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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잃은 릴라드, '실속' 챙길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10. 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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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잃은 릴라드, '실속' 챙길까?

기사입력 2023.09.28. 오후 06:43 최종수정 2023.09.28. 오후 06:43

 

‘현시대 마지막 낭만이 사라졌다!’ '데임 타임' 데미안 릴라드(33‧187cm)는 NBA에 얼마 남지 않은 낭만파 스타로 꼽혔다. 르브론 제임스,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케빈 듀란트 등 우승을 위해 거침없이 팀을 옮겨다니는 스타들에 비해 데뷔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묵묵하게 뛰면서 원클럽맨의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달리 드래프트 운이 좋지 않은 포틀랜드 입장에서 그래도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존재였다. 부상으로 일찍 은퇴한 비운의 스타 브랜든 로이(39‧198cm)를 잃은 포틀랜드 팬들 역시 릴라드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릴라드 또한 '포틀랜드에서 우승을 할 수 없다면, 난 기꺼이 우승을 포기하겠다'는 말로 소속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포틀랜드의 심장이라는 말이 괜스레 나온게 아니다.

물론 예전보다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가 릴라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3인방은 리그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트리오다. 하지만 그들 같은 경우 파이널 우승을 넘어 왕조를 이룩한 상태인지라 팀을 떠나는 것이 더 이상한 상태다. 실속이든 명예든 현재의 팀에 남는 것이 이익이다.

반면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선수들은 원클럽맨을 포기하고 더 좋은 조건 혹은 우승을 향해 여러 팀을 옮겨다니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의 릴라드는 그러한 대열에 참가하지 않았고 그로인해 팬들 사이에서 ‘현시대의 낭만’으로 불렸다. 아쉽게도 이제는 그렇게 부를 수 없게됐다. 릴라드마저 우승이라는 목적을 위해 다른 팀으로 둥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릴라드는 타팀으로의 트레이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본인의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가운데 소속팀 포틀랜드가 전력 보강에 미온적이었던 이유가 크다. 그대로 있다가는 우승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고 더이상 참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포틀랜드는 간판스타 릴라드 트레이드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릴라드의 뜻이 워낙 강경했고 결국 이를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자유롭게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릴라드는 우승에 도전 가능한 강한 전력 거기에 본인이 가서 활약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거기에 가장 잘맞는 팀중 하나가 지난 시즌 파이널 준우승팀 마이애미 히트였던지라 그곳으로 가겠다는 뜻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마이애미와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않았다. 마이애미 또한 릴라드를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그 과정에서 무리한 전력 유출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소모전이 지속됐고 결국 밀워키 벅스, 피닉스 선즈가 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릴레드 트레이드가 전격 이뤄졌다. 릴라드는 우승권팀 밀워키로 향했고 포틀랜드는 즈루 할러데이, 디안드레 메이튼, 투마니 카마라, 2019년 1라운드 지명권, 픽스왑 권리 2개를 받았다. 피닉스는 유서프 너키치, 그레이스 알렌, 나시어 리틀, 키온 존슨으로 팀의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3팀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당초 지목했던 마이애미는 아니었지만 릴라드로서는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얻었다. 전력 자체만 놓고 보면 지미 버틀러의 마이애미보다 밀워키가 더 강한 것이 사실이다.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와 함께 현역 선수 랭킹 1, 2위를 다투는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29‧211cm)가 버티고 있다.

거기에 크리스 미들턴, 브룩 로페즈 등 포지션별 쟁쟁한 선수들이 함께하는지라 릴라드의 가세는 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포틀랜드같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뽑은 슈퍼루키 스쿳 헨더슨(19‧188cm)을 중심으로 유망주들을 수집해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팀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릴라드는 반드시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경력을 추가해야될 부담을 안게 됐다. 평소 입버릇처럼 ‘포틀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던 약속을 스스로 깨트린 만큼 낭만파 플레이어의 이미지는 지워졌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레지 밀러, 존 스탁턴 등은 한팀에서 커리어를 온전히 보내며 또 다른 의미로 NBA역사에 이름을 새겨넣었다.

릴라드도 그러한 전철을 따르는 듯 했으나 결국 스스로 포기했다. 르브론, 듀란트처럼 우승이라도 추가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하든, 웨스트브룩같은 어정쩡한 위치에 서게 될 경우 이래저래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수상 실적 등 개인 커리어도 동시대 경쟁자들에 비해 밀리는지라 은퇴 후 선수 평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높다. 낭만을 포기하고 실속을 챙긴 릴라드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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