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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최준용,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10. 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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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최준용,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23.10.05. 오후 09:07 최종수정 2023.10.05. 오후 09:07

부산 KCC 포워드 최준용(29‧200.2cm)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SNS가 문제였다. 최준용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은 물론 경기력에서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돌발행동을 저질렀다.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추일승 감독을 저격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려 팬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지난 4일 그가 올린 게시물은 추 감독의 사진이었다. 중계방송에서 클로즈업된 추감독의 모습을 찍어 사진 위쪽에 물음표까지 붙여놓았다. 딱히 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최근 소속팀 유튜브 채널 등에서 자신의 국가대표 명단 탈락에 대놓고 불만을 드려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저격성 게시물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라고 해도 이미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이는 패착이 되고 말았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더 이상 나쁠 것이 없을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진급으로 선수진을 구성해 나온 일본에 패한 것을 비롯 중국과의 8강전에서 70-84로 대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순위 결정전 첫 경기에서 마저 역전패하면서 팬들을 실망시켰다.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마저 좋지 않았다. 현 대표팀이 자랑하는 장신 포워드진이 가동되지 못한 부분은 뼈아프다. NBA 진출을 목표로 고군분투 중인 호주 일라와라 호크스의 이현중(23‧202cm)과 곤자가 대학교의 여준석(21‧203cm)은 그렇다 치더라도 에이스 스토퍼 역할은 물론 앞선과 뒷선을 넘나들며 수비의 핵으로 활약하던 문성곤(30‧195.6cm)과 송교창(27‧201.3cm)이 모두 부상으로 빠지면서 추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부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한국팀 못지않게 타팀들 역시 온전한 전력으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표팀 중심 선수 중 한명이 ‘분위기가 좋지 않고 어수선하다’는 식의 인터뷰를 하면서 추감독의 팀 장악력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 상황에서 팬들이 아쉬워하던 선수 중 한명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최준용이다. 다수의 장신포워드가 부상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빠진 가운데 훌륭한 대체자가 될 수 있는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각종 농구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왜? 최준용이 합류하지 않은 것인가’, ‘최준용이 필요했다’는 등의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였던지라 최준용은 침묵하는게 자신에게 더 좋았다. 얼마 전에 대표팀 선수 발탁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바 있는지라 거기서 더 나가면 과유불급이 될 수 있었다. 성향상 도저히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다면 좀더 영리하게 의견을 낼 필요가 있었다. ‘고생했습니다. 대표팀 여러분. 다음에는 저도 함께 반등 대열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정도로만 했어도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다.

외려 ‘최준용이 없어서 아쉬웠다’, ‘다음 대회에서 꼭 메달을 부탁한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물음표 한방으로 그렇지않아도 아쉬움을 삭히고 있던 팬들에게 불붙은 휘발유를 끼얹어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국가대표팀과 수장 추감독에 대한 분노가 삽시간에 최준용에게로 옮겨가 버린 상황이다.

팬들은 최준용의 지난 악동 행보까지 언급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혀가고 있다. ‘대표팀을 욕하지 말고 저를 대신 욕해주세요’등의 깊은 뜻(?)이 숨어있지 않았다면 악수도 이런 악수가 없게됐다. 최준용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실력에 대해서는 좀처럼 의문부호가 달리지 않는다. 그만큼 국내에서 손꼽히는 기량의 소유자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실력에 비해 타이틀, 누적 커리어 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상도 있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켜 스스로를 묶어버린 경우도 적지 않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사실이겠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기 힘들다. 이는 최준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장 성격이나 성향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는 입장에서 이른바 ‘무슨무슨 척’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실제로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에서 레전드로 통하는 기성용이 그랬다. 최준용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최소한의 이미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른 이들이 아닌 본인 자신을 위해서라도.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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