도 없다. 당장 펼쳐지고 있는 피닉스 선즈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만봐도 요키치의 위엄을 쉽게 알 수 있다. 요키치는 2대2로 팽팽하게 맞선채 10일(한국시간) 볼 아레나서 치러졌던 5차전을 놀라운 활약으로 지배하며 118-102 완승을 이끌었고 승패의 무게추를 다시 덴버 쪽으로 가져왔다.

2연승뒤 2연패를 허용하며 자칫 흔들릴 뻔한 흐름을 바로 잡았다. 매경기 마찬가지지만 5차전에서도 요키치의 활약이 빛났다. 37분동안 29득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팀을 이끌었다. 자말 머레이(19득점)와 마이클 포터 주니어(19득점)가 힘을 보탰고 브루스 브라운(25득점)의 깜짝 활약은 보너스와도 같았다.

플레이오프같은 큰 경기에서 예상치못한 선수가 평소 이상의 활약을 하면 팀분위기는 급격하게 올라간다. 상수 이상의 또다른 변수가 플러스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반면 패한 팀은 더더욱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지라 다음경기까지 여파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현재 덴버는 요키치를 제외한 선수들이 5차전 정도의 경기력만 꾸준히 가져가준다면 올시즌 우승도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요키치는 5차전에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는데 이는 그의 플레이오프 개인 통산 10호이자 센터 포지션 최다기록이다. 2라운드 현재 기준으로 5경기 평균 35득점 13.8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평균 트리플더블까지 기록중인데 평균득점(1위), 리바운드(2위), 어시스트(1위)에서 모두 정상권에 위치하는 놀라운 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요키치가 워낙 말도 안되는 활약을 펼치고있어서 그렇지 피닉스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특히 데빈 부커(28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와 케빈 듀란트(26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원투펀치'는 꾸준하게 제몫을 해주고있는 모습이다. 듀란트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 '지구 1옵션'이라는 애칭으로 불릴만큼 검증된 득점머신이다.

거기에 더해 '코비 키드' 부커는 그런 듀란트를 팀내 2옵션으로 밀어낼만큼 플레이오프 내내 미친듯한 화력을 뽐냈다. 5차전에서 부진했던게 28득점이다. 물론 피닉스팬들 입장에서는 5차전에서의 이들 활약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둘은 피닉스가 승리한 3, 4차전에서 평균 79득점, 야투성공률 61.3%를 합작했지만 5차전에서는 54득점, 야투성공률 41.9%에 그치고 말았다.

천재적인 센스로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주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있는 주전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의 부상공백이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부커와 듀란트는 상당수 득점을 그들의 개인능력으로 올리고있는데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않은 날이나 수비에 고전하는 경우에는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 폴이 있었다면 양질의 패스로 둘의 득점을 돕거나 다른 동료들을 활용해 원투펀치에게 휴식시간을 줬을 것이 분명하다. 뛰어난 야전사령관의 존재가 왜 필요한지를 새삼 느끼게해주는 대목이다.

요키치는 승리후 가진 미국 TN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센터 최다 트리플더블 작성을 축하한다고 언급하자 능청스런 표정으로 '혹시 오닐도 센터 트리플 더블 명단에 있는가?'라며 익살스런 질문을 던졌다. 스튜디오 의자에 샤킬 오닐(51‧216cm)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에 오닐은 "없다. 왜냐면 나는 절대 패스를 하지않거든"이라는 말로 재치있게 받아치며 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시대를 풍미한 전설과 새로운 전설 후보의 유쾌한 만담에 팬들 역시도 보기좋다는 의견일색이다. 오닐과 요키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유니크함에서 더욱 존재감이 빛나고있는 센터들이다. 역대로 따져봐도 플레이스타일적인 측면에서 닮은 선수를 찾기 쉽지않다.

둘의 특별한 존재감에 대해서는 현대농구 트랜드에 비쳐보면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현대농구의 특징에 대해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간을 넓게 쓰는 농구’라는 답을 내놓은 이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그만큼 현대 농구에서 공간의 의미는 중요해졌는데 이를 증명하듯 예전의 파워풀한 센터보다는 활동 범위가 넓은 잘 달리는 빅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 더해 3점슛 장착은 필수다.

그런 관점에서보면 요키치와 오닐은 얼핏보면 다소 부족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이들의 유니크함에서 기인한 것일 뿐 실상은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센터들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정한 트랜드에 상관없이 어느 시대에 가도 정상권에서 군림할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백인 센터 요키치는 각팀 주전급 흑인 센터들과 비교해 기동성과 운동능력 등에서는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보면 NBA무대서 살아남는 것을 걱정해야 할 듯 보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요키치는 모두가 인정하는 현역 최고의 센터다. 아직 한창인 나이를 감안했을 때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다보면 역대급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단점을 덮을 확실한 장점의 존재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넓은 시야와 패싱센스는 경이로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센터치고 잘하는 수준이 아닌 특급 포인트가드와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않는다. ‘덴버 공격의 시작과 끝은 요키치의 손끝에서 좌우된다’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요키치는 자신은 엄청 빠르게 달리고 높이 뛰지못하지만 패스능력을 통해 다수의 동료들을 뛰고 달리게 한다. 역대로 패스잘하는 센터는 종종 있어왔지만 능력치로 볼 때 아예 레벨자체가 다르다고해도 무리가 없다. 공간 농구라는 측면에서보면 그는 ‘없는 공간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센터다.

‘공룡 센터’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창때 오닐은 클래식한 괴수형 빅맨의 대표주자였다. 216cm의 신장에 231cm의 윙스팬, 거기에 체중(150kg가량)까지 묵직했다. 당연히 엄청난 파워가 돋보였는데 어지간한 덩치 큰 센터들도 그와 맞붙으면 힘없이 나가떨어질 정도로 격차가 컸다.

오닐은 단순히 힘만 센 센터가 아니었다. 순발력, 유연성, 운동능력 등이 좋았다는 점에서 다른 비슷한 거구의 센터들과는 격을 달리했다. 체격이 워낙 컷던 관계로 빠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느리지도 않았다. 체구에 비해서는 나름 잘달렸다. 역대로 따져도 ‘고대 괴수’ 윌트 체임벌린 정도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유형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닐에 대해서는 ‘현대 농구에서 그의 스타일이 통할 수 있느냐’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포스트 인근에서 주로 활약하는 클래식한 스타일인지라 내외곽을 오가며 플레이하는게 쉽지않거니와 무엇보다 3점슛, 미드레인지 등 슈팅능력이 없다시피 하기때문이다. 현대농구에서 센터에게 바라는 대표적 필수조건 둘이 모두 빠져있다.

하지만 트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은 선수다. 특정 선수가 압도적으로 리그를 지배하다보면 거기에 맞춰 트랜드가 바뀌기도 한다. 오닐같은 경우 공간활용적인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클지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게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공간에 대한 활용이고 뭐고 그냥 눈앞에 보이는 족족 때려 부숴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오닐같은 역대급 괴물을 보유한 팀은 구태여 트랜드를 따라갈 이유가 없어보인다. 그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도 충분히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닐의 파워에 스몰볼이 박살나다보면 반대로 힘좋고 몸싸움 잘하는 빅맨들이 다시금 득세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오닐이 현시대에서 뛴다면 ‘왜 내가 맞춰야돼. 너희들이 나에게 맞춰’라고 외칠 듯 싶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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