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변화준 피닉스, 다크호스로 급부상?
기사입력 2023.09.29. 오후 07:43 최종수정 2023.09.29. 오후 07:43
최근 NBA에서 가장 핫한 팀은 단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밀워키 벅스다. 영원한 포틀랜드맨으로 남을 것 같던 '데임 타임' 데미안 릴라드(33‧187cm)가 원클럽맨을 포기하고 우승 후보 밀워키에 합세했기 때문이다. 전성기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릴라드는 마지막 불꽃을 태워 우승 커리어를 쌓기를 원했다.
아쉽게도 포틀랜드는 그러한 부분에서 적극적이지 않았고 이에 실망한 그는 트레이드를 요청해 최종적으로 밀워키와 함께하게 됐다. 많은 팬과 관계자들은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29‧211cm)와 함께 원투펀치로 뛰게 될 릴라드의 활약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둘다 지난 시즌 평균 30득점을 넘겼던 선수들인지라 화력 하나만큼은 리그 전체에서도 정상급으로 기대받고 있다.
여기에서 빠져서 안될 팀이 하나 더 있다. 피닉스 선즈다. 당초 릴라드는 지난 시즌 파이널 준우승팀 마이애미 히트를 원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서는 포틀랜드를 만족시킬 적절한 카드를 내어놓지 못했고 그런 가운데 밀워키에 선즈까지 끼어들며 삼각 트레이드가 만들어지게 됐다. 만약 피닉스가 없었다면 릴라드의 이동은 쉽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정리하자면 릴라드는 밀워키로 향했고 포틀랜드는 즈루 할러데이, 디안드레 메이튼, 투마니 카마라, 2019년 1라운드 지명권, 픽스왑 권리 2개를 받았다. 피닉스는 유서프 너키치, 그레이스 알렌, 나시어 리틀, 키온 존슨으로 팀의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피닉스의 행보다. 포틀랜드같은 경우 더 이상 릴라드와의 동행이 어렵게됐고 거기에 더해 당장 우승에 도전하는 팀도 아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뽑은 슈퍼루키 스쿳 헨더슨(19‧188cm)을 중심으로 유망주들을 수집해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팀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피닉스는 다르다. 밀워키와 마찬가지로 우승을 정조준하는 팀이다. 같은 서부 컨퍼런스는 아니라고 하지만 잠재적으로 경쟁자가 될 존재임은 분명하다. 그런 팀에 릴라드같은 승부사가 간다는 것은 피닉스 입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트레이드에 임했다는 것은 피닉스 역시 그 이상으로 얻는게 있거나 변화가 필요했다고 보는게 맞다.
피닉스는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2, 3번 쌍포를 가지고 있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13순위로 뽑은 데빈 부커(27‧196cm)가 에이스로 성장했고 거기에 더해 지난 시즌 거물 스몰포워드 케빈 듀란트(34‧208cm)까지 데려왔다. 둘이 동시에 터지면 어떤 팀도 두렵지 않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니콜라 요키치를 앞세운 덴버 너기츠의 조직적인 농구에 무릎을 꿇었다. 이에 피닉스는 비시즌간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단 오프 시즌에 경질된 몬티 윌리엄스 감독의 후임으로 2019~20시즌 LA 레이커스를 우승으로 이끈 프랭크 보겔 감독을 선임했다.
더불어 노장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과도 결별을 택했다. 지난 6월 19일 워싱턴 위저즈에 폴과 랜드리 샤멧, 2라운드 픽 다수를 넘기고 브래들리 빌(30‧193cm)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빌은 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가 모두 가능한 자원인데 부커가 있는 팀 사정상 1번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져있다.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도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빌의 특기는 폭발적인 득점력이다. 3점슛을 많이 쏘면서도 통산 성공률이 무려 37.7%에 이를 정도로 슈팅에 강점이 있으며 드리블, 볼 핸들링도 평균 이상이다는 평가다. 득점성향이 강하면서도 포인트가드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안정적인 볼간수 능력 때문이다.
빌까지 가세함에 따라 이제는 쌍포가 아닌 트리플포라고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졌다. 슈팅을 주무기로 하는 득점 머신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부커, 듀란트와 겹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셋중에 하나만 터져도 기본 화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닉스의 오펜스는 한층 강화된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듯 싶다.
그렇지않아도 더블팀이 쉽지 않은 부커, 듀란트였는데 빌까지 합류함에 따라 상대 수비진은 더더욱 골치가 아프게 됐다. 여기서 주목해봐야 될 선수가 있으니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피닉스에 새로이 들어온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백인 센터 유서프 너키치(29‧211cm)다. 본래 피닉스의 주전 센터는 디안드레 에이튼(25‧213cm)이었다.
2018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커와 더불어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가고 있었으나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팀과 갈등이 반복됐다. 그런 가운데 플레이 스타일 역시 멤버 구성과 잘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던지라 피닉스는 그와의 동행을 포기했고 대체자로 너키치를 선택했다.
득점력 자체만 놓고보면 에이튼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근거리에서의 훅슛이나 플로터는 물론 미드레인지 점퍼의 성공률이 상당하다. 이른바 롱투도 거침없이 던질 정도로 슈팅력 자체가 좋다. 하지만 골밑 근처에서 기름손 기질이 두드러지고 무엇보다 감정 기복이 심해 본인 기분에 따라 경기력이 널뛴다. ‘빅터팬’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너키치는 요치키의 보급형이라고 보면 맞다. 대부분의 장신 백인 센터가 그렇듯 흑인 빅맨들과 비교했을 때 운동능력 자체는 떨어지지만 빼어난 기본기와 파워 그리고 BQ로 커버한다. 큰 체구를 바탕으로 스크린을 걸어주는데 능하고 팀 플레이에 잘 녹아든다. 동료들의 패스를 잘 받아먹는 한편 킥아웃, 컷인 등 빈틈을 찾아 찔러주는 패스도 일품이다.
슈팅 능력도 안정적이다. 어지간한 스윙맨 이상의 미드레인지, 3점슛 적중률을 자랑한다. 완성도에서 떨어질 뿐 이래저래 요키치가 생각나는 선수다. 에이튼과 누가 더 좋은 빅맨인가를 떠나 피닉스에는 너키치가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다. 팀내에 득점에 특화된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다른 쪽에서 더 도움이 되고 멘탈 또한 상대적으로 성숙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피닉스는 착실하게 전력보강을 마쳤다. 지난 시즌 핵심 벤치 자원이었던 조시 오코기(25‧193cm)와 데미언 리(31‧196cm)를 눌러 앉힌 것을 비롯 FA 이상이 열리기 무섭게 발 빠른 행보를 통해 와타나베 유타(29‧203cm), 케이타 베이츠디옵(27‧203cm), 드류 유뱅크스(26‧208cm), 치메제 메투(26‧206cm) 등 알짜 벤치 자원들을 미니멈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한 상태다.
베테랑 슈팅가드 에릭 고든(35‧190cm) 영입 역시 든든한 요소중 하나다. 고든은 지난 시즌 휴스턴과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고 69경기에서 평균 12.4득점, 3점슛 성공률 37.1%를 기록했다. 한창 때에 비하면 기량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벤치 자원으로서는 매력적인 선수다. 때문에 비시즌간 골든스테이트, 밀워키 등 다소의 강팀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오퍼를 보냈다.
하지만 우승권 팀에 합류하기를 원했던 고든은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닉스행을 택했다. 피닉스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오프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쟁쟁한 우승 후보들이 위상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피닉스를 주목해야만 되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FIBA 제공, 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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